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무너지는 21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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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함인선
출판사항글씨미디어, 발행일:2018/08/27
형태사항p.270 국판:23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8272524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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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건물, 댐, 다리, 터널, 제방 등이 붕괴하는 사고의 원인은 무엇인가?
지진이나 강풍 등 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적 이해, 건축물에 대한 공학적 분석, 붕괴를 둘러싼 사회적 원인을 진단하는 붕괴의 과학, 사고의 사회학.

 * 건축물 붕괴의 대표적인 사건들과 동서양 건축의 역사를 통해
 구조로서의 건축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붕괴사고를 넘어서는 ‘안전한 세상’을 향해 미래의 건축을 설계하는 책.

1) 붕괴사고의 원인은 기술만이 아니다. 고위험/고수익에 목숨을 건 사회이다.
건물에 의한 사고는 인간 혹은 사회가 만드는 것이다. 가혹한 천재지변에 의해 건물이 손상되어 사고가 나도 자연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건물이 어느 정도의 힘까지 견디게 하느냐를 정하는 것은 개인이나 사회이기 때문이다.
2010년 4월 미국 뉴올리언스 남쪽 해상에서 세계적인 거대 석유회사의 석유시추선이 폭발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 침몰하면서 시추 파이프가 꺾여 원유가 유출되었다. 남한 면적 절반 정도 넓이로 멕시코만을 덮었고 심각한 해양 생태계의 위협으로 이어졌다. 이 사고는 작은 곳에서의 사고가 전 세계의 위험으로 바뀔 수 있음을 경고한다. 체르노빌 사고(1986년)에서부터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년)에 이르기까지 ‘재앙의 지구적 확산’이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이는 기술의 발전과도 관계가 깊지만 더 연관성이 높은 것은 자본의 세계화이다. 멕시코만 사고 역시 초국적 기업의 힘과 배짱 아니고서는 처음부터 성립되지 않았을 일이다. 이런 배짱이 문제다. 이것을 리스크 테이킹(Risk-taking)이나 기업가의 벤처 정신(Entrepreneurship)이라고도 부르지만 이것은 쉽게 말하면 도박 심리이다.
우리 또한 고위험이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살아왔다. 목숨 건 작업으로 경부고속도로를 29개월 만에 77명의 사망자를 내며 완성했다. 100km당 19명이 사망한 셈이다. 최근에는 100km당 사망자가 4명으로 감소했지만 그사이 50년 동안 한국의 국민소득은 150배가 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건설 작업자의 위험성은 50년 전보다 오히려 30배 높아졌다. 과거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 현대건설의 정주영 회장은 직접 착암기라도 들었다. 그런데 그보다 수백 배의 돈을 벌고 있는 오늘날 건설회사 회장들은, 목숨 값이 30분의 1로 저렴해진 건설인력을 현장에 내보내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현장은 안전할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2014~2016년 사이 100대 건설사 현장에서 247명이 숨졌다. 사망자 숫자와 회사 규모 순위는 거의 일치한다. 현재 대부분의 대형 건설회사들은 재벌기업군에 들어있다. 10위까지 보아도 건설회사가 모기업인 곳은 하나밖에 없다. 현대건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그룹의 성장에 따른 필요로 세워지거나 인수, 합병된 회사이다.
세계적으로는 물론 일본조차 건설회사는 그룹의 멤버가 아니며 재벌 이름을 단 아파트는 없다. 한국의 대형 건설회사는 ‘건설’은 하청회사에게 주고 본사는 ‘관리’만 하고, ‘건설’보다 수익률이 좋은 ‘투자 및 개발’사업을 한다. 하청은 재하청을 낳고 재재하청을 낳는다. 연쇄 하청 고리는 수익은 위로, 위험은 아래로 보내기 위한 장치이다.
이렇게 ‘건설’보다 ‘수익’이 먼저인 건설회사에게 현장의 안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현장 안전에 대한 지출은 수익률을 까먹는 일이기 때문이다. 수익을 위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가설비용과 안전관리비용, 공사기간 단축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건설 산재 사망률은 일본의 3.5배이다.
소규모 주택과 건물을 짓는 영세 건설업의 상황은 더 나쁘다. 다세대,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건물은 대개가 소유주와 사용자가 별개인 건물이다. 품질과 성능보다는 수익성이 우선이다. 9인 이하 건설현장의 재해율은 대규모 현장의 86배라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토록 건설판이 아수라장인 이유의 첫째는 수익지상주의이다. 두 번째의 이유를 꼽는다면 국가의 법체계가 경제와 사회 발전의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법은 건설 관련 위험을 추구하는 세력에 대해 무기력하다. 편익이 불법의 대가를 월등히 상회하기 때문에 법은 대놓고 무시당한다.

2) 안전한 세상은 비싸다
 한 시대 건조물의 안전율을 정하는 것은 사회적 약속으로 이루어진다. 안전율은 당대의 목숨과 건설비용과의 함수이기 때문에 주관적이며 동시에 가치 지향적이다. 무한한 안전이란 가능하지도 타당하지도 않으므로, 안전율은 ‘적정 수준의 사고’가 일어날 확률에 의해 결정된다. ‘적정’이란 그 사회가 심리적, 경제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따라서 과학적 현상인 붕괴는 안전율이라는 잣대에 의해 사회적 현상인 사고(인재, 人災)가 되거나 혹은 천재(天災)가 되는 것이라 보아야 한다.
건물은 죽으면서 사람도 죽인다. 지진과 태풍이 사람을 직접 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진으로 무너지는 콘크리트 더미가, 태풍으로 날아다니는 건물의 잔해가 사람의 목숨을 잃게 만든다.
건축물은 어떠한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충분히 강하게 지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설계 단계에서 모든 재난의 가능성을 검토해 안전판을 만들고 건설 시에 이를 준수하여 시공해야 한다. 또한 건물의 철저한 유지, 관리를 통해 성능을 보존해야 한다. 이 중 한 가지라도 어긋나면 건물의 죽음과 사망사고가 일어난다.
설계 단계에서의 안전판은 ‘안전율’을 확보하는 일이다. 건축물은 1.5~2.0배의 힘에도 견디도록 설계한다. 토목구조물에서는 안전율이 2.5~3.0이고 원자력발전소 같은 곳은 3.0을 훌쩍 넘긴다. 안전율이 있다함은 다른 말로 과잉설계를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것을 빼먹어도 되는 여유분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얼치기 전문가나 수익에 눈이 먼 건축주가 지배하고 있으면 안전율에 손을 대는 일이 벌어진다. 건물 이용 중에도 안전율을 믿고 추가적인 무게를 마구 올리면 사고가 난다. 502명의 사망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1995년)는 이 두 가지가 함께 일어난 경우이다.
역대 정부의 정책은 주택난의 해소와 이를 위한 규제완화에 치우쳐왔다. 그 결과가 속칭 집장사인 영세 건설업자의 양산과 이에 따른 민간 소형건물 시장의 공공성 결여로 나타났다. 역시 비용의 문제이다.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 관성이 된 건설현장에서 ‘싸고/빨리/많이’ 지어야 하는 서민주택과 소형건물은 저렴함이 미덕인 관습으로 지어진다.
이제는 시민이 나서야 한다. 시민은 건물의 소비자이자 그것에 목숨을 맡겨야 하는 사람들이다. 국가에게는 가혹할 정도의 높은 관리기준을 요구해야 한다. 대신 시민사회는 이에 대한 사회적 비용 지출과 감시의 역할 나누기에 동의하고 합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시민이 해야 할 일은 ‘지식’을 갖추는 일이다. 건조물이 왜 살인도구가 되는지, 그렇게 변하는 징조는 무엇인지, 그것을 발견하였을 때 어떠한 대응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안전한 세상’은 비싸다. 거저 오지 않는다.

3) 건물이 무너지는 21가지 원인
 이 책에서 건물(building)은 건축물(architectural building)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인간이 건조한 모든 건조 환경(built-environment)을 가리키는 뜻으로 쓰인다. 짓는 중이거나 지어진 건축물은 물론이고 댐, 교량, 터널 등의 토목 구조물뿐 아니라 시추선, 비행기도 등장한다. 더 나아가 자연환경에 관한 대목도 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건물에서의 사고가 왜 일어나는가를 묻는다. 먼저 건설현장에서의 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가 무엇 때문에 안전을 소홀히 하는지 살펴본다. 건설 중인 건축물은 그 자체가 건물인 동시에 완성된 건물의 안전이 시작되는 곳이기에 건설의 안전은 건물 안전의 지표다. 이를 통해 우리 시대 건물의 안전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본다.
2부는 건물의 붕괴 원인을 7가지의 요소(중력/진동/변형/바람/물/불/흙), 총 21가지 이유로 나누어 설명한다. 자연의 재료로, 자연을 배경으로 하여 지어지는 건조물은 자연과의 약속을 바탕으로 지어진다. 붕괴는 약속 위반에 대한 자연의 당연한 조치이다. 7가지의 자연요소들이 어떻게 건조물을 붕괴와 죽음에 이르게 하는지를 과학, 공학적 지식을 토대로 분석하고 이에 이르게 된 사회적, 경제적 배경을 아울러 설명한다.
3부는 건물의 안전을 담보하는 장치인 건물의 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와 내용을 설명한다. 건물 구조 시스템을 정하는 ‘구조 계획’ 단계부터 구조물에 생기는 힘을 알아내는 ‘구조 해석’, 이를 바탕으로 구조 부재의 성능을 결정하는 ‘구조 설계’ 단계를 설명한다. 이어서 이를 현실화하는 ‘구조 시공’과 완성품을 유지, 관리하는 과정을 다룬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함인선 
1959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2018년 현재 한양대학교 제1공과대학 건축학부 교수(특임), BHW 건축도시연구소 대표, 서울시 건축정책위원회 위원, (사)서울건축포럼 상임이사.
저서: <건축가 함인선 사이를 찾아서>, <정의와 비용 그리고 도시와 건축>, <텍토닉 스튜디오>, <건축@프론트라인>(공저), <구조의 구조>, <수직의 건물 수평의 건물>, <건축은 반역이다>
주요 수상 및 대표작: 서울시 건축상 금상(성락교회, 1993), 오송 바이오밸리 마스터 플랜(1st Prize, 2011),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 마스터 플랜(1st Prize, 2006) 외 다수.

목 차

서문/사고는 과학이다

1부: 건물의 사고, 왜 일어나는가?
1) 위험 중독증
- 고위험-고수익/위험의 하향 전가/킬링필드와 위험 중독증
2) 안전이냐 수익이냐
- ‘건설’하지 않는 건설회사/양극화된 건설업계/포획된 국가체계
3) 건물의 안전, 어떻게 얻을 것인가
- 뉴딜의 시작/건물의 살인/안전한 세상은 비싸다

2부: 건물의 죽음, 7가지 원인
1) 중력
- 자중: 자기 무게에 주저앉은 WTC/적재: 삼풍백화점 이 준 회장의 믿음/적설: 솜이불처럼 보이는 눈, 무겁다
2) 진동
- 지진: 필로티 건축은 슬프다/공명: 주파수가 맞으면 비극/피로: 가랑비에 옷 젖는다
3) 변형
- 침하: 와우아파트와 아산오피스텔/온도: 미국이나 우리나 ‘각하’가 문제/균열: 균열은 약자의 무기다
4) 바람
-강풍: 건물이 떠다닐 수도 있다/약풍: 지나친 혁신의 실패/와류: 초고층건물과 바람
5) 물
-수류: 흐르는 물은 힘이 세다/수압: 부력으로 건물이 뽑힌다/파도: 처칠과 정주영의 물막이
6) 불
-화재: 겉치레 건축의 비극/폭발: 구조는 보수주의가 좋다/들불: 지구의 공기는 하나다/
7) 흙
-세굴: 한강 둑을 무너뜨린 쥐구멍/토압: 토쟁이들이 술 찾는 이유/절리: 댐은 멀쩡한, 댐 사고

3부: 건물의 구조, 이렇게 만들어진다.
1) 구조 시스템
- 구조 시스템이란 무엇인가/구조 시스템의 종류/구조의 역사 1(건축의 시작~그리스 건축)/구조의 역사 2(로마 건축~중세 건축)/구조의 역사 3(산업혁명~현대)
2) 구조의 생성
- 구조 계획: 시스템을 정하다/구조 해석: 내부의 힘을 알다/ 구조 설계: 부재를 설계하다/구조 시공: 구조체를 만들다/보수보강과 유지관리
3) 미래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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