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상상력으로 펼쳐낸 동심의 세계
아빠가 하드 봉지를 살펴봅니다. 그랬더니 그 안에 무슨 글자가 잔뜩 쓰여 있네요. 봉지를 뒤집어 보니 ‘아이스 왕국’이라는 글자가 보이고, ‘궁금하거나 질문이 있는 사람은 냉동실 문을 열고 그 안을 세 번 노크하고 입구로 들어가라’는 안내 문구가 있습니다. 아주 추운 곳이니 따뜻하게 차려입고 가라는 친절한 설명도 함께 말이죠. 타쿠와 아빠는 호기심 반 궁금증 반으로 시험 삼아 한 번 해 봅니다. 그랬더니 정말로 냉동실 문이 열리고 입구가 나타났습니다. 스륵스륵 미끄러져 들어가니, 이번엔 또 눈으로 뒤덮인 아이스 왕국이 눈앞에 짠 하고 나타났고요! 바닥에 쌓인 눈을 한번 핥아 보니 달콤한 바닐라 맛이 나네요. 바닐라 맛이 나는 눈에, 아이스 왕국이라니! 이 얼마나 신나는 경험인가요?
이 부분에서 아이들은 자신도 아이스 왕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냉동실 문 앞으로 달려가 세 번 노크하고 뭔 소리가 들리나 귀 기울일지 모릅니다. 그만큼 이 책의 작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고 움직이게 합니다. 파블로 피카소는 ‘어린이처럼 생각하고, 어린이처럼 그리는 방법을 아는데 평생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마음으로 상상력을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일 테지요. 그런데도 이 책의 작가는 그 어려운 일을 너무도 담담하게 척척 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장면이 화려하거나 요란하지도 않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소박하게 풀어냈을 뿐이죠.
이제 아이스 왕국에 왔으니 타쿠는 당첨인지 아닌지 빨리 알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이스 왕국 입구에서 만난 눈사람은 실망스럽게도 자기는 그런 건 모른다며 하드 밭으로 가 보라고 안내합니다. 하드 밭이라고요? 그렇답니다, 대답이라도 하듯 작가는 이제 본격적으로 상상의 세계를 펼쳐놓습니다.
타쿠는 아이스 왕국 일이라면 뭐든 훤히 알고 있는 해마의 도움을 받아 하드 밭을 찾아갑니다. 그러자 거기에는 정말로 하드가 나무마다 주렁주렁 빼곡하게 달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밭에서 기르는 하드는 죄다 꽝만 있고, ‘당첨’은 임금님이 기르는 나무에서만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임금님은 성 꼭대기에 있었습니다. 타쿠는 점점 자신이 없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임금님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임금님을 만나 ‘당첨오리’가 당첨인지 아닌지를 묻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답을 얻습니다. 그 답이 뭐냐고요? 그것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수고가 아깝지 않을 행복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이처럼 이 책은 기분 좋은 상상력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끊임없이 마음을 흔들어놓습니다. 장면마다 재치 넘치는 글과 그림들을 배치하여 깨알 같은 재미도 놓치지 않고요. 초코민트 산맥이니 레몬샤베트 곶, 바나나 산, 쭈쭈바 바다 같은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들이 아이스 왕국의 자연 풍경을 이루고 있으니 보기만 해도 신나고 즐겁답니다.
시원하고도 달콤한 상상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당장 이 책을 펼쳐 보세요. 그리고 먹고 난 하드 막대를 잘 살펴보세요. 아이스 왕국으로 들어가는 새로운 방법에 당첨될지 모르니까요. 행운을 빕니다!
작가 소개
글그림 : 기타지마 고키
1975년에 지바 현에서 태어나 유소년기를 미국에서 보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연극을 하다가 2005년부터 나가노 현 산장에서 일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책 워크숍 <아토사키숙> 출신이며, 주요 작품으로 《특별한 카레》 《별이 돌아가는 길》 《미우의 멋진 여름 방학》 등이 있습니다.
역 : 김숙
동국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일본에 머물렀다. 귀국 후 그림책 전문서점을 열어 좋은 그림책 읽기 모임을 이끌었고, SBS의 애니메이션 번역 일을 하기도 했다.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날지 못하는 반딧불이』 『100층짜리 집』 등 여러 어린이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1999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았으며, 소설집 『그 여자의 가위』가 있다. 김하루라는 필명으로 그림책 『학교 처음 가는 날』 『똥 똥 개똥 밥』 『봄이 준 선물』과 동화책 『한국 아이+태국 아이, 한태』 『소원을 이뤄 주는 황금 올빼미 꿈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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