책 소개
“내 작은 유리병 속의 물이 흐르고 흘러, 긴 여행을 시작했어요!”
아이작은 작은 웅덩이에서 놀고 있었어요. 아이작이 자주 찾아와 노는 숲속의 작은 웅덩이였지요. 아이작은 자신의 작은 유리병 속에 웅덩이의 물을 담아 보았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물은 투명하고, 아름다웠어요. 그리고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자, 아이작은 유리병 속의 물을 웅덩이에 쏟아 비우고, 흐르는 물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어요.
웅덩이는 점점 불어나 시내가 되어 흘렀어요. 톡톡 뺨 위로 떨어지던 빗방울은 금세 웅덩이가 되고, 시내가 되어, 산을 타고 내려와 폭포가 되었어요. 투명하고 시원한 물은 이번에는 강이 되어, 잠들어 있던 숲속의 동물들을 깨웠어요. 동물들은 시원한 강물로 몸을 씻고, 목도 축였어요. 그리고도 물은 계속 흘렀어요. 유리병 속의 물은 아주 긴 여행을 시작한 거예요.
온 세상을 돌고 도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물
강물은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 흘렀어요. 느릿느릿 도시도 지나게 되었지요. 강물은 도시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반가운 손님이었어요. 목마른 새들이 목을 축이고,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들의 열을 식혀 주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도시에 계속 머물 수는 없었어요. 강물은 다시 길을 떠났고, 마침내 거대한 바다와 만나게 되었어요.
유리병 속의 물을 품고 있는 강물은, 이번에는 바다의 일부가 되었어요. 해류를 따라 햇빛조차 닿지 않는 아주 깊은 바닷속으로 흘러들었어요. 거대한 고래가 크게 입을 벌리자, 아이작의 물이 조금 고래의 뱃속으로도 들어갔어요. 고래가 큰 숨을 내쉬며 분수를 뿜어내자, 물방울들이 바다 위로 흩어지며 별빛 아래에서 반짝거렸지요.
바다의 일부가 되었던 유리병 속의 물은 여기서도 오래 머물지 않았어요. 밤이 지나고, 태양이 이글거리는 한낮이 되자, 수증기가 되어 이내 하늘로 올라갔어요. 이번에는 구름이 되어 이름 모를 산 위를 떠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 여행을 시작한 아이작의 웅덩이와 한참이나 떨어진 산이었어요. 그 산 아래에는 아이작 같이 웅덩이에서 노는 한 작은 소녀가 있었어요. 구름이 비가 되어 내리자, 목말랐던 소녀에게 커다란 선물이 되었지요.
그리고 빗물은 웅덩이를 채웠고, 다시 시내가 되었어요. 다시 또 여행을 시작했답니다.
아주아주 오랫동안 그래왔듯이
해가 다시 바다를 뜨겁게 달구어요.
바닷물은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요.
다시 구름이 될 거예요.
그리고 다시 한번 아주아주 오랫동안 그래왔듯이
구름은 다시 비가 되어 땅으로 떨어져요.
물의 여행은 멈추지 않았어요. 처음, 이야기가 시작되었던 아이작의 웅덩이로 되돌아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지요. 아이작은 궁금했어요. ‘유리병 속의 물은 이제 어디로 갈까?’
★ 교과 연계
국어 2-1 11. 상상의 날개를 펴요
국어 2-2 11. 실감 나게 표현해요
사회 3-2 3. 다양한 삶의 모습
과학 3-2 3. 액체와 기체
과학 4-2 2. 물의 상태 변화
도덕 3-2 7. 함께 사는 세상
작가 소개
저 : 그레이엄 베이커 스미스
혼자서 일러스트를 공부한 일러스트레이터로 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다. 창의적인 발상과 행동, 다양한 스타일과 매체로 끊임없이 실험하며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첫 번째 책인 『레온과 마법사 압둘 카잠』으로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후보에 올랐다. 『아버지의 꿈』은 그레이엄 자신의 실제 어릴 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아내와 세 아이들과 함께 영국의 온천 도시 바스에서 살고 있다.
역 : 김경연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이자 대표적인 번역가이다.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아동·청소년 환상 문학 이론 연구로 박사 후 과정을 지냈고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할아버지의 이야기 나무』 『언젠가 너도』 『너를 보면』 『책 먹는 여우』『행복한 청소부』 『그래, 책이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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