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2017년 한국 안데르센상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열세 살, ‘덕질’로 ‘사랑’을 배우다!
“아이돌 가수에 열광하는 요즘 아이들의 생태를 깊이 있게 파고든
『열세 살의 콘서트』는 예전과 달라진 신세대 어린이와 젊은 엄마의
긍정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삶의 모습을 경쾌하고 빠른 속도로 그려 내,
장편이지만 단숨에 읽히는 매력을 지녔다.”
-한국 안데르센상 심사평 중에서
지민과 유리, 승아는 4학년 때부터 뭉쳐 다니던 단짝 친구입니다. 6학년이 되면서 유리와 승아가 아이돌 그룹 스킵하트 ‘덕질’에 푹 빠진 것만 빼고 여전히 많은 것을 함께 하지요. 그런데 얼마 전 승아가 스킵하트에서 러브카이로 팬클럽을 갈아타면서 승아와 유리 사이가 삐걱대기 시작합니다.
지민은 이 둘을 화해시켜 보려고 예전부터 약속했던 콘서트 관람에 앞장섭니다. 엄마 생일과 콘서트 날이 겹치는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엄마의 남자친구와 셋이서 생일을 보내는 것보다는 나을 듯싶습니다. 어쩌면 친구들을 화해시키고 싶은 마음보다 그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큰지도 모르지요.
유리는 유리대로 팬클럽 회원들 사이에 떠도는 스킵하트 해체설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저 뜬소문일 뿐이라고 애써 도리질해 보지만, 콘서트장에 도착하자마자 유리가 가장 좋아하는 멤버 해성의 열애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굽니다. 스킵하트 해체설의 배경에는 해성의 열애설이 있었던 것이지요. 승아는 또 승아대로 쉬는 날도 없이 공부하라고 몰아붙이는 엄마에 대한 불만과 제 속도 모르고 무조건 배신자 취급하는 유리에 대한 서운함으로 꿍해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열세 살답게 콘서트를 즐겨 보려던 세 친구는 이내 엄청난 소동에 휘말리고 맙니다. 해성과 여자 친구가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핸드폰이 세 친구의 손에 들어온 것이지요. 해성을 지키려는 이도, 해성에게서 바라는 것을 얻어 내려는 이도, 여자 친구를 지키고 싶은 해성도 모두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이 핸드폰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민과 유리, 승아는 뜻하지 않은 소동극을 겪으며 난생처음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온 마음을 다해 좋아해도 괜찮아!
아이돌과 팬덤 문화가 십 대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가치 소비의 중심에 덕질이 있고, 그중에서도 정서적 교감까지 뒤따르는 ‘아이돌 덕질’은 세대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십대와 그 부모 세대 사이에는 여전히 덕질에 대한 감정의 온도 차가 존재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내 아이가 ‘덕질에 현생을 갈아 넣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과 공포를 좀처럼 떨쳐 버릴 수 없는 까닭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덕질을 애써 모른 척하거나 아이에게 질 것이 뻔한 싸움을 걸기 일쑤입니다. 이긴 쪽의 마음도 진 쪽의 마음도 너덜너덜해지게 마련인 싸움을 말이지요.
『열세 살의 콘서트』는 부정 당하기 일쑤인 아이들의 덕질을 긍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세 주인공의 덕질은 부모 세대의 우려와는 달리 삶을 소모하는 방향이 아니라, 감정과 관계를 학습하고 자신과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세 친구 중 가장 ‘덕력’이 높은 유리는 바쁜 부모의 빈자리를 채워 준 아이돌 해성에 대한 감정을 친구들이 공감하고 지지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다른 감정을 품게 된 승아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 해성의 감정을 짓밟는 그릇된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승아와 해성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되지요. 나아가 세 친구 중에서 가장 먼저 현실 연애에 눈 뜨는 진보(?)를 이루기도 합니다.
승아는 사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으로 덕질을 시작한 아이입니다. 엄마의 선택과 결정에 따르는 데 익숙해져 있다 보니, 유리의 강권에도 아무런 저항감 없이 동조해 왔지요. 그런데 스킵하트 팬클럽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부정당하는 경험을 하면서 변화가 찾아옵니다. 러브카이의 선규라는 자신만의 ‘오빠’를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타인의 생각과 마음을 살피느라 언제나 뒷전이었던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지요. 유리가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면, 승아는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셈입니다.
화자인 지민은 친구들의 덕질을 관망하던 아이입니다. 친구 관계도 비교적 덤덤하게 이어 가는 편이지요. 싱글 맘인 엄마와의 유대가 너무도 끈끈한 나머지 다른 관계에 대한 욕구가 그리 크지 않은 까닭입니다. 지민에게도 머지않아 엄마와 둘만으로 필요 충분했던 세계가 갑갑하게 느껴질 때가 오겠지요. 그러나 아직은 아니라고 믿고 싶었던 지민에게 느닷없이 그때가 찾아옵니다. 엄마에게 남자 친구가 생긴 것입니다. 친구들은 이미 겪고 있는 심리적 이유기를 친구들보다 늦게, 그것도 반강제로 겪게 된 셈이지요. 누구나 올라야 할 성장의 계단 앞에서 머뭇거리는 지민의 등을 떠밀어 주는 이는 다름 아닌 해성입니다. 소중한 것들을 지켜 내려 분투하는 해성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 모습에 엄마의 모습을 겹쳐 보면서, 지민도 비로소 둘만의 작은 세계에서 한 발짝 걸어 나오게 됩니다.
사실 온 마음을 다해 누군가(또는 무언가)를 좋아해 보는 일은 인생에서 좀처럼 하기 힘든 경험입니다. 하물며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좋아하기란 쉽지 않지요. 그런데 온 마음을 다해 누군가(또는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씁쓸하기도 하고 때로는 달콤하기도 하지만, 그 결과는 한결같이 성장으로 이어지는 대가가 말이지요. 이 책이 이제 막 온 마음을 다해 누군가(또는 무언가)를 좋아하는 경험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작지만 힘 있는 응원이 되어 주기를 바라봅니다.
작가 소개
글 : 전은희
전라북도 장수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삽니다. 두 아들에게 책을 읽어 주다가 동화의 매력에 빠져 작가가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의 이야기에 귀가 쫑긋 서고 마음이 활짝 열리는 작가입니다.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2012년 샘터 문학상에 당선되어 세상에 나왔으며, 2017년 한국 안데르센상 동화 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그림 : 고영초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지냅니다.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한국 일러스트레이션 학교(HILLS)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가족과 고양이를 사랑하고,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열세 살의 콘서트》는 처음으로 그림을 그린 어린이책입니다.
목 차
2. 해성 오빠가 실검 1위!
3. 이상한 우연
4. 진짜 해성 오빠다!
5. 핸드폰 주인은 누구?
6. 매니저가 수상해
7. 엄마에게 남자 친구가!
8. 오빠를 지켜 줄 거야!
9. 내가 훔쳤어
10. 최고의 콘서트
11.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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