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상상력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과학책
“과학이 이토록 아름답다니!”
태양계의 작은 행성 지구가 탄생해서 소멸하기까지 100억 년에 이르는 일생을 풀어 쓴 어린이책 『지구 : 넓고 넓은 우주에 기적이 하나 있어』가 한겨레아이들에서 출간되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술적인 그림, 실험적인 디자인이 어우러져 읽는 맛과 보는 맛을 동시에 주는 책이다. 지난 4월 출간되어 어린이 과학책 분야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우주 : 우리우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와 짝을 이룬다. 이들 두 책은 친절한 과학 이론과 예술적인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조합한 ‘과학 아트북’으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새로운 책읽기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우주’와 더불어 ‘지구’는 과학 교과와 어린이 출판 시장에서 빠지지 않고 다뤄지는 주제이다. 지구를 다룬 다양한 과학책이 출간되어 있는데, 대부분 지구의 지질학적 정보,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치중한다. 우리에게 낯익고 또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이기 때문이다.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본 책이라 해도 막상 내용을 파헤쳐 보면 정보의 양이 늘어났을 뿐 ‘지구’의 본질을 제대로 접근한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어린이 독자들이 알아야 할 지구 과학의 본질이란 무엇일까?
지구의 탄생에서 소멸까지, 100억 년의 시간을 그리다
신간 『지구 : 넓고 넓은 우주에 기적이 하나 있어』는 태어난 지 46억 년, 생명을 다할 때까지 앞으로 50억 년이라는 지구의 일생에 주목한다. 지구의 탄생은 그리 위대하지 않다. 수많은 먼지구름과 돌덩이들, 얼음덩이들, 소행들에 둘러싸인 채 휘청휘청거리며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습이 초기 지구의 생김새다. 지구와 부딪쳐 폭발한 소행성 하나가 부서지며 거대한 먼지구름을 피우고 뭉치고 뭉쳐 달이 되었다. 달은 지구를 적당한 힘으로 잡아당겨, 지구는 더 이상 비틀거리지 않고 적당한 속도로 자전한다.
거대한 돌덩이 행성 지구에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는데, 바로 물이 생긴 것이다. 태양과 조금 더 가까웠다면 물은 모두 증발했을 테고, 좀 더 멀었다면 물은 모두 얼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딱 알맞은 자리에 있던 지구는 온통 물로 출렁이게 된다. 그리고 잇따른 지각 변동과 육지의 생성. 땅이 움직여 다니며 지금도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하고, 산맥이 솟는다.
물속에서 또 한번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세포의 탄생, 그리고 세균, 즉 생명의 탄생이다. 헤엄치고 기어다니고 날아다니는 생명들이 등장하는 것은 그로부터 또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다. 공룡의 등장과 멸종, 포유동물의 탄생과 진화를 거쳐 지구에는 곰팡이와 삼나무와 달팽이와 치타과 인류가 공존하게 된다.
지구는 오랜 세월에 걸쳐 빙하기와 간빙기를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우리는 현재 온화한 간빙기를 지나고 있지만 미래의 지구는 또다시 얼음 행성이 될 것이다. 이 책은 1만 년 후 빙하기를 지나 더 먼먼 미래로 우리를 데려간다. 수명을 다한 태양이 수소를 모두 태우고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면 지구는 2천 도가 넘는 불덩어리가 되어 타들어 간다. 태양은 수성을 삼키고, 금성을 삼키고, 지구도 삼켜 버린다. 고작 100년을 사는 인간의 시간 개념으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시간, 50억 년 뒤의 일이다.
단 하나뿐인 기적의 행성, 지구가 주는 감동적인 과학
앞서 나온 『우주』와 마찬가지로, 이 책은 고래가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을 띠고 있다. 우주의 비밀을 꿰뚫고 있는 듯한 영험한 이미지의 고래는 지구의 안과 밖을 유유자적 오가며 지구의 태곳적부터 아득한 미래까지 일생을 들려준다. 깜깜한 우주 공간에 ‘후’ 불면 날아갈 것처럼 떠 있는 희미한 점 지구의 기적 같은 이야기가 서정적으로 펼쳐진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이강환 관장은 “기적과도 같은 지구의 일생을 이해할 수 있는 아름다운 책”으로 이 책을 소개한다. 상상할 수 없는 기적과 우연이 겹쳐 인류와 다양한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환경을 갖게 된 행성 지구의 이야기는 알고 나면 감격, 읽고 나면 감동이다. 이렇게 놀라운 이야기에는 그 어떤 허구나 과장도 없다. 과학적 사실과 연구 결과에 근거한 내용을 독자들이 알기 쉽고 또 마음에 와닿도록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은 ‘지식으로 감동을 주고 싶다’는 작가들의 바람과 오랜 시간 ‘과학’을 써 온 공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책 맨 뒤에 실은 해설에서는 생명체가 사는 외계행성을 찾고 있는 과학자들의 연구를 소개한다. 2016년 케플러우주망원경이 발견한 행성 프록시마b는 많은 지구인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를 11일에 한 바퀴 돌고 있는 프록시마b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고 바다가 있을 거라는 추측도 나왔다. 최신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기의 불확실성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과학자들은 실망하지 않고 또 다른 행성을 찾아 헤매고 있다.
지구는 아직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단 하나뿐인 기적의 행성이다. 태양과 적당히 가까워 끌려가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행성. 물이 있고, 산소가 있어 생명체가 생겨나고, 오존층이 자외선을 막아 주어 사람도, 고래도, 수만 가지 생물들도 살아 갈 수 있는 행성 지구의 이야기가 지금 여기 있다.
작가 소개
저 : 김성화
부산대학교에서 생물학, 분자생물학을 전공하였고,『과학자와 놀자』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상을 받았다.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이 어우러진 이야기로 어린이, 청소년과 즐겁게 소통해 왔다. 권수진 작가와 함께 쓴 책으로 『고래는 왜 바다로 갔을까』『과학은 공식이 아니라 이야기란다』『처음 배우는 인류의 역사』『생태계가 뭐예요?』『과학의 배꼽』『파인만, 과학을 웃겨 주세요』『뉴턴』 외 여러 책이 있다.
저 : 권수진
부산대학교에서 생물학, 분자생물학을 전공하였고,『과학자와 놀자』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상을 받았다.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이 어우러진 이야기로 어린이, 청소년과 즐겁게 소통해 왔다. 김성화 작가와 함께 쓴 책으로 『고래는 왜 바다로 갔을까』『과학은 공식이 아니라 이야기란다』『처음 배우는 인류의 역사』『생태계가 뭐예요?』『과학의 배꼽』『파인만, 과학을 웃겨 주세요』『뉴턴』 외 여러 책이 있다.
그림 : 신동준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지하철은 달려온다》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다. 《물고기와 바람과 피아노》 《뮌헨 여름 소리》 《신밧드의 일곱 번의 여행》 《서유기》 들을 쓰고 그렸으며, 《우주 : 우리우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의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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