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설화에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민중의 소박하고 천진한 세계관이 숨 쉬고 있다”
진실 찾기는 인문학의 궁극이다
“이 책의 전반적 콘셉트는 설화에 담긴 진실 찾기이다. 하지만 진실을 까발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남의 약점 캐내기나 비밀을 들춰서 망신 주기가 진실 찾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솔직과 위선 사이에도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고, 그것이 우리네 세상 사는 이치일 듯하다. 그러나 진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학문도 윤리도 예술도, 종교까지도 사상누각이다. 진실을 외면하는 사이 허위와 조작에 의존한 정치와 경제가 얼마나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는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아프게 겪었다. 거짓이 기승을 부리고 진실을 압도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개인과 공동체의 생존을 팽개치는 심각한 실수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 찾기는 인문학의 궁극이다.” 저자는 문학도이자 인문학도로서 이러한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설화문학을 연구했으며, 이 뜻을 보다 많은 사람과 함께하기 위해 『설화, 욕망을 품다』를 출간했다.
설화 속에 웅크린 인간의 욕망과 민중의 세계관
설화는 흔히 신화, 전설, 민담 등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이들의 경계는 대단히 모호하고 혼란스럽다. 외연이 방대한 것이 설화문학임을 전제로 하고, 『설화, 욕망을 품다』에서는 설화의 구조와 알레고리를 분석하고 탐색하여, 변형되거나 굴절된 채로 설화 속에 웅크리고 있는 진실을 찾는다. 설화에 담긴 성(性)욕과 명예욕, 술, 토템 사상, 반달과 보름달, 위인 탄생 등의 이야기를 곱씹으며, 저자는 그 속에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민중의 나이브한 세계관이 숨 쉬고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 말하는 옛날 옛적 사람들의 욕망과 세계관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섯 빛깔 설화 속의 숨은 진실 찾기
할아버지가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조곤조곤 써 내려간 『설화, 욕망을 품다』에는 인간의 욕망과 민중의 세계관, 다양한 탄생 설화와 토템 사상 등의 이야기가 흥미도 진진하게 담겨 있다. ‘Ⅰ. 700년 건너 다시 읽는 『삼국유사』’가 누구나 한두 번은 들었음 직한 친숙한 설화 자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시도라면, ‘Ⅱ. 신비로 포장된 신화의 민낯’은 까마득한 옛날에 흘러간 이야기로서 신화(myth)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아직 살아 있는 가치 체계와 사유 방식으로서 신화(mythos)를 보여준다. ‘Ⅲ. 술과 설화, 그 짜릿한 궁합’에서는 술이란 공통 소재를 통하여 신화, 전설, 민담, 야담 등 다양한 설화의 얼굴을 선보인다. ‘Ⅳ. 설화 속 포르노그래피의 진실’에는 설화 속에 민중적 관심이 가장 뜨겁게 모인 에로티시즘을 두고 오락적 접근이 아닌, 진실 드러내기에 코드를 맞췄다. ‘Ⅴ. 미르 스토리’에는 미르(용)가 등장하는 스토리를 통하여 동물이나 신이 아닌 인간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의도를 담았다. 마지막으로 덧붙인 ‘Ⅵ. 『데카메론』이 들려주는 히스토리아’는 시공간적으로 머나먼 로마제국의 설화를 자료 삼아 한국 설화문학의 세계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준다.
작가 소개
문학도에게 민속학은 ‘가지 않은 길’(R. 프로스트)이었다. 말기 암 동료 교사의 병굿에서 만신의 무가를 녹음하며 밤을 지새우고, 별산대놀이를 찾아가 땡볕에 몇 시간을 꼬박 앉아 어깨춤을 추고, 민속박물관에 가면 메모에 열중하느라고 일행을 놓치기 일쑤였다. 민속학을 하고 싶었지만, 문학을 배신할 수는 없었다. 결국 민속과 문학의 접점에서 구비문학을 발견하고 설화와 연애하기로 타협하였다.
국어교사로 시작하여 고등학교 교장으로 퇴직했다. 국문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고려대)를 받았고, 연구와 저술은 진행형이다. 전문서 외에 『책, 꽃만큼 아름답고 밥만큼 소중하다』(2007), 『미르』(2012) 등 다수의 교양서가 있다.
목 차
Ⅰ. 700년 건너 다시 읽는 『삼국유사』
생명과 평화의 연장선 / 반달의 미학과 생생력 / 윤회를 넘어 해원하라 / 욕망을 다스리는 두 가지 길 / 사랑의 순수에 올인 하다 /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 껍데기 이름에 목매는 풍속 / 진짜 인재와 가짜 인재 가려내기 / 만파식적에 담긴 평화 염원 / 원효와 의상의 거리 재기 / 궁예와 견훤의 패륜 / 피하는 사람과 흔들리지 않는 사람 / <원왕생가>에 서린 금욕주의 / 말의 힘, 노래의 힘 / 효도와 카니발리즘 / 에로티시즘 가면에 가린 처용아비 / 출세를 위한 아내 사용법
Ⅱ. 신비로 포장된 신화의 민낯
햇빛을 못 보는 동굴의 화소 / 죽음으로 거듭나는 신앙의 속성 / 사실도 아닌 것이 허구도 아닌 것이 / 바리데기와 조실부모 / 알에서 나온 왕들과 태양 숭배 / 신화가 낳은 가장 매력 있는 신 / 선악과와 천도복숭아 / 양치기와 소치기의 간격 / 영혼이 들어 있는 말, 신비한 주문 ① / 영혼이 들어 있는 말, 신비한 주문 ② / 신화 속의 물, 종교 속의 물 ① / 신화 속의 물, 종교 속의 물 ② / 신화 속의 불, 종교 속의 불 ① / 신화 속의 불, 종교 속의 불 ② / 무속 신화와 해원 ① / 무속 신화와 해원 ② / 꿈과 이야기가 있는 종교
Ⅲ. 술과 설화, 그 짜릿한 궁합
비단자리 깔아놓고 금술동이 차려두니 / 술로 울고 술에 죽고 술 때문에 사랑도 하고 / 술을 따르면 금빛 물결이 찰랑찰랑 / 휘영청 달 밝은데 백화는 난만하고 / 술은 무겁고 인생은 깃털처럼 가벼운가 / 강물에 뛰어든 건 달 때문이라네 / 한겨울에 부채를 선물하는 뜻은
Ⅳ. 설화 속 포르노그래피의 진실
효불효 다리의 본풀이 / ‘달래나 보지’ 그 비극성 / 절대 금기를 다룬 소바위 전설 / 고마나루의 슬픈 메아리 / 무상쭐레비 화두 / 남근목과 섹스 휴머니즘 / 근본주의 순결파에 불침 놓기 / 윤리 위에 생리 / 수컷들이 꿈꾸는 로망 / 꽃뱀 과부를 사랑한 도깨비 / 먹물들의 성적 판타지
Ⅴ. 미르 스토리
누드만은 보지 마세요 / 왕건의 할머니는 용녀였다 / 이의남 군의 사랑과 진실 / 용녀들의 무시무시한 사랑법 / 악룡을 감동시킨 단야의 순애보
Ⅵ. 『데카메론』이 들려주는 히스토리아
가장 아름답고 정결한 공주님 / 바람난 수녀들의 이야기 / 질투는 사랑보다 끔찍하다 / 누가 가장 칭찬받을 만한가 / 바뀐 여자, 바뀐 남자가 들려주는 진실 / 남근목과 섹스 휴머니즘 / 근본주의 순결파에 불침 놓기 / 윤리 위에 생리 / 수컷들이 꿈꾸는 로망 / 꽃뱀 과부를 사랑한 도깨비 / 먹물들의 성적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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