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재 시 깊이 읽기

김호연재의 시는 한시(漢詩)라는 정형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와 의미 너머의 어떤 것을 이야기한다. 시인이 살았던 시대와 사회 그리고 그 사회 속 공동체를 이야기한다. 거기에는 가부장제 통치 구조를 통해 통제되는 삶을 강요받았던 ‘여성’의 고통이 들어있다. ‘여성’을 이야기하는 시의 시도는 공동체의 아름다운 꿈과 가치를 우리에게 온전히 전해주려는 시의 기획과 같다. 우리가 창조해야 할 어떤 지향성, 즉 공동체의 방향과 같은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인의 시는 그녀가 살았던 날들에 대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날들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완전히 변화시킬 것을 요구한다.
한편 '연주록'은 가부장적인 시대 속에서도 신분과 남성.여성의 구분 없이 동등한 자격으로 시작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연주록'은 서모와 형제.자매가 공통의 쉬운 운자로 화.차운하였으므로 그 내용이 서로 비슷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모두 독자적인 시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시를 통해 보이는 서모와 형제.자매의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은 인간다운 삶을 이루려는 뜻깊은 노력의 일부라는 점에서 시 연구의 새길을 요청하고 있다.
김호연재와 그녀의 형제.자매의 시는 아직도 우리에게 전해줄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한하다. 연구자들의 활발한 논의를 기대한다.

 

저자 : 박은선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2007년 대전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5년 한남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예창작학(비평)을 전공, '김석환 시의 공간의식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시와정신 봄호에 '상실의 어두운 기원과 탈각의 세계:전봉건론으로 비평 등단하였다. 현재 한남대학교 탈메이지교양교육대학 강사이다. 대표 논저로는 '이용악 시에 나타난 ‘어둠’의 기호작용 고찰', '박용래와 한성기 시의 로컬리티 의미', '김호연재 시의 주체의식 연구', '김혜순 시에 나타난 ‘몸’의 의미'가 있다.

 

책머리에 |

Ⅰ. 김호연재와 은진 송씨(恩津 宋氏) 가(家)의 후손들 | 11

Ⅱ. 김호연재 시의 주체의식 연구 | 19
-소외, 욕망, 환상을 중심으로
 들어가며 | 21
소외, 그 상실의 주체 | 26
욕망, 억압에 대한 저항의 주체 | 37
환상, 실제와 상상 사이를 부유하는 주체 | 46
마치며 | 56

Ⅲ. 김호연재 시 깊이 읽기 | 61
조선의 여성을 이야기하는, 김호연재의 시 | 63
가문의 전통과 고향, 그 풍요로운 시적 토양 | 71
 '구름'과 '물'의 유동성과 초월을 위한 '파닥임' | 79
긴 고독과 감추어 둔 사랑 | 90
시집살이, 그 좌절과 번민 | 97
자신을 잊거나 혹은 도취하여 있던 생에 대한 기록 | 108
봄을 노래하다 | 119
자연에의 도취, 그 나르시시즘(Narcissism) | 129
아픈 '여성'을 홀로 앓던 생의 기록 | 137
고독, 그 쓰라림과 눈부심 | 145

Ⅳ. 『연주록(聯珠錄)』 읽기 | 155
가장 찬란한 고독들을 기록하다 | 157
관능이 무한히 허용된 오두(鰲頭)를 노래하다 | 169
아름다운 '우애'의 유적지를 가다 | 179
시, 그 아름다운 답장 | 193
맏이, 그 숭고하고 아픈 이름 | 203

Ⅴ. 파괴와 혁신의 다른 이름, 김호연재 | 215

김호연재 연보 | 223
참고문헌 | 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