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그 살인은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최선은 과연 모두에게도 ‘선’인가?
바다에서 시체가 떠올랐다. 신원은 30대 남성, ‘나’의 애인이었다. 애인에 대한 이야기와 남겨진 물건들에서 비춰지는 남자는 내가 알던 애인과는 달라서 낯설기만 하다. 애인의 유품들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나’는 지금껏 그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애인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부분을 파헤치기 위해서 그의 수첩에 적힌 마지막 일정을 따라 행방을 쫓기 시작한다. ‘나’는 1년 전 요트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이 살인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을 추궁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어딘지 석연치 않다. 심지어 사건에 다가갈수록 ‘내’가 조사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경악할 만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살인 후에 도착하는 11개의 글자가 적힌 편지는 누가 보낸 것일까? 과연 누가 누구를 죽인 것일까? 그리고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던 것일까?
“이 살인에 선인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하지만 악인도 없습니다.”
선과 악의 경계선에 대한 질문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대부분의 추리소설에는 ‘가해자’가 명확하다. 살인을 저지른 쪽과 살인을 당한 쪽. 여기에서 살인을 저지른 쪽은 대개 악인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선인도, 악인도 없다.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것을 신념으로 여기고 있느냐에 따라『11문자 살인사건』속 사건은 크게 달라진다. 소설을 읽다 보면 악인이라 생각한 이들을 함부로 비난하기 어려운 아이러니한 상황에 내몰린다. 등장인물들이 정의한 ‘악’이란 성질은 우리가 대부분 안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핏 평면적으로 보이는 사건이지만 어떤 관점과 입장에서 이 책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악인은 바뀐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우리 내면의 선과 악을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선악의 경계선에 대한 정의를 독자들에게 돌린다. 작품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현실은 “흑백이 분명하지 않은 세계”이다.『11문자 살인사건』은 이 불분명한 세계에서 오는 괴리감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좋은 작품은 질문을 남긴다. 『11문자 살인사건』은 명쾌한 해답을 찾아가는 단순한 추리소설을 뛰어넘어, 인간의 복합적인 모습을 심도 깊게 그려내며 쉬이 답할 수 없는 질문을 진중하게 던지고 있다. 그것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힘의 근원일 것이다.
일본 아마존 독자 추천사
★★★★★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가장 정통을 따른 작품
★★★★★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소설
★★★★★ 두 번 읽었을 때 진정한 무게감과 박력을 느낄 수 있다
★★★★★ 좀처럼 형용할 수 없는 문제작
작가 소개
저 : 히가시노 게이고
Keigo Higashino,ひがしの けいご,東野 圭吾
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상상력,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독자를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첫 작품 발표 이후 20년이 조금 넘는 작가 생활 동안 35편이라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1958년 2월 4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곧바로 일본 전자회사인 '덴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틈틈이 소설을 쓴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85년 『방과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전업작가가 되었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그의 특이한 이력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서도 인터넷의 무료메일, 게시판, 불법 휴대전화, FAX, 비디오 카메라 등 하이테크 장비를 이용해 무사히 몸값을 받아내고 유괴를 성공해내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에도가와 란포 상은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추리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데뷔작이자 수상작인 『방과후』로 화려하게 등단한 그는 일본 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이지만, 유독 한국에서 그 명성과 실력에 맞는 인지도를 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비밀』을 계기로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도 가까워지게 되었다. 엄마의 영혼이 딸에게 빙의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었다. 이 작품은 청순한 이미지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히로스에 료코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소설은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를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빙의나 의료 사고 등 녹록치 않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당대 첨예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추리소설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소설을 쓰고 있다. 늘 새로운 소재와 치밀한 구성, 생생한 문장으로 매번 높은 평가를 받는 저력 있는 작가인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답게 작품 중 19편이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독자들과 관객들을 만났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히며, 전세계적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데뷔작 이후 2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동안 50편이 넘는 작품을 써내면서도 자신의 사생활을 절대 밝히지 않는 <비밀>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는 독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퀄리티 높은 다작의 작품과 한 장의 사진이 남긴 강한 인상으로 스타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가로, 20세기 중반의 하드보일드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드라이한 문체는 극명하게 사건과 행위 위주의 전개 방식을 지향한다. 감정은 휘발되고, 독자들은 등장인물과 함께 다음 퍼즐의 조각을 찾아 매 페이지를 바쁘게 내달려야 한다. 결과적으로 종종 '읽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소재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나 동시대의 현실 감각을 놓치지 않는 재능에 감탄하게끔 만들어버린다.
현재 전업 작가로 도쿄 중심가의 한 맨션에서 "가족이자 나를 비추는 거울이며 교사이기도 한 위대한 존재"인 네코짱(고양이)을 부양하며 살고 있다. 그의 삶에는 '술시'라는 독특한 시간이 있는데, 밤 11시부터 잠들기 전까지는 혼자 또는 벗들과 술을 마시는 시간을 정해놓은 것이다. 시계수리공이었던 부친이 늦은 밤까지 일을 끝내고 "아아, 오늘은 여기까지 해냈군" 하면서 혼자 술을 마시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마감을 끝내면 이모쇼추(고구마소주)를 마시면서, "그래, 그 대목은 그걸로 괜찮겠지", "아휴, 거긴 고쳐 쓰는 게 좋았을걸" 하며 되돌아본다. 때로는 도쿄 긴자의 바 '문단'을 찾는다. 다양한 업계 사람들을 접하면서 현실 감각을 얻는 곳이며, 편집자들을 만나 인물과 이야기 전개 방향을 논하기도 한다.
『비밀』로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초에는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제까지 나오키 상에 《비밀》, 《백야행》, 《짝사랑》(片想い), 《편지》(手紙), 《환야》(幻夜)등 다섯 작품이 후보로 추천받은 바 있으나 전부 낙선하여, 나오키 상과는 인연이 없는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여섯 번째 추천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결국 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방황하는 칼날』『흑소소설』『독소소설』『괴소소설』『레몬』『환야』『11문자 살인사건』『브루투스의 심장』『한여름의 방정식』,『몽환화』,『그 무렵 누군가』 등이 있다.
그의 작품중 『방과 후』, 『쿄코의 꿈』, 『거울의 안』, 『기묘한 이야기』, 『숙명』, 『백야행』, 『갈릴레오』등 지금까지 20편이 넘는 작품들이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비밀』, 『변신』, 『편지』,『용의자 X의 헌신』, 『더 시크릿』등 10여편이 영화로 제작되는 등,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역 : 민경욱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여 1989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으며,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일본문화블로그 ‘분카무라’로 일본 마니아들과 교류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첫사랑 온천』 『여자는 두 번 떠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백마산장 살인사건』 『아름다운 흉기』 『몽환화』,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사카 코타로의 『SOS 원숭이』 『바이, 바이, 블랙버드』,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핸드메이드 레시피』 등의 유명 소설과 『작은 집 레시피 70』 『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 『나, 건축가 구마 겐고』 등의 실용서가 있다.
목 차
Monologue 1
1장 의문의 죽음
2장 스포츠플라자
Monologue 2
3장 사라진 여자
4장 경고
Monologue 3
5장 시각장애 소녀
6장 이상한 여행
Monologue 4
7장 기묘한 밤
8장 알리바이
9장 드러난 비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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