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씩씩한 엄마, 당신을 응원합니다
일하는 엄마들에게 현실은 꽤 냉혹합니다. 아이가 밤에 혼자 집에 있는 건 일상적인 일일 테지요. 엄마는 밖에서 일하는 내내 마음 한쪽으로 아이의 안위를 걱정하고, 아이는 엄마가 올 때까지 길다면 긴 시간을 혼자 지내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야 할 겁니다. 이것이 맞벌이 부부에게 주어진 현실입니다.
『엄마 왜 안 와』에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빠도 엄마도 늦는 그날 밤, 아이는 홀로 집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립니다. 읊조리듯 울리는 ‘엄마 어디야?’, ‘엄마 언제 와?’ 하는 아이의 말은 아직 업무가 채 끝나지 않은 엄마의 마음을 더 조급하게 채근하지만, 『엄마 왜 안 와』의 엄마는 무조건 ‘빨리 갈게’로 일관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쉬지 않고 울려 대는 전화기,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회의, 고장 나 버린 복사기, 산더미 같은 서류, 퇴근길 지옥철 등 엄마의 발걸음을 붙잡는 많은 요인들에 대해 차분차분 이야기합니다. 평범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 한 구석에 맺히는 말들입니다.
『엄마 왜 안 와』에는 이 시대 일하는 엄마들의 생생한 일상이 담겨 있습니다. 녹록하지 않은 하루를 꿋꿋하게 살아 내는 엄마들에게 응원의 외침이 되는 그림책입니다.
언제나 나를 기다려 준 네게로 무사히 돌아올 거야
『엄마 왜 안 와』는 엄마를 건강하게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을 지향합니다. 꼬질꼬질한 얼굴로 엄마 오기만을 기다리다 애처롭게 잠 드는 드라마 같은 일상이 아니라, 엄마의 부재를 인지하고 기다리지만 아이 스스로 그 시간을 훌륭하게 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주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부재한 시간 동안 나름의 놀이와 만남과 이야기들로 주어진 시간들을 건강하게 채워갈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밤길을 용감하게 달려온 엄마 품에 폭 안긴 아이의 얼굴에 행복감이 가득합니다. 자꾸만 토하는 코끼리와 길 잃은 동물 친구들, 잠 안 자고 우는 새들을 뒤로 하고 공룡 배 속을 지나 씩씩하게 달려온 엄마의 마음이 분명 아이에게도 전해졌을 겁니다. ‘언제나 엄마를 기다려 준 아이에게로’ 돌아올 것을 아이도 이미 알고 있을 테니까요. 아이들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그 순간에도 조금씩 자라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엄마 왜 안 와』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조용한 물음으로 시작됩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이 물음은 아이가 엄마에게 보내는 텔레파시처럼 작지만 선명하지요.
엄마는 당장 아이에게 달려갈 수 없지만, 마치 책을 읽어 주듯 아이의 말로 엄마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코끼리 속이 편해질 때까지, 길 잃은 동물 친구들에게 길을 찾아 주면, 잠 안 자고 우는 새들이 잠들면, 화 난 꽥꽥이 오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너’에게 곧 갈 거라는 믿음을 담아서요. 공룡 배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남은, 어두운 밤길을 헤치고 집으로 향하는 수많은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습니다.
『엄마 왜 안 와』 속 아이와 엄마의 대화는 간결하지만, 둘 사이를 타고 흐르는 걱정과 염려, 기다림 등 여러 감정들이 글 속을 헤집고 다니며 매일 있을 둘의 만남을 응원하게 합니다. ‘엄마가 매일 내 곁에 와 줘서, 내 곁에 있어 줘서 행복하다’고 소리 내어 말하고 싶은 날입니다.
작가 소개
글그림 : 고정순
서울의 쓰레기 매립지 근처에서 태어나 인천 소래포구 어느 오락실 뒷방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열 살이 되던 해 다시 서울로 올라왔고, 그렇게 한 시절을 영등포에서 보냈다. 지금은 사교적이며 인내심 강한 고양이 두 마리와 서울 변두리에서 살고 있다. 주로 그림책을 만들며 지낸다. 동네 골목을 산책하거나 친구들과 수다 떠는 일을 좋아한다. 글로 쓸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그림으로 그릴 수 없는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지만 언제나 실패한다. 그림책 『최고 멋진 날』 『솜바지 아저씨의 솜바지』 『슈퍼 고양이』들을 쓰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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