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프로젝트라는 걸 해 본 적 없는 선생님들과 뭐가 뭔지도 모르고 어쩌다 보니 프로젝트를 하게 된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가 깨알같이 재밌다.”
2015년~2017년 ‘지구나눔연구소’와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교육관 두드림’이 함께한 「지속가능발전(ESD) 학생자율연구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모았다. 매해마다 초중고 10여개 팀이 5개월 동안 진행한 연구 가운데 초중등 5개 팀의 사례를 실었다. 동화적 재미를 위해 학생들과의 인터뷰, 학생들이 직접 만든 연구 결과물을 바탕으로 해서 동화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재구성했다.
이 책은 학생들에 의한 학생들의 이야기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의 학생들이 학교를 비롯한 주변 공간에서 궁금했던 것에 관해 연구하며 겪은 일을 자세히 풀어 썼다. 가까이 있는 놀이터, 운동회나 소풍 때 한 번 입으려고 해마다 새로 맞추는 반티, 부쩍 외모에 관심이 많은 중학생의 화장품 사용 문제, 우리 아파트와 바로 옆 아파트의 갈등, 길거리를 배회하는 고양이와 같은 문제가 학생들의 연구 주제다. 학생들은 누구나 한 번쯤 고개를 갸웃했을 이러한 주제를 연구하며 파고들었고, 이 책에 그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연구를 하며 학생들은 즐거웠다.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문제라서 그렇다. 답이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맞고 틀리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그러니 자신들이 만들어 낸 결과와 과정 모두를 기꺼이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 또한 학생들의 프로젝트 연구는 점수를 받기 위한 교육이나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나는 체험 학습도 아니었다. 생활 주변에서 찾은 아주 작은 문제에 관한 사소한 고민과 생각의 작은 덩어리들은 한 번 뭉쳐진 이상 그냥 흩어지지 않았다. 학생들이 스스로 조사하고 인터뷰하고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기 시작하자 작은 덩어리는 어느새 큰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현직 교사이자 학교시민교육전국네트워크 대표인 허진만은 “프로젝트라는 걸 해본 적 없는 선생님들과 뭐가 뭔지도 모르고 어쩌다 보니 프로젝트를 하게 된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가 깨알같이 재밌다”라며 이 책을 추천했다.
지구의 지속가능발전(ESD)을 위해 우리가 떴다!
_ 이 책의 탄생 과정
수원시에는 기후변화체험관이 있다.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하는 생활방식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수원시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기관을 중심으로 기후변화뿐 아니라 의제21의 행동원칙들을 공부하던 교사들이 있었다. 이 교사들은 ‘지구나눔연구소’라는 연구팀을 만들어 연구모임을 하다가 수원시와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교육관 두드림,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학생자율연구팀을 모집하게 된다.
학생자율연구팀이란 지속가능발전의 다양한 주제를 학생들이 스스로 골라 그 주제에 맞는 연구를 학생들 스스로 해내는 동아리를 말한다.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주제가 지구 전체의 연구 과제로 주어진 지 10년이 지난 뒤에도 한국에서는 교육으로 접근할 방법이 미미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미래를 꿈꿔 보고 싶은 교사들의 마음이 모여 첫 번째 지구나눔연구소의 학생자율연구팀이 만들어졌다. 경기도 지역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자기가 연구하고 싶은 주제에 대한 문서를 만들어 제출하고 연구가 가능할 팀을 모아 교사들이 멘토 역할을 자청하게 된다. 아이들은 지구를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
지속가능발전, 환경,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모두들 ‘북극곰’을 떠올린다. 작은 빙하 위에 두려운 표정으로 안타깝게 서 있는 엄마 북극곰과 아기 북극곰 두 마리. 이 이미지는 강렬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남았다. 그러나 우리가 북극까지 가서 북극곰의 생태를 연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구나눔연구소는 주변에 있는 지속가능발전의 요소를 찾기로 한다. 학생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무엇이 문제인가 둘러보게 된다. 함께 오랫동안 어울리며 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이들이 찾아낸 주제들은 이런 것이다.
놀이터의 지속가능성, 과자봉지의 과대 포장, 우리 학교의 환경적 요소, 반티를 맞추는 일은 지구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내 필통이 말해주는 지속가능성, 배달문화의 문제점, 폐의약품은 어디로 가나, 까치는 왜 전봇대에 집을 짓나, 가로등이 없는 길목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나의 일상이 평온하게 유지되는 것과 지구의 지속가능성은 어떤 상호작용이 있을까.
2015년 첫 자율연구팀은 과자 과대 포장, 폐의약품, GMO 문제, 한국의 교육, 지속가능한 학교를 위한 실험, 반티 문화, SNS,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연구했다. 두 번째 2016년에는 청소년의 화장, 아파트 통학로의 갈등 등의 연구가, 2017년에는 미세먼지, 길고양이, 마을의 가로등, 학교 통학로 등 마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아이들의 연구를 지켜본 교사들은 이 이야기를 우리만 알고 끝내기엔 아깝다는 생
각을 하게 된다. 세상에 숨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그렇다. 나만 알고 있기 아까운 이야기들은 곳곳에 숨어 있다. 아이들과 좌충우돌하며 연구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누구나 이런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방법을 알려줄 길이 모호해졌다. 그래서 결정한다. “책으로 만들어 펴내자!”
그러나, 학생들의 연구 과정과 그 결과를 책으로 만들자니 너무 딱딱하고 지루할 것 같았다. 결과자료집도 만들어봤는데 매우 유익하긴 하지만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학생들은 인포그래픽을 배워 그래프도 만들고 시각적 도안도 만들고 여러 가지를 해봤지만 어떻게 하면 이 이야기를 재미나게 만들 수 있을지 막막했다. 그래서 평소 지역교육네트워크를 통해 학교 수업을 하며 아이들과 호흡하고, 이런 저런 인터뷰를 했던 이하나 작가와 손잡고 학생들과의 인터뷰, 학생들이 직접 만든 연구 결과물을 바탕으로 해서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이 스토리는 모두 실화다. 등장인물도 실명을 쓰고 있다. 중간중간 상황에 따른 대사도 아이들이 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해서 조금씩 확장했을 뿐이다.
“잘 하지 않아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너희들도 할 수 있어”
_ 자유학기제에 프로젝트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책에 등장하는 학생팀들은 신기한 것이 팀마다 구성원의 성격과 역할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팀마다 역할분담이 모두 다르지만 모둠마다 리더 역할을 하는 친구가 있고, 정리왕이 있다. 리더 역할을 하는 친구들은 고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다기보다 제각각 다양했는데, 사려깊은 친구, 통찰력 있는 친구, 기획과 계획을 잘하는 친구, 활동적인 친구, 의사표현을 잘하는 친구, 적극적으로 뛰어다니며 자료를 찾아오거나 사람들을 만나 거침없이 말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이었다. 정리왕이 있는 모둠도 있고 없는 곳도 있었다. 이 연구팀들은 모두 사전에 서로 아는 친구들끼리 모둠을 만들어 연구소에 연구 지원을 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의 절친들도 있고 새 학년 들어 알게 된 친구들도 있다. 서로 친하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친구의 의견이니까 무조건적으로 믿고 따르는 친구들이 있고 먼저 계획을 세우는 친구가 있으면 저 친구가 다 해주니까 편하고 좋다며 별 이견을 갖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들 갈팡질팡하긴 마찬가지였다.
대학생 조별과제의 고충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지금의 중고등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모둠활동에 익숙해져 있다. 어디에나 안 하려고 게으름을 피우는 친구들이 있기 마련인데 이걸 어떻게 극복했을까? 제일 열심히 하는 친구와 제일 열심히 하지 않는 친구가 발표를 맡았다. 열심히 하지 않는 친구도 앞에 세우면 꼭 역할을 하기 마련이라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아이들의 모둠활동은 작은 공동체의 의사결정 과정을 보여준다. 서너명이 모여 어떻게 합의를 이루어나가는지 몸으로 체득한 아이들이 자라서 투표권을 가진 시민이 된다. 사회의 변화는 필수적일 것이다. 어른들은 이 아이들이 만들어 나가는 미래에 기대를 가져도 될 것이라 확신한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시작으로 이제 교육은 자율적으로 탐색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많은 사례 가운데 정석대로 진행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빼고 다섯 팀만 고른 것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더라도 학생들 스스로 자기만의 생각으로 헤매고 떠돌면서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서였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프로젝트의 이야기도 들어 있다. 마지막에 가서 흐지부지된 이야기도 들어 있다. 그게 바로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낸 자율연구의 매력이다. 이 책의 궁극적 메시지는 결국 “잘 하지 않아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너희들도 할 수 있어”이다. 이런 메시지를 담은 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를 믿었으면 좋겠다.
작가 소개
저 : 이하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살펴 글로 만드는 일을 주로 했다. 노인들의 삶을 기록하고 기관과 단체의 기록물을 써 왔으며, 2014년부터 안양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초중고 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 마을이해, 민주시민 강좌를 기획·진행하며 공동체의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하며 산다.
기획 : 지구나눔연구소
2015년, 경기도교육청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 장학 자료 개발을 담당하던 교사들이 질문을 받았다.
“아무리 좋은 얘기라도 나에게 의미가 없으면 그냥 도덕 교과서일 뿐 아닌가요?”
이에 교사들은 화자로서의 지위를 버리고, 그 자리를 학생들로 채웠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환경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하는지, 정말 내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
것이 문제라고 생각된다면, 자신의 눈으로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문제 제기에서부터 해결까지 학생 주도로 이루어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의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며 뜻을 함께한 교사들은 ‘지구나눔연구소’를 설립하여 학생들이 지속가능발전교육(ESD) 관련 주제를 직접 선정하도록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도왔다. 그리고 2015년, 《당신과 나의 지구를 위한 10가지 질문》을 펴내고 학생들이 5개월간 연구한 결과를 10개 팀이 함께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교사들은 지구나눔연구소를 지속하기로 결정하고,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교육관과 함께 환경 분야의 학생 주도 프로젝트를 매년 기획하고 실천하고 있다 .
지구나눔연구소 멘토 선생님
김재훈(서해고 교사) ?박신희(송호초 교사) ?박향신(환경 전문 강사)
서강선(장곡중 교사) ?서화진(호원초 교사) ?안아라(상도초 교사)
오순이(청계초 교사) ?이선형(삼일공고 교사) ?이태규(숭신여고 교사)
정종호(백운고 교사) ?조성화(수원시 기후변화체험교육관 관장)
황은실(서호중 교사) ?허나겸(파장초 교사) ?허진만(삼일상고 교사)
기획 :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교육관 두드림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교육관 두드림은 수원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환경과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하고 재밌는 교육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다소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기후 변화 문제를 방문객들이 보다 쉽고 친숙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와 환경 교육 분야의 전문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홈페이지(www.swdodream.or.kr)
목 차
이 책의 활용법
포기하지 않아, 고양이
-인포그래픽 만들기
200개의 생수통
-주제 정하기
놀이터는 외로워
-브레인스토밍하기
네 얼굴에 부는 바람
-스티커 설문 조사하기
열려라, 초록 문
-인터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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