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너무나 삶을 사랑하여 죽음을 끌어안은 두 사람,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 호스피스 의사 도쿠나가 스스무가 나눈 편지
『시와 죽음을 잇다』는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 ‘들꽃 진료소’라는 호스피스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도쿠나가 스스무가 나눈 편지를 엮은 책이다. 호스피스 의사 도쿠나가 스스무가 병원에서 겪은 일들에 대해 편지를 쓰면 시인은 여기에 화답하여 질문에 답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시로 끝맺음을 한다. 의사는 시인의 재능과 신선한 발상에 탄복하고, 시인은 말의 힘이 현장에서 일하는 도쿠나가의 의술에 못미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사는 시의 세계를 경외하면서도 늘 ‘처음’인 의료 현장을 마음 깊이 사랑하고, 시인은 현장에 몸 담은 사람의 생생한 언어를 자신은 갖지 못한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시어에는 죽음과 맞설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계절이 지나고 해가 지나도록 이어진 이 편지들 속에서 두 사람의 우정은 깊어지고, 동시에 죽음을 그러안고 삶을 긍정하게 된다.
1년 차 의사의 하루하루와 34년 차 의사의 하루하루는 별다르지 않다. 병든 사람이 있고 그 앞에 내가 서 있다. 죽음을 앞둔 채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나는 그들에게 경의를 느낀다. 1년 차나 34년 차나 한결같다. (…) 현장은 처음의 원천이다. 어떤 환자든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고, 처음 만나는 환자다. _5쪽
제가 쓰는 시어는 도쿠나가 씨가 말기환자와 일대일로 얼굴 을 맞대고 발화하는 구체적 언어에 비하면 너무 추상적이고, 추상적인 만큼 미약합니다. 하지만 시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 용하는 언어에 비하면 그런대로 죽음과 맞설 만한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이 시를 쓰는 인간의 자만일까요? _22쪽
매일 접하는 죽음을 늘 처음처럼 대하는 사람,
들꽃 진료소의 도쿠나가 스스무
책은 도쿠나가 스스무가 들꽃 진료소의 아침 조회 시간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병원에서 간밤에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이야기하는 그 자리에서는 직업적인 건조함도, 죽음의 비통함도 아닌, 늘 죽음 곁에 머무는 사람들의 잔잔한 분위기가 흐른다. 도쿠나가 스스무는 환자를 섬세하게 관찰하여 기록하는 사람이다. 그는 의사 생활 40년이 가까워지도록 마음을 어느 한쪽으로 고정하지 않아서, 환자를 보며 애통해하다가 기뻐하다가 웃기도 하고 냉정해지기도 한다.
“조회 전에 병실을 찾아갔는데 침대에서 “독살 런치, 잘 먹겠습니다”라고 하시지 뭐예요.” 하나타니 간호사가 안경 너머로 눈을 치켜뜨며 말했습니다. 다들 다혹스러운 표정이더군요. 저는 웃었습니다. 돌아가신 소아과 의사 마쓰다 미치오 씨가 한 말이 떠올랐어요.
“누구나 꽃밭이 떠오르는 주사를 맞고 안락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그런 약을 개발해주게나.” _19쪽
말의 힘에 의문을 갖는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
시인은 여전히 마음속에 시어가 넘치고 세상의 이야기에 깊이 감응하지만, 막상 말의 힘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다. 그리고 시의 세계 밖에서는 이런저런 감정들과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이다. 도쿠나가 스스무와는 결이 달라 보이기도 하고 막상 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서로 딴소리를 하기 일쑤다. 두 사람이 나눈 편지들 초반에는 이런 대비가 눈에 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은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끌어안게 되며, 점차 한 점으로 만나게 된다.
도쿠나가 씨에게 불려가 자작시를 낭독한 일은 정말이지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 도대체 어떤 시를 들려주어야 하나. 도쿠나가 씨가 이걸 읽어라, 저걸 읽어라 주문해주셨기에망정이지 제 마음속은 시의 힘, 나아가 말의 힘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했습니다. 시를 들려주기보다 잠자코 손을 잡고 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었지요. _21쪽
제가 미움 혹은 원망을 사거나 용서받은 경험은 많습니다. 타인의 감정은 억측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많이 겪었고, 여전히 겪고 있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사람에게 용서받고 싶고, 화해하고 싶다는 마음도 희박합니다. 옛날에 누가 말하기를 “나를 내버려 둬”가 타인을 대하는 저의 기본 태도라고 하더군요. _66쪽
두 사람의 시선이 모이는 곳에서 시와 죽음이,
삶과 죽음이 이어진다
도쿠나가 스스무는 병원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병원 라운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회에서는 죽어가는 사람의 ‘죽을 뻔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죽음이 코앞인데 ‘꿈이 무엇인가’ 생각하는 노인이 있다. 죽어서 눈이 감기지 않는 젊은 환자의 사체를 싣고 고향 드라이브를 다녀와서는 “눈이 뜨여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하는 간호사가 있는가 하면, 죽어가는 부모를 보면서도 화해의 손길을 차마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식이 있다. 죽음이라고 해서 비통한 완결이 아니고, 모든 게 죽음을 이유로 정리되지도 않는다. 도쿠나가 스스무는 그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사람이지만, 어떤 틀에도 그들을 고정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의료 현장은 드라마틱해도 좋고 드라마틱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문제는 누가 그렇게 느끼는가겠지요. 어떤 의료인이건 처음 겪는 환자의 죽음은 드라마틱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은 드라마틱함을 담담히 넘어서는 심오한 드라마겠지만요. 현장에서 드라마틱함이 사라지고 남아 있을 단 하나의 장면이 무엇인지 떠올랐습니다. 의료인이 고인과 유족에게 꾸벅 머리를 숙이고 가족 또한 꾸벅 머리를 숙이는, 다만 그것뿐인 장면이. _118쪽
다니카와 슌타로는 편지 잇기가 마무리될 쯤, 죽음을 더욱 적극적으로 껴안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죽음이 우리는 천국이나 지옥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우주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해방시켜준다고, 저는 믿고 싶습니다. _214쪽
그리고 두 사람은 마침내 이런 결론에 다다른다.
죽음의 곁에 머무를 수 있어 감사하다니, 도쿠나가 씨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이로군요. 저도 시의 곁에 머무를 수 있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시 또한 죽음 곁에 머무르는 방향으로 나아간 느낌이고요. 언어가 침묵에 다가가는 중이랄까요? _243쪽
작가 소개
지은이 : 다니카와 슌타로
시인. 1931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952년 첫 시집 『20억 광년의 고독』을 출간했다. 1962년 “월화수목금토일 노래”로 제4회 일본레코드 상 작사상을, 1993년 『세상 모르고』로 제1회 하기와라 사쿠타로 상을 수상했다. 시를 중심으로 그림책, 에세이, 번역, 영화 각본 등을 쓰며 폭넓게 활약하고 있다. 『다니카와 슌타로 시집』『잘 자요, 신들이여』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지은이 : 도쿠나가 스스무
의사. 1948년 일본 돗토리 현에서 태어났다. 교토 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뒤 돗토리적십자병원 내과 부장을 거쳐 돗토리 시내에 “들꽃 진료소”를 개설했다. 1982년 『죽음 속 미소』로 고단샤 논픽션 상을 수상했다. 『마음의 약상자』『죽음의 문화를 풍부하게』『죽는 게 무섭나요?』『들꽃 진료소 소식』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옮긴이 : 이해란
대학에서 역사와 심리를 전공했다. 아베 코보의『모래의 여자』를 원서로 읽고 싶어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일본으로 건너가 문학을 비롯한 예술과 서브컬처, 음식, 미용 등 다채로운 문화를 체득했다. 옮긴 책으로 『싫은 녀석에게 복수하는 법』『고양이 니들펠트』 등이 있다.
목 차
들꽃 진료소의 아침 조회 도쿠나가 스스무 11
밤의 장소 다니카와 슌타로 21
라운지 이야기 도쿠나가 스스무 25
라운지에서라면 다니카와 슌타로 37
아무 의미 없음의 의미 도쿠나가 스스무 41
수신 감도 양호합니다 다니카와 슌타로 50
화해란 무엇입니까? 도쿠나가 스스무 56
곤란합니다, 도쿠나가 씨 다니카와 슌타로 65
3호실 학생들 도쿠나가 스스무 71
사라지려 할 때 다니카와 슌타로 82
누구나 카멜레온 도쿠나가 스스무 88
정원 매화나무에 다니카와 슌타로 102
꾸벅 머리를 숙이는, 다만 그것뿐인 도쿠나가 스스무 109
샛길로 빠지는 명상 다니카와 슌타로 119
자문타답 도쿠나가 스스무 126
도쿠에게 질문 다니카와 슌타로 138
죽음과 악수 도쿠나가 스스무 146
마음이 쓰이는 말 다니카와 슌타로 156
여름이 왔고 도쿠나가 스스무 163
첫 손주 탄생을 축하합니다 다니카와 슌타로 172
두 개의 등대 도쿠나가 스스무 180
고향은 어디? 다니카와 슌타로 19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도쿠나가 스스무 198
시드는 것과 싹트는 것 다니카와 슌타로 210
대담 _ 처음 시작은 217
출간에부쳐_7년 뒤 오간 편지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