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쭈물하다 끝난 교사 이야기 - 부끄러움의 역설 늘청 유기창의 교육 인생 회상록 -

교육민주화운동 1세대의 실천 기록
늘 푸른 청년, 우리 교육의 희망을 말하다

유기창 선생님은 이 책에서 교사로서 활동가로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감추지 않고 진솔하게 드러내는 보기 드문 미덕을 실천합니다. 때로는 용기가, 때로는 확신이 없어서 대의 앞에서 멈칫거렸던 얘기를 토로합니다. 대입 경쟁에 목을 맨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일상적으로 체감하는 무력감과 열패감도 생생하게 전합니다.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덕목은 지난 일들을 오늘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기보다는 그때그때의 일기나 편지를 활용해서 당시의 상황과 심경, 선택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때그때 충실히 기록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_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추천의 글에서

36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책은 영원한 전교조 조합원 유기창 선생님의 정직한 개인 기록이자 희망과 아픔이 섞여 있는 교육민주화운동에 대한 고백적인 기록이다. 언제나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여전한 청춘 유기창 선생님은 부끄러움을 말하지만 우리는 정녕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함께하신 유기창 선생님이 자랑스럽다.
_이철국(전 불이학교 교장, 전 자양고등학교 교사, 『교육 빅뱅』 저자)

그는 기존 교사를 뛰어넘어 학교 안에서나 학교 바깥에서 치열한 교사의 삶을 살아왔다. 글을 보면 그가 얼마나 섬세하고 폭넓은지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그만의 깊고 따뜻한 애정으로 학생들과 교사들을 안아왔고, 불의에는 온몸을 던져 투쟁해왔다. 특히 약자에 대한 무한 애정은 그가 오랜 세월 교사 생활을 하게 한 원동력이 됨을 이 책은 웅변적으로 이야기한다.
_최화섭(현 국사봉중학교 교장)

‘케세라 세라’ 하는 상업문화와 쓰레기 빅 데이터 문명이 판치는 세상이라 가치 있는 역사적 사건들이 시나브로 멸실될 위험이 없지 않다. 그러니 교육민주화운동 1세대의 실천 기록을 펴내는 것도 그 몰역사적인 흐름에 맞서는 의미 있는 노력이 될 것이다. 우리는 있는 힘껏 ‘기억’을 남겨야 한다.
_정은교(전 강신중학교 교사,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고전 공부』 저자)

저 : 유기창 
 1973년 고대사대부고 졸업. 대학입시에 여러 차례 실패한 뒤 군복무를 마친 직후 1977년 뒤늦게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1981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도봉중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 오주중학교(1984년), 자양고등학교(1986년)에서 근무하던 중 전교조에 가입하고 활동한 것이 문제 되어 1989년 해직되었다. 4년 6개월의 해직 기간 동안 전교조 본부와 서울지부 동북부지회에서 활동했으며, 복직한 후에는 온수고등학교(현 노원고, 1994년), 창덕여자고등학교(1998년), 잠실고등학교(2002년), 둔촌고등학교(2007년) 그리고 잠신고등학교(2012년)에서 근무하다 2017년 2월 정년퇴임했다.
‘늘청’은 유기창의 별칭이다. 1989년 전교조에 가입하여 탈퇴하지 않은 것이 사유가 되어 파면되었다. 1994년 복직한 후, 어느 날 거리에서 『당신 참 재미있는 여자야』의 필자 노미화 선생님을 우연히 만났다.
1988년 가을, 서강대학교 노천광장에서 교육법 개정 교사대회 집회 연사로 참여한 노미화 선생님을 처음 봤다. 앳된 여선생님이면서, 교육현장의 문제를 실감 나고 당차게 고발하는 연설을 ‘똑 부러지게 참 잘한다’고 생각하며 먼발치에서 들었다. 전교조 결성 이후 해직된 나는 전교조 본부에서 일하게 되었고, 부부 교사로 함께 해직되었던 노미화 선생님을 전교조 여러 모임에서 자주 볼 기회가 있었다. 거리에서 만난 그날 노 선생님은 자신이 쓴 책 속표지에 “늘 푸른 청년 유기창 선생님께”라고 쓰고 서명한 후 내게 건네주었다. 그 말이 마음에 너무 강하게 와닿았고, 정년퇴임할 때까지 ‘청년 교사’로 퇴직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간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말을 줄여 ‘늘청’이라는 나의 별칭으로 삼았다.
노미화 선생님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그토록 앳된 아줌마 선생님의 머리에는 흰눈이 내려앉아 있었다. 하지만 표정은 어린이처럼 맑고 밝았으며, 말을 참 재미있게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