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가 폭발했다 - 아시아 여행 15개월의 기록

고객평점
저자주완수
출판사항크크, 발행일:2018/09/07
형태사항p.335 A5판:21
매장위치취미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9644810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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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만화가 주완수가 아시아여행 15개월을 글과 그림으로 남긴 에세이

 날카롭지만 능청스러운 시선으로 군사정권을 정면으로 비판하던 정치풍자만화집 『보통고릴라』의 저자 주완수가 송곳 같던 예리함을 내려놓고 15개월 동안 아시아를 떠돌며 마주한 삶의 잔상들을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집을 떠나온 길 위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삶의 모습들을 때로는 장난기어린 농담으로, 때로는 진중한 산문으로, 또 짤막한 시로, 그림으로 다채롭게 풀어낸다. 보이차를 폭발시키고, 술자리에서 납치를 당하고, 탈이나 설사를 하다 삐끼에게 사기를 당하는 어리숙한 그의 모습에 키득거리며 책장을 넘기다보면, 아시아 각국의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마주하며 가슴아파하는 따듯한 시선과 세상에 대한 성찰을 마주하게 된다.
늘 외로웠고 주로 취해 있었다는, 그러나 여행길에서 만난 모든 얼굴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왔고, 너무도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에 대한 퍼즐의 짝이 맞춰져갔다는 그의 여행길을 그의 글과 그림을 따라 동행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무래도 지도 위에서 나다. 바람이 내 몸 위에 몇 십년간 무수한 흔적을 남겼으므로, 나는 바람의 지도다. (작가서문 중에서)”

최초의 정치풍자만화집 『보통고릴라 1, 2』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주완수가 오랜만에 펴낸 여행에세이 『보이차가 폭발했다』. 주완수가 15개월 동안 아시아여행을 다니며 마주한 세상을 글과 그림, 사진으로 담았다. 이 책에는 권력을 향해 던지던 날카로운 풍자도, 감옥에 갈 각오로 만화를 그리던 젊은 주완수도 없다. 그 자리를 이제 다른 것들이 대신하고 있다. 아름다운 문장의 외피 아래에는 중년 작가의 고급 혹은 ‘아재’식 유머와 철들지 않는 주완수 특유의 장난기, 세상에 대한 연민과 자신에 대한 성찰들이 자리한다. 모순된 구조와 불합리한 권력을 향하던 저항이 그 안의 소외된 것들에 대한 연민과 애틋함, 자기 내부로 향하는 성찰로 바뀐 것이다. 또한 여정 중 찾아오는 허공 같은 시간에, 너무 심심해 혼자 하는 놀이처럼 그렸다는 그림도 함께 실었다. 서양화에서 판화로, 민화로, 다시 만화로 새로운 화법을 끊임없이 시도해온 주완수가 이번에는 오일파스텔을 사용해 아시아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보이차가 폭발했다』는 1, 2,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적으로 나눈 것은 아니고 그냥 읽기 편하라고 구분한 것이다. 이 책은 시기적으로도 앞뒤가 섞여있다. 여행에 관한 기록이지만 여행정보도 거의 없다. 그래서 여행정보를 담은 기록이라기보다는 사색과 성찰이 주를 이루는 여행에세이라 해야 할 것이다. 1부는 옆자리 젊은이들에게 납치당한 사건이나 여러 나라 삐끼들에게 끊임없이 좀스러운 사기를 당하는 이야기, 여행에 잠시 합류했던 오랜 친구와 서로를 골탕 먹이는 일화 등 여행 중 겪은 일을 장난기 섞어 쓴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2부는 여행 중 떠오르는 상념을 천천히 정리하며 쓴 글들을 모았다. 아시아 국가들의 대물림되는 가난, 오래 방치된 유적을 바라보며 떠올리는 내 나라의 비극,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사유 등을 감수성이 묻어나는 문체로 담았다. 3부는 집으로 돌아갈 날을 위해 쓴 글들을 엮었다. 떠나온 길을 돌아보며 하는 집에 대한 고민, 여행에 대한 생각들, 돌아와 현실을 마주할 다짐에 대한 글이다.
‘집’과 ‘길’은 『보이차가 폭발했다』를 관통하는 두 가지 키워드이다. 이는 주완수의 여행을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집과 길은 서로 호환한다. 머무는 것과 떠나는 것도 그렇다. 떠나기 위해 머무는 데가 집이고, 머물기 위해 지나가는 데가 길이다. 그러나 이 호환은 늘 위태롭다. 그래서 집에서는 길을, 길에서는 집을 반추한다.(작가서문 중)” 집을 떠나온 주완수는 아시아의 여러 길 위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나라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떠올린다. 그렇기에 이 여행에세이는 아시아의 여러 집들과 그 안의 사람들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한국의 집들과 그 안의 사람들에 대한 사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외부와 내부를 함께 성찰하는 것, 외연을 통해 내연을 넓혀가는 것이 주완수가 여행과 여행에 관한 기록을 소중히 생각하는 이유이다.

“내가 끝까지 예술가이고자 하는 한, 대신 꿈꾸고 대신 울고 싶은 한, 자신이 사는 시대의 사람들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어깨 나란히 걸어갈 수 있게 하는 예술을 택해야 하지 않을까”

『기억상실』 뒤표지에 적힌 이 말은 주완수가 예술가로서 가고자 하는 길을 대변한다. 이는 『보이차가 폭발했다』에서 역시 다르지 않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그가 사람들과 만나 아픔을 나누고 함께 기뻐하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길, 그리하여 시대와 ‘어깨 나란히 걸어가는’ 길, 그 여정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주완수 
전주 교동 한옥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한벽루와 오목대 이목대에서 보냈고, 국민학교 2학년 때 식구들을 따라 서울로 이사와 영등포 도림천변에서 자랐다. 시와 그림을 좋아해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학생운동의 영향으로 민화, 판화, 만화 등 대중적인 예술에 더 관심을 가졌다. 대학졸업 후 처음 펴낸 정치풍자만화집 『보통고릴라 1, 2』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만화계에 들어와 여러 지면에 시사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후 만화에세이 『기억상실 1, 2』를 출간했다.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애니메이션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느리고 게으르게 살기, 낮술과 혼술, 혼자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며, 생의 황혼에 미얀마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목 차

1부 왜 사냐고 물으시면 그냥 웃지요

1. 보이차가 폭발했다
2. 석별, 험담과 고자질이 섞인
3. 그대 떠난 빈자리
4. 영어나라 라오스의 추억
5. 여권은 청테이프로 배에 감고 다녀야
6. 아아, 또 꽃게냐
7. 개미지옥과 파리지옥 사이에서
8. 나를 키운 건 8할이 인복이다
9. 메르스 부흥전도사
10. 술자리에서 납치를 당하다
11. 라오스를 떠나다.
12. 불가촉천민 마을에서 낮술을 마시다
13. 안나푸르나 7박8일 트레킹을 하다
14. 이스쿨 호수, 숨겨진 천상에 가을이 간다

2부 나는 지도 위에서 나다

1. 봄날은 간다
2. 낮술, 에도가와 강가에서
3. 에도가와 강가에서 미얀마를 그리워 하다
4. 살아남은 자의 쓸쓸함에 대해 쓴다
5. 한 해의 마지막 인사
6. 붓다가 태어난 룸비니에서 보내는 새해인사
7. 한산의 숲에서 놀다
8. 미얀마 소녀
9. 똥도 모으면 예술이다
10. 몽골 동북부 고원 천육백 킬로를 가다
11. 북인도 평야를 지나다
12. 행복 없이 사는 법
13. 다시 온 미얀마, 상한 몸을 추스르다
14. 변두리 산동네 먼지 길의 아이들
15. 니들이 쌈장 맛을 알아?

3부 내 집에 와서 내 집을 묻는다

1. 내 집에 와서 내 집을 묻는다
2. 맛있던 날들
3. 입춘
4. 여행의 끝
5. 갈필, 내 영혼의 오체투지
6. 기일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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