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모든 게 짜증이 나고 뭐든 반대로 하고 싶은 시기, 혹시 지금 사춘기인가요?
사춘기의 터널을 지나는 아이들에게 ‘변덕’을 처방합니다!
이랬다저랬다, 변덕과 짜증이 하늘을 찌르는 때가 있다.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 진다고도, 별것 아닌 일에 유난을 떤다고도 한다. 이처럼 사람이라면 모두 같은 계절을 지난다. 바로 사춘기다.
『변덕스러운 아이들』은 그 계절 속으로 첫발을 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스스로가 선택하지 않은 상황에 절망하는 ‘공순정’과 모든 게 자신의 뜻대로 되는 통에 고민하지 않는 ‘마진희’가 이야기를 꾸려간다. 전혀 다른 상황의 두 사람은 닮았다. 가난한 집안 사정을 내보이기 싫어 변명과 핑계를 대거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타인에게 위력을 휘두르지만 진짜 자신과는 마주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아이들은 서로를 만나 변덕스러운 이 시기가 진짜 ‘나’를 찾는 과정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짜증을 내고 변덕을 부려도
내 삶을 선택하는 건 바로 나!
사람이 태어나는 건 삼신할머니의 힘이라고들 한다. 아기 씨앗 주머니를 옆구리에 찬 삼신할머니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마음 내키는 곳에 씨앗을 던져 주고 간단다. 여기, 삼신할머니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아이가 있다. 『변덕스러운 아이들』의 주인공 공순정이다.
공순정은 공부도, 운동도, 그림도, 인기도 누구보다 뛰어나다. 딱히 공부를 하지 않아도 백 점은 거저먹기고, 타고난 덩치와 운동 신경 덕에 어디서든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런데 딱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집이다. 공순정은 차고에 산다. 집세가 세 배나 오르는 바람에 여기서 살게 됐다. 진짜 차가 세워진 차고는 문이 자동이지만, 사람이 사는 곳은 수동이다. 우리가 사람이지 자동차냐고 불평을 해대도 소용이 없다. 삼신할머니는 상의도 없이 이곳에 공순정을 던지고 갔다. 반면에 모든 게 자기 마음대로 되는 아이도 있다. 마진희는 시험관 아기로 태어난 아주 귀한 딸이다. 평소에는 불같이 무서운 엄마도 마진희가 내뱉는 말에는 오냐오냐 장단을 맞춘다. 마진희는 가리키는 건 모두 손에 쥘 수 있는, 거침없는 아이다. 이런 마진희가 공순정의 주인집으로 이사를 오고, 두 아이가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태어나는 건 나의 선택이 아니다. 어떤 집에서 살게 될 지도, 누구와 가족이 될 지도, 내가 정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주어진 삶을 다시 정할 수도 없다. 아기 씨앗을 뿌린 건 삼신할머니지만, 살아내는 건 온전히 ‘나’의 몫이다. 이 이야기는 주어진 상황보다도 중요한 건 ‘나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전에는 끊임없이 고민할 수도 있고, 이미 해 버린 선택을 뒤집을 수도 있다. 사춘기의 변덕은 그 선택에 신중을 더하기 위한 과정인 셈이다.
어른으로 가는 길에 서 있는 우리,
변덕 좀 부려도 괜찮아
『변덕스러운 아이들』의 아이들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자신만만해 보이는 공순정도 돈 앞에서는 기가 죽는다. 집에는 식탐이 넘치는 동생과 다리를 다쳐 일을 나가지 못 하는 무기력한 아빠가 있다. 엄마는 가진 게 쥐뿔도 없지만 자존심은 누구보다 세다. 그 바람에 마진희가 건넨 운동화와 점퍼는 채 쥐어보지도 못한다. 공순정은 친구의 생일잔치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보잘것없는 집에 친구들을 초대할 수가 없어서다. 이렇게 마냥 밝지만은 않은 현실의 문제를 박현숙 작가는 특유의 유머와 문체로 따뜻하게 풀어낸다. 모든 삶이 그렇듯, 가난한 곳에서도 웃음은 피어나고 슬픔은 부잣집에서도 자란다. 작가의 시선이 닿는 곳에서는 가난도 웃음이 된다.
사춘기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변덕 좀 부리면 어때요. 이마에 난 여드름을 짜고, 짜증 좀 부리면 또 어때요. 어른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는 건데요. 길을 걷다 보면 넓고 편한 길도 있고 험한 길도 있어요. 험한 길을 지나왔을 때 더 보람을 느끼는 법이지요.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이런 시선은 사춘기를 대하는 태도도 바꿔 놓았다. 사춘기는 짜증을 내고 변덕을 부리며 주변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시기가 아니라, 어른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는 때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야기를 다채롭게 만드는 건 등장인물의 활약에서 나온다. 단짝이지만 질투심이 나게 만드는 친구 ‘성주,’ 얄미운 말만 골라 하지만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명식,’ 언제나 코를 훌쩍거리는 동생 ‘순명’이가 이야기 곳곳에서 활약한다. 다양한 면을 보여 주는 입체적인 인물들은 주인공의 갈등을 더해 주기도, 덜어 주기도 한다. 책 속 삽화도 『변덕스러운 아이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데 한몫한다. 사춘기의 마음을 드러내듯 알록달록한 색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역동적인 동작은 어린 독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현숙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았고, 『크게 외쳐!』로 제1회 살림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국경을 넘는 아이들』 『마트로 가는 아이들』 『우리 엄마는 내가 지킨다!』 『아빠는 내가 지킨다!』 『수상한 아파트』를 비롯한 수상한 시리즈, 『아미동 아이들』 『어느 날 가족이 되었습니다』 『고양이 민국이와 사람 민국이』 『시원탕 옆 기억사진관』 『고양이는 알고 있어』 등 120여 권의 동화책과 『구미호 식당』 『발칙한 학교』 『금연학교』 『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등 청소년 소설이 있습니다.
그림 : 정혜경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섬유예술을 전공했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평범한 주제를 가지고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동네 사진관의 비밀』이 있고, 그린 책으로는 『슈퍼 아이돌 오두리』 『방과 후, 아나운서 클럽』 『귓속말 금지 구역』 『크리스마스 캐럴』 『순간을 찍은 작가 브레송』 『누나는 수다쟁이 수학자』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목 차
그 아이와 비밀이 생겼다
중간에서 곤란하군
우리가 자동차야?
마진희가 내민 손
내가 원하는 것
선택은 네가 해
대단한 계획
능력 발휘는 확실하게
도로 물리라고?
나는 잊었던 그 약속
핑계
나는 항상 그대로였어
마진희가 시킨 대로?
변덕 부리기 딱 좋은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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