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명실상부 할리우드 최고의 수석 패브리케이터가 되기까지
두 살 무렵 소아마비를 앓았던 그녀는 왼쪽 다리에 장애가 있다. 1980~90년대,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것을 쉬쉬하며 집 밖 출입까지 자제해야만 했던 그 시절. 당당히 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하고 싶었던 그녀는 메이크업과 미용 기술을 배운 뒤 거침없이 출사표를 던졌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고대하던 미대에 진학할 수 없었기에 차선으로 선택한 길이지만, 미적 감각이 탁월한 그녀는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일주일도 안 되어 번번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가족들은 순전히 그녀만을 위해 1995년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장애인 차별을 피해 간 그곳에서는 영어를 못하는 동양인이라는 또 다른 핸디캡을 얻었다. 작은 슈퍼마켓에서 캐셔 일을 하다 회계사 사무실의 경리로, 이민자의 소소한 삶을 살던 그녀에게 ‘자바(LA 패션 디스트릭트Fashion District)’에서 패턴사(패턴메이커)로 일한 8년은 지금의 바네사 리를 만든 밑거름이 되었다. 서른다섯. 무언가 새로운 일에 선뜻 뛰어들기 어려운 나이, 주급 1200달러라는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그저 하고 싶은 일에 과감히 돌진했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하지만 모든 핸디캡을 보란 듯이 뛰어넘어 오직 실력과 열정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바네사 리. 그녀는 현재 명실상부 할리우드 최고의 수석 패브리케이터다. 100여 편이 넘는 필모그래피 안에는 [다키스트 아워], [언더월드 2], [엑스맨 3], [나니아 연대기], [지. 아이. 조], [트랜스포머 3], [어벤져스], [헝거게임], [배트맨 대 슈퍼맨], [토르], [스타트렉], [헬보이] 등 내로라하는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명작들이 가득하다.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 [인랑]! 강동원, 정우성 배우의 강화복을 만들다
올여름 한국 영화 최고의 기대작인 김지운 감독의 [인랑]. 주인공 강동원, 정우성을 비롯한 대원들의 강화복 또한 바네사 리의 작품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할리우드에서 익힌 모든 노하우를 한국 영화에 쏟아 붓고 싶었던 만큼,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현실로 끌어낼 때는 상상의 세계와 현실이 만나는 그 중간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최대의 숙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작의 강화복을 안고 가되 새로운 디테일을 주어 조금 더 ‘슈퍼 히어로’다운 느낌을 가미해 바네사 리만의 강화복을 탄생시켰다. 아쉬운 점이라면 다른 스튜디오와 공동 작업에 전면으로 나서지 못하고, 촉박한 제작 일정 때문에 강화복의 무게를 처음 목표만큼 많이 줄이지를 못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강동원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의 예사롭지 않은 비율이 한 몫 단단히 해준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라는 솔직한 고백도 전하고 있다.
[인랑]은 나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오랫동안 고대하던 나의 첫 한국영화가 다름 아닌 [인랑]이라는 것이 기뻤다. 원작 애니메이션 [인랑]은 세계적으로 마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나 또한 [인랑]의 열혈 팬이었고 더욱이 영화의상 만드는 직업을 가진 만큼 늘 도전하고 싶은 대상이었다. [인랑] 팬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작품 속의 강화복(Protect Gear)은 그 자체가 주인공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전 세계에 강화복 마니아들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인데, 이들은 정말로 혀를 내두를 만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에 대한 애정도 대단하다.
-「나의 필모그래피」중에서
[다키스트 아워]의 게리 올드먼, 바네사 리 표 팻슈트를 입고 날다
영화 [다키스트 아워]의 주연배우 게리 올드먼은 그녀가 제작한 팻슈트를 입고 윈스턴 처칠을 연기,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더불어 특수분장 팀을 이끈 카즈히로 츠지는 아카데미 최우수 분장상을 수상했다. 기라성 같은 배우와 스태프만의 작업으로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보다 그녀에게는 커리어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었다. 2016년에 오픈한 자신의 회사 ‘슈퍼 슈트 팩토리’의 첫 작품이었고, 오랜 시간 연구하던 새로운 팻슈트 제작에 성공, 그것을 최초로 게리 올드먼이 착용했던 것이다.
게리 올드먼이 입은 슈트는 총 16개의 팻주머니를 이어 붙여서 만들었지만, 무게감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벼웠다. 게다가 근육과 관절을 따라 붙였기 때문에 움직임도 자연스러웠다. 지금까지와는 소재도, 제작방법도, 과정도 완전히 다른 전혀 새로운 슈트의 탄생이었다. 1차 피팅이 있던 날, 슈트를 입어 본 게리 올드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것은 팻슈트가 아니야. 이건 뭐랄까… 장인정신이 깃든 예술품을 입은 기분이야!” 솔직히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나의 필모그래피」중에서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할리우드 현장 이야기
게리 올드먼을 ‘게리 쌤’이라고 부르게 된 사연,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의 팔에 대롱대롱 매달려본 이야기, 브래드 피트의 허벅지 때문에 애먹은 일 등은 그 어떤 연예 전문지에서도 접할 수 없는 오직 바네사 리만이 할 수 있는 생생한 ‘리얼 스토리’다. 이제 막 아침잠에서 깨어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얼굴을 마주한 후기도 이 책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이야기!
할리우드 영화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FX(특수효과) 이야기, 현재 할리우드를 주름잡고 있는 FX계의 인물 열전은 관련 업계 종사자나 영화학도들은 물론 일반 독자에게도 매우 흥미롭게 다가간다. ‘부록’을 통해서 할리우드 FX 관련 용어와 촬영현장 용어를 이해할 수 있으며, 스태프들이 알아야 할 현장 에티켓에 관한 정보까지 알 수 있다. 이제껏 그 누구도 할리우드에 관해 이런 정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알려준 적이 없다. 이 책을 통해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들에서부터 촬영현장, 그리고 전문적인 제작 영역까지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영화보다 더 재밌는 할리우드 현장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할리우드를 꿈꾸는 사람들의 필독서!
지금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리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이 있는가? 그것이 연출이든, 배우로서든, 특수의상/분장이든, 혹은 CG 등의 기술직이든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통하기 마련인 비법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들의 콘택트 리스트 첫 페이지에 이름을 올리고, 할리우드에서 가장 바쁜 수석 패브리케이터 중 하나로 일하게 된 그녀만의 특별한 노하우 말이다. 단지 취업을 위해 배웠던 메이크업과 미용 기술, 작은 슈퍼에서 일하며 만난 히스패닉계 사람들을 통해 익힌 스페인어, 패턴메이커 시절 얻은 바느질 솜씨… 지나고 나니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 그리고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했을 때, 무기력했던 삶이 얼마나 역동적이 되는지에 대해 펼쳐 보이고 있다.
나는 호기심 천국에 살고 있었던 것 같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정말 닥치는 대로 물어봤다. 어떤 일에 대해 알고 싶으면 현재 그 일을 하고 있는 전문가들을 찾아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번호부에서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고, 주소를 찾아 무작정 편지도 보냈다. 한창 영화의상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때에는 영화사 의상 담당자 100명에게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딱 2명에게서 답이 왔는데 1명은 ‘어려울 거다’였고 1명은 ‘더 공부하라’였다. -「행운을 낚아채는 법」중에서
작가 소개
저 : 바네사 리
vanessa lee,이미경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용강중학교와 수도여고 졸업. 두 살 무렵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가 조금 불편했지만 장애로 인한 그늘 없이 성장했다. 하지만 취업 현장에서의 차별을 겪으며 1995년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LA 자바시장에서 패턴메이커 일을 하다 우연히 본 신문광고를 통해 특수의상 제작자로서 할리우드에 입성하게 된다. 슈퍼 히어로, 몬스터, 전투복 등의 특수의상을 만드는 패브리케이터로 15년간 100여 편의 작품에 참여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다키스트 아워],[언더월드 2],[엑스맨 3],[나니아 연대기],[지. 아이. 조],[트랜스포머 3],[어벤져스],[헝거게임],[배트맨 대 슈퍼맨],[토르],[헬보이],[인랑] 등이 있다. ‘슈퍼 슈트 팩토리’라는 특수의상 전문 회사를 운영하며, 할리우드 FX업계 최고의 수석 패브리케이터로 인정받고 있다. 오직 일에 대한 열정과 실력으로 정상에 올라 할리우드의 수많은 명작에 함께했고, 지금도 전설이 될 영화 작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목 차
프롤로그
1. 나의 필모그래피
할리우드에서 ‘슈퍼 슈트 팩토리’를 열기까지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
인랑(Jin-Roh)
헬보이 3(Hellboy: Rise of the Blood Queen)
배트맨 대 슈퍼맨(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스타트렉 다크니스(Star Trek Into Darkness)
토르(Thor)
머니볼(Moneyball)
지. 아이. 조(G. I. JOE: The Rise of Cobra)
아이언맨 2(Iron Man)
트랜스포머 2(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미이라 3: 황제의 무덤(The Mummy: Tomb of the Dragon Emperor)
언더월드 2(Underworld: Evolution)
슬리더(Slither)
2. 굿바이 코리아
명랑소녀, 이미경
굿바이 코리아
1995년, 로스앤젤레스
자바의 패턴메이커
패브리케이터가 되다
할리우드의 ‘Lee Family’
운명의 FX숍, 타투포우로스
Go, Getter, Vanessa!
마이 달링 다이애나
슈퍼 슈트 팩토리
3. 할리우드 FX계 이야기
할리우드 FX 인더스트리
할리우드 FX계의 거장들
릭 베이커(Rick Baker)
스탠 윈스턴(Stan Winston)
패트릭 타투포우로스(Patrick Tatopoulos)
카즈히로 츠지(Kazuhiro Tsuji)
스티브 왕(Steve Wang)
모토 하타(Moto Hata)
특수의상(Specialty Costume)
할리우드의 노동조합 이야기
4. 현장에서
현장에서
데드라인은 죽어도 지킨다!
기·승·전 ? 안전
앗, 따가! 감전은 싫어요
리더십을 배우다
반짝반짝, 할리우드의 스타 이야기 1
반짝반짝, 할리우드의 스타 이야기 2
5. 할리우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권리’
‘오늘’로 인해 웃을 날이 온다
나의 가치는 내가 만들고, 내가 지킨다
행운을 낚아채는 법
에필로그
부록
필모그래피
할리우드 FX 사전
촬영현장 용어
스태프들이 알아야 할 촬영현장 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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