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 호탕하게 유람하다 - 방외인의 관동 여행기 -

고객평점
저자권혁진
출판사항산책, 발행일:2018/06/27
형태사항p.324 국판:22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864067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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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김시습 호탕하게 유람하다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했다는 소식을 들은 김시습은 이 세상에서 도(道)가 실현될 수 없음을 알고 방랑길에 나섰다. 가치가 전도된 이 세상에서 그가 꿈꿔 왔던 왕도정치는 더 이상 실현될 수 없었다. 그의 발길은 철원 복계산 자락의 사곡촌에 닿았다. 사곡촌 골짜기에 세조 정권이 싫어 서울을 떠난 박계손 등이 초막을 짓고 은거하고 있었다. 세조가 예조참판에 임명했으나 이를 거부한 조상치도 이곳으로 왔다. 김시습은 이들과 함께 은거하면서 시대를 거부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관서지방과 내금강을 유람한 김시습은 1460년(26세)에 강원도로 향했다. 여주를 거쳐 원주 동화사에서 시를 남기고, 치악산을 넘어 횡성 각림사에서 하루를 묵었다. 관동대로를 따라 걷다가 오대산에서 여러 편의 시를 남겼다. 대관령을 넘어 강릉 일대를 유람하고 다시 오대산을 찾아 작은집을 짓고 한동안 머물렀다. 강원도를 유람하고 나니 호남의 산천이 궁금했다. 평창 객사에서 하룻밤 쉬고, 영월 주천을 지나 제천으로 향하였다.
전국을 떠돌아다니던 김시습은 49세되던 1483년에 다시 강원도로 향했다. 화천의 곡운구곡에 김시습의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김수증은 김시습이 머물던 곳에 청은대라 이름을 붙였다. 이후 춘천 청평사 세향원에 머물며 청평산 이곳저곳에 자취를 남겼다. 오랫동안 머무른 것으로 보아 가슴속에 맺혀있던 고독과 분노가 어느 정도 치유된 것 같다. ‘씻은 듯이 사라지는 근심 걱정’이라 흥얼거렸다. 청평사뿐만 아니라 춘천의 여기저기에 시를 남기며 세상의 그물에서 벗어나려했다.
설악산 오세암은 오세동자인 김시습이 한동안 머물러서 이름을 얻게 되었다. 강릉을 거쳐 양양으로 향하던 김시습은 낙진촌에서 봇짐을 내렸다가, 양양 현북면 법수치리 산 속에 터를 잡는다. 양양부사는 안주와 술을보내고 쌀을 보냈고 김시습은 감사의 편지를 보내며 친분을 쌓았다. 여러 해 동안 산에 사는 것을 즐겼지만 늘 즐겁지만은 않았다. 노년의 산 속 생활에 바람과 함께 회한이 찾아오곤 했다. 따뜻한 봄날에도 어김없이 슬픔이 찾아왔다. 흐르는 구름을 보면서 다시 유랑을 생각했을까. 1491년에 서울 삼각산 중흥사에 나타났다.
저자는 <매월당집>을 들고 김시습의 자취를 찾아 이곳저곳을 거닐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김시습이고 강원도의 풍경은 500년을 넘나든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담지 않는다. 간간히 시에 대한 주석을 제시할 뿐이다. 저자가 독자에게 남기는 숙제다.
저자가 풍경과 시만 묘사하는 것은 아니다. 영월의 주천에 들러서는 청허루의 위치가 문헌과 다름을 꼬집는다. 단종의 마지막 이승인 영월에는 김시습 만큼이나 저자의 애정이 숨어있다. 자세한 묘사가 더디지만 꼼꼼히 기록된다. 김시습과 저자 그리고 독자가 모두 단종을 애도 하는 한 몸이 된다.
김시습이 시대를 거부하고 모색한 새로운 길을 무엇일까? 이번 책을 통해 김시습의 담백한 관동유람길에 동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도서출판 산책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장소가 길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주목받고 있고, 이러한 장소에 스토리가 입혀지면 새로운 명소로 태어나게 된다. 이 같은 과정에서 역사서나 지리지에 대한 번역과 연구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과정이고, 이런 배경을 통해 스토리텔링이 역사성을 부여받게 된다.
도서출판 산책은 지역사에 관련된 자료이면서도 가장 한국적인 폭넓은 주제를 가지고 <설악인문기행 1>을 시작으로 인문산책시리즈를 기획하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책을 발간하고 있다. 그동안 도서출판 산책은 <화천인문기행>, <설악인문기행 1>, <강원의 산하, 선비와 걷다>, <춘천 화첩기행>, <옛 사람들의 마음건강 그리고 인문치유>, <인문치료와 시>, <역사와 인문치료학>, <설악인문기행 2>, <정약용, 길을 떠나다> 등을 발간하였다.
산책의 책이 곧 한국의 역사와 자연에 인문학적 생기를 불어넣은 작업이 될 것이다. 지역의 출판문화 발전을 위해 강원도 춘천에 소재한 도서출판 산책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권혁진 

문학박사, 강원한문고전연구소 소장. 고전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정약용, 길을 떠나다 1>, <설악인문기행 1·2>, <강원의 산하 선비와 걷다>, <춘천화첩기행>, <조선 선비, 설악에 들다>, <춘주열전 1·2>, <춘천의 문자향>, <화천인문기행>, <옛 글 속에서 인제를 만나다>, <금석문을 찾아 떠나는 인제여행>, <곡운과다산, 곡운구곡을 걷다> 등이 있다.
 

 

목 차

1 :: 매월대에서 절의를 지키다
 방랑길에 나서다·13
김화에서 은거하다·13
절의를 기리는 구은사·16
매월대에서 노닐다·20
철원을 노래하다·22

2 :: 크게 웃고 호연하게 떠나다
 문막 동화사에서 하룻밤을·29
원주 감영에 들리다·33
푸른 하늘에 우뚝 솟은 치악산·38
횡성을 유람하다·40

3 :: 외로운 나그네 대취하다
 뉘 집에서 대취할 것인가·51
외로운 몸 푸른 산 속을 헤매누나·57
관동대로를 따라 걷는다·67
메밀꽃 필 무렵·74
평창 객사에서·84
매화마을 강가에서·88
나루에 사공 없고 바람만 가득·94

4 :: 산자락 한 자리 차지하다
 파리한 몸 진부역을 지나다·101
우뚝 솟은 오대산이 보이네·104
오대산 제일의 명소·108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곳·114
지장보살의 도량·118
달뜨는 모습이 천하제일·122
문수동자를 만났다는 말을 하지 마십시오·127
우통수 맑은 물 옥처럼 흐르네·131
바람 스치니 부처님 말씀인 듯·136
높고 탁 트인 아름다움·141
오대산에 작은 집을 짓다·149

5 :: 술잔 잡고 동해를 바라보다
 높이 오르자 시를 지을만하구나·157
세월은 괴롭게도 빨리 흐르네·161
누각에 기대 맑은 하루 보낸다·166
강릉대도호부관아에서·169
다섯 개의 달이 뜨는 경포대·174
모래 곱고 바람 가볍구나·179
동해 푸른 물결 옆 문수당·183
신선이 노닐던 곳에 솔바람 소리만·188

6 :: 푸른 산에서 은거하다
 신녀협과 청은대에서 소요하다·199
매월당이 머물던 오세동자터·205

7 :: 세상의 그물 떨쳐버리다
 가슴을 열고 북풍을 맞이하노라 ·215
고산의 역사는 흐른다·219
나의 존재를 깨닫게 해주는 곳·225
이 내 몸 가볍게 돌아가네·229
어둑한 소양강에서 친구를 그리워하다·233
신연강을 건너며·237
우두벌에 피어오르는 저녁연기의 아름다움·240
우두사에서 고단한 몸을 눕히다·244
시를 읊으며 돌다리를 지나가다·248
사냥에 대하여·252
속세의 그물을 뚫고 산에 들다·257

8 :: 씻은 듯이 사라진 근심
 근심이 사라지누나·265
시끄럽게 지난 행적 묻지 마시게·267
학매를 가르치다·275
소나무와 벗하며 서천의 정자에서 노닐다·277
신선처럼 청평산을 거닐다·279

9 :: 한가로이 쉴만한 곳이네
 오열하며 흐르는 한계의 물이여·285
오세암에 머물다·288

10 :: 백발과 근심이 함께 하누나
 양양 바닷가 마을 낙진촌에서·299
법수치리 검달동에 머물다·304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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