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계란으로 바위 치기’, 작은 질문 하나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변화에 대한 이야기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 개인주의자이면서 원칙주의 판사인 임바른, 20년 베테랑 현실주의 판사 한세상. 이 세 사람으로 이루어진 가상의 서울중앙지법 민사44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는, 무엇보다도 유쾌하고 따듯하고 재미있다. 그러나 이 매혹적인 이야기는 당연히도 당의정이기도 하다.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뼈 있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는 사법부를 포함한 한국사회의 시스템 전반에 관한 칼날 같은 질문과 비판이 서려 있다. 드라마의 자장 밖으로 쉽사리 빠져나가지 못하는 매력 중 하나다. 문유석 판사가 정의감 넘치는 초임 여성 판사 박차오름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나, 그러한 주인공이 조직 내에서 곤경에 처하게 되는 이유도 자못 의미심장하다. 책 서두에 실린 ‘작가의 말’에는 그 이유들이 들어 있다. 누군가 해야 하는 질문이라면 기필코 던지고 마는 사람과, 그를 외면하지 않고 있는 힘껏 응답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변화들을 그리고 싶었던 이유가.
『미스 함무라비』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익숙한 모든 것들에 문제를 제기하는 예외적인 존재인 박차오름이 아니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 이 불편한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다. 안정을 해치는 위협으로 받아들인다면 시스템에는 아무 변화가 없고, 문제를 제기하는 소수는 희생될 뿐이다. 변화의 계기로 받아들인다면 시스템도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고, 그 소수도 설자리를 얻게 된다. 『미스 함무라비』를 여주가 사고 치면 남주가 왕자님처럼 구해주는 이야기로 속단할 이들도 있겠지만, 나는 단지 여자 남자 얘기만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 소수와 다수, 개인과 시스템에 더 관심이 있다. 다만 현재의 사회구조에서는 여성이 박차오름의 입장에 설 가능성이 더 높을 뿐이다. _‘작가의 말’에서
『미스 함무라비』의 또하나의 축,
서로의 다름을 발견하고 함께 성장해가는 청춘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아 보는 이를 애타게 하는 주인공들의 사랑도 또다른 이야기의 한 축이다. 동등한 개인들의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평등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드라마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사랑법이다. 남자 주인공 임바른이 판사가 되어 우연히 함께 일하게 된 첫사랑 박차오름은 오래전 알던 청순한 고등학생이 아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에 딱한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오지랖 넓은 사람으로 변신해 나타난 첫사랑 박차오름. 그런 그녀와 그가 사사건건 부딪치고 논쟁하며 서로의 ‘다름’과 아픔을 깨닫고 결국 깊게 사랑하게 되는 세심하고 평등한 연애 서사는 산뜻하기만 해서 그녀와 그의 연애가 오랫동안 행복하게 계속되기를 바라게 한다.
작가 소개
저 : 문유석
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소년 시절부터 좋아하는 책만 잔뜩 쌓아놓고 홀로 섬에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책 읽기를 좋아했다. 1997년부터 판사로 일했으며 판사의 일을 통해 비로소 사람과 세상을 배우고 있다고 여긴다. 책벌레 기질 탓인지 글쓰기를 좋아해 다양한 재판을 경험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틈나는 대로 글로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유감』이 있으며 이 대본집은 그의 원작 소설 『미스 함무라비』를 직접 극화한 것이다.
목 차
주요 등장인물
용어 설명
8부. 힘든 일이 있으면 같이 감당해야죠
9부. 저도 괴팍하고 흥분 잘하고 고집 센 편이거든요
10부. 흘려야 할 피라면… 흘리겠습니다
11부. 결국 더 행복한 쪽이 이기는 거거든요
12부. 폐 좀 끼쳐도 괜찮아요, 나한텐
13부. 걱정 말아요… 내가 언제 봐준 적 있나?
14부. 신이 아니니까 무서워요, 제 자신이…
15부. 나도 같이 갈게요. 어딜 가든
16부. 누군가의 삶이 걸린 재판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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