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차 례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첫번째 묶음 … 비극과 숭고
두번째 묶음 … 그리스 비극의 바탕인 자유
세번째 묶음 … 운명과 합리성
네번째 묶음 … 서사시와 서정시 그리고 비극
다섯번째 묶음 … 비극과 카타르시스
여섯번째 묶음 … 비극의 탄생
일곱번째 묶음 … 극장과 무대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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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김상봉 철학이야기.
비극이 우리에게 주는 카타르시스란 과연 무엇입니까? 그것은 내가 편협한 이기심과 고립된 개별성에서 벗어나 열린 광장에서 타인과 만나고 더 나아가 보편적인 주체성에 참여할 때 느끼는 기쁨입니다.
▣ 출판사 서평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다시 꼼꼼히 정리하여 독자 앞에 내놓은 이 책에서도 저자는 철학이 결코 홀로 선 주체 자신만을 중심에 놓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됨의 과정을 걸어가는 지난한 여정임을 보여준다. 책 제목이 암시하듯이 저자는 그리스 비극을 통해 주체와 타자의 문제를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과 접목하여 간결하면서도 미려한 문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그리스 비극이 결코 순수예술의 전형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리스 비극은 어떤 의미에서 가장 ‘정치적인’ 현실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이라는 것이다. 파르테논 신전과 아크로폴리스로 상징되는 그리스 문화의 본질적 요소는 ‘자유인’들이 만들어낸 인류 최고의 향연이었으며, 그것은 곧 정치는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들의 공동체에서만 가능하다는 당연한 논리를 반영한다. ?오이디푸스 왕?의 시인 소포클레스가 페리클레스와 더불어 아테네를 이끌던 지도적인 정치가이자 장군이었던 점은 그리스 비극 작가들이 결코 사회, 정치적 활동에서 소외된 직업적 시인이 아니었음을 예증해준다. 따라서 그리스 비극은 직업적인 시인이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한 예술이 아니라 지극히 정치적인 인간의 미적 반성의 표현인 것이다. 결국 그리스 비극은 예술과 정치가 분리되지 않았던 시대의 예술로서, 예술이 한갓 미적 가상을 창조하는 활동만이 아니라 동시에 공공적 현실을 형성하는 정치적 활동이었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즉 저자는 현실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예술창조야말로 진정한 예술이며, 그리스 비극이 바로 그 대표적인 전형이라고 설명한다.
▣ 신문 서평
“그리스 비극은 민주정치에의 헌시”
일종의 대안학교인 문예아카데미의 교장으로 있는 김상봉 전 그리스도신학대 교수가 ''예술의 시작이 왜 비극적이어야 했는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최근 펴낸『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한길사)라는 책을 통해서다. 이 책은 몇 해 전부터 서울대와 문예아카데미에서 해온 그리스 비극에 대한 강의록을 토대로 한 것이다. 여기서 김씨는 비극과 자유.민주 등 보편적 가치와의 연관성을 지적하면서 "비극적 예술의 근본 정신은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시민 공동체의 형성에 대한 갈망"이라고 결론을 내려 눈길을 끈다. 한마디로 말하면 다음에서 언급되고 있는 것처럼 ''그리스 비극의 정치성''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언제부턴가 예술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것, 아니 심하게 말하자면 정신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나 적합한 소일거리가 되어버렸지만, 예술의 원형이랄 수 있는 그리스 비극을 보면 그것은 결코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순수예술의 전형이 아닙니다." 우선 그리스 비극의 작가들은 사회.정치적 활동에서 소외된 직업적 시인이 아니었다고 김씨는 말한다. ''오이디푸스 왕''을 쓴 시인 소포클레스만 해도 페리클레스와 더불어 아테네를 이끌었던 지도적인 정치가이자 장군이었다는 것이다.
시인이기 이전에 시민이었고, 예술가이기 이전에 정치가요 군인이었던 작가들에 의해 쓰여진 그리스 비극은 "단순히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정치적인 인간의 미적 반성의 표현"이라고 김씨는 정의했다. 그렇다면 왜 굳이 희극이 아니라 비극이어야 했을까. 이는 민주주의 정치의 시원으로 손꼽히는 기원전 5세기 경 아테네 정치, 그리고 정치적 예술에 대한 김씨의 해석과 맞물려 있다. "정치는 내가 너와 만나 우리가 되는 행위"라면서 김씨는 나와 너의 ''만남''을 예술의 가장 본질적인 계기로 해석했다.
"우리가 언제 참된 의미에서 타인과 만날 수 있습니까? 그것은 오직 우리가 슬픔 속에 있을 때입니다. 만남은 슬픔이 주는 선물인 것입니다." 그리스 민주정치를 꽃피운 정치가이자 작가들은 비극을 통해 만남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현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정치적 예술이라면 우리도 1970~80년대를 거치며 숱하게 경험해 온 것이지만 그 정치적 예술의 의미를 심오한 수준까지 고양시킬 수 없었다는 데 우리 예술의 또다른 비극이 존재했음을 김씨는 아울러 지적했다.
"김지하.김남주.박노해 등이 군사독재시대를 살아간 훌륭한 시인들이었지만 그들은 정치적 예술의 최고봉에 오른 사람들은 아니었다"고 김씨는 아쉬워했다. 김씨의 비판은 최근 유행하는 포스트모던 철학과 예술에 대해서도 이어졌다. "포스트모더니즘적 철학은 고통과 슬픔보다는 행복과 쾌락과 욕망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비록 그것이 인간의 한 측면을 새롭게 부각시켰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지나치게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비하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세상에 넘쳐나는 현실적 비극의 근원을 탐색하기 위해 그리스 비극에서부터 그 역사적 배경을 탐색해보고자 했다"면서 "우리가 살아있기 위해 타인에게 져야만 했던 수많은 슬픔의 빚을 잊어버린 채 단지 형이상학적 존재근거에만 몰입할 때 철학과 예술은 치명적인 착오와 자기기만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2003.2.3 중앙일보 배영대 기자]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첫번째 묶음 … 비극과 숭고
두번째 묶음 … 그리스 비극의 바탕인 자유
세번째 묶음 … 운명과 합리성
네번째 묶음 … 서사시와 서정시 그리고 비극
다섯번째 묶음 … 비극과 카타르시스
여섯번째 묶음 … 비극의 탄생
일곱번째 묶음 … 극장과 무대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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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김상봉 철학이야기.
비극이 우리에게 주는 카타르시스란 과연 무엇입니까? 그것은 내가 편협한 이기심과 고립된 개별성에서 벗어나 열린 광장에서 타인과 만나고 더 나아가 보편적인 주체성에 참여할 때 느끼는 기쁨입니다.
▣ 출판사 서평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다시 꼼꼼히 정리하여 독자 앞에 내놓은 이 책에서도 저자는 철학이 결코 홀로 선 주체 자신만을 중심에 놓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됨의 과정을 걸어가는 지난한 여정임을 보여준다. 책 제목이 암시하듯이 저자는 그리스 비극을 통해 주체와 타자의 문제를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과 접목하여 간결하면서도 미려한 문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그리스 비극이 결코 순수예술의 전형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리스 비극은 어떤 의미에서 가장 ‘정치적인’ 현실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이라는 것이다. 파르테논 신전과 아크로폴리스로 상징되는 그리스 문화의 본질적 요소는 ‘자유인’들이 만들어낸 인류 최고의 향연이었으며, 그것은 곧 정치는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들의 공동체에서만 가능하다는 당연한 논리를 반영한다. ?오이디푸스 왕?의 시인 소포클레스가 페리클레스와 더불어 아테네를 이끌던 지도적인 정치가이자 장군이었던 점은 그리스 비극 작가들이 결코 사회, 정치적 활동에서 소외된 직업적 시인이 아니었음을 예증해준다. 따라서 그리스 비극은 직업적인 시인이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한 예술이 아니라 지극히 정치적인 인간의 미적 반성의 표현인 것이다. 결국 그리스 비극은 예술과 정치가 분리되지 않았던 시대의 예술로서, 예술이 한갓 미적 가상을 창조하는 활동만이 아니라 동시에 공공적 현실을 형성하는 정치적 활동이었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즉 저자는 현실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예술창조야말로 진정한 예술이며, 그리스 비극이 바로 그 대표적인 전형이라고 설명한다.
▣ 신문 서평
“그리스 비극은 민주정치에의 헌시”
일종의 대안학교인 문예아카데미의 교장으로 있는 김상봉 전 그리스도신학대 교수가 ''예술의 시작이 왜 비극적이어야 했는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최근 펴낸『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한길사)라는 책을 통해서다. 이 책은 몇 해 전부터 서울대와 문예아카데미에서 해온 그리스 비극에 대한 강의록을 토대로 한 것이다. 여기서 김씨는 비극과 자유.민주 등 보편적 가치와의 연관성을 지적하면서 "비극적 예술의 근본 정신은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시민 공동체의 형성에 대한 갈망"이라고 결론을 내려 눈길을 끈다. 한마디로 말하면 다음에서 언급되고 있는 것처럼 ''그리스 비극의 정치성''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언제부턴가 예술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것, 아니 심하게 말하자면 정신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나 적합한 소일거리가 되어버렸지만, 예술의 원형이랄 수 있는 그리스 비극을 보면 그것은 결코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순수예술의 전형이 아닙니다." 우선 그리스 비극의 작가들은 사회.정치적 활동에서 소외된 직업적 시인이 아니었다고 김씨는 말한다. ''오이디푸스 왕''을 쓴 시인 소포클레스만 해도 페리클레스와 더불어 아테네를 이끌었던 지도적인 정치가이자 장군이었다는 것이다.
시인이기 이전에 시민이었고, 예술가이기 이전에 정치가요 군인이었던 작가들에 의해 쓰여진 그리스 비극은 "단순히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정치적인 인간의 미적 반성의 표현"이라고 김씨는 정의했다. 그렇다면 왜 굳이 희극이 아니라 비극이어야 했을까. 이는 민주주의 정치의 시원으로 손꼽히는 기원전 5세기 경 아테네 정치, 그리고 정치적 예술에 대한 김씨의 해석과 맞물려 있다. "정치는 내가 너와 만나 우리가 되는 행위"라면서 김씨는 나와 너의 ''만남''을 예술의 가장 본질적인 계기로 해석했다.
"우리가 언제 참된 의미에서 타인과 만날 수 있습니까? 그것은 오직 우리가 슬픔 속에 있을 때입니다. 만남은 슬픔이 주는 선물인 것입니다." 그리스 민주정치를 꽃피운 정치가이자 작가들은 비극을 통해 만남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현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정치적 예술이라면 우리도 1970~80년대를 거치며 숱하게 경험해 온 것이지만 그 정치적 예술의 의미를 심오한 수준까지 고양시킬 수 없었다는 데 우리 예술의 또다른 비극이 존재했음을 김씨는 아울러 지적했다.
"김지하.김남주.박노해 등이 군사독재시대를 살아간 훌륭한 시인들이었지만 그들은 정치적 예술의 최고봉에 오른 사람들은 아니었다"고 김씨는 아쉬워했다. 김씨의 비판은 최근 유행하는 포스트모던 철학과 예술에 대해서도 이어졌다. "포스트모더니즘적 철학은 고통과 슬픔보다는 행복과 쾌락과 욕망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비록 그것이 인간의 한 측면을 새롭게 부각시켰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지나치게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비하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세상에 넘쳐나는 현실적 비극의 근원을 탐색하기 위해 그리스 비극에서부터 그 역사적 배경을 탐색해보고자 했다"면서 "우리가 살아있기 위해 타인에게 져야만 했던 수많은 슬픔의 빚을 잊어버린 채 단지 형이상학적 존재근거에만 몰입할 때 철학과 예술은 치명적인 착오와 자기기만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2003.2.3 중앙일보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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