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국

고객평점
저자김애란
출판사항창비, 발행일:2024/06/20
형태사항p.83 46판:19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645876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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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십여 년간 국숫집을 하며 ‘나’를 키운 어머니의 삶

주인공 ‘나’에게 어머니는 “우는 여자도, 화장하는 여자도, 순종하는 여자도 아닌 칼을 쥔 여자”(7면)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이십여 년간 국숫집을 해 온 어머니는 항상 손에 칼을 쥐고 있었다. 어머니가 그 칼로 썰고 가르고 다져 만든 음식들을 받아먹으며 ‘나’의 몸과 마음은 무럭무럭 자라났다. 이제 어른이 된 딸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본다.

어머니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칼에 손가락을 베는 것만큼이나 어떤 일들은 날카롭게 어머니의 마음을 스치고 지나갔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남의 말에는 일단 “그류.”라고 대답하고 보는 허술한 남편 때문에 실망하기도 하고, 음식에 항의하는 손님 때문에 괴로워도 했을 어머니의 마음. 어머니는 때로 “엄마는 자식보다 손님이 더 좋아?”(28면)라는 딸의 투정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한 손에 칼을 쥔 채 그러한 삶의 마디마디를 꿋꿋이 건너갔다. 칼은 대개 날카롭고 두려운 것, 피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김애란 작가는 주인공 ‘나’의 기억을 빌려 칼에 새로운 상징성을 부여한다. 작품 안에서 칼은 어머니의 일상과 늘 함께하고, 다른 이들을 먹이고 기르고 살리는 생명의 원천으로 변모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인생은 “내가 칼 볼 줄 안다.”(34면)라고 담담히 말할 수 있는 자부심으로 남아 딸의 기억 속에 깃든다.

함께 먹고 함께 잠들며
인생의 소중한 ‘자국’으로 남는 가족의 의미

어머니와의 이별은 ‘나’에게 갑작스레 닥쳐왔다. 어머니는 쓰러지기 직전에도 식당 ‘맛나당’의 주방에서 국수를 끓이고 있었다고 한다. 장례를 치르는 사이 ‘나’는 어머니가 머물던 ‘맛나당’에 들러 잠시 두 눈을 감고 지난날의 풍경을 떠올린다. 어둑한 부엌에서 희미한 빛줄기를 받고 서 있던 어머니의 옆모습, 자신을 놀리던 어머니의 짓궂은 장난, 엉엉 울다가 어머니 곁에서 잠들던 기억. ‘나’는 어릴 적 자신이 진정한 의미에서 배곯아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동안 자신의 허기를 채워 주던 어머니가 이제 더 이상 곁에 없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나는 어머니가 해 주는 음식과 함께 그 재료에 난 칼자국도 함께 삼켰다. 어두운 내 몸속에는 실로 무수한 칼자국이 새겨져 있다. 그것은 혈관을 타고 다니며 나를 건드린다. 내게 어미가 아픈 것은 그 때문이다. 기관들이 다 아는 것이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물리적으로 이해한다. ―본문 51면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지만 자신의 몸 안에는 어머니가 새겨 놓은 무수한 칼자국이 있음을 느끼고, ‘나’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어머니가 일생을 통해 딸에게 전하고 간 것은 살아야겠다는 마음, 삶을 향한 뜨거운 긍정과 희망이었을지 모른다.
소설 『칼자국』은 좋든 싫든 함께 먹고 함께 잠들며 아름다운 문신 혹은 지울 수 없는 상처처럼 남는 가족의 의미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 우리 모두에게 어머니는, 가족은 어떤 의미로 기억될까? 『칼자국』은 김애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알려지며 널리 사랑받아 온 작품이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로 다시 한번 소개하며, 청소년 독자들도 동시대의 좋은 작품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청소년들에게도 가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기에, 다채로운 그림과 함께 만나는 이 소설이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갈 것이다.

작가 소개

저 : 김애란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에 「노크하지 않는 집」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2005년 대산창작기금과 같은 해 제38회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5년 대산창작기금과 같은 해 최연소로 제38회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일상을 꿰뚫는 민첩성, 기발한 상상력, 탄력있는 문체로 “익살스럽고 따뜻하고 돌발적이면서도 친근”(문학평론가 김윤식)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칼자국」으로 제9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어머니와 단둘이 반지하 단칸방에 사는 ‘나’가, 만삭의 어머니를 버려둔 채 집을 나간 아버지에 대해 떠올리는 상상을 의뭉스러운 서사와 경쾌한 문장으로 빚은 작품 「달려라 아비」에서는 근원적 결핍 또는 실존적 상처이기 쉬운 아버지 부재의 아픔과 페이소스를 아련히 전달하면서, 한국 소설 속에서 나타나는 전통적인 아버지와는 다른 모습의 아버지상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아버지 상이 갈등 또는 포용의 대상이었다면 김애란이 제시하는 아버지의 상은 아버지를 철부지로 표현하는 아버지 비틀기를 시도하고 있다.

작가는 엉뚱한 듯 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화법을 주로 구사하는데, 가볍고 경쾌하면서고 발랄하고 참신할 뿐 아니라 감각적으로 사건과 인물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그 예로「나는 편의점에 간다」와 같은 작품을 통해서는 후기자본주의의 일상을 예리한 시선과 단순명쾌한 문장으로 담아 전하고 있다.

또한 ‘딸이 말하는 어머니 이야기’라는 너무나 흔한 이야기를 독특한 감각과 표현으로 전혀 새로운 차원에 펼쳐놓은 「칼자국」에서는 작가 특유의 예리함, 신랄함, 명랑함, 상처가 될 법한 일을 상처로 구성하지 않는 독특한 발상법을 작품 곳곳에서 선보였다.

주요작품으로 소설집 『달려라. 아비』,『침이 고인다』,『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등이 있다.

 

그림 : 정수지

1988년 봄에 태어났습니다. 손으로 그린 그림이 주는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좋아합니다. 파크 하얏트 서울, 문화일보, 코오롱 등 여러 기업과 함께 작업했습니다. 진실한 태도로 꾸준히 그리고 싶습니다.

목 차

칼자국 / 작가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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