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완전한 사랑을 찾아가는 길
-변재섭 시집 『사랑에도 안개 자욱한 날이 있다』를 중심으로
강경호
(시인, 문학평론가)
변재섭 시인의 시집 『사랑에도 안개 자욱한 날이 있다』의 주제는 ‘사랑’이다. 이 책에 실려있는 모든 작품이 ‘사랑’이라는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시집의 서정적 자아이기도 한 변재섭 시인은 사랑 예찬론자이다.
인간의 역사는 사랑의 역사이다. 사랑을 추동 동력으로 하여 역사가 발전해 왔고, 인류의 역사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런 까닭에 사랑은 생명의 원천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하여 시(詩)의 역사 또한 사랑을 밑천으로 한 것들이 그 근본을 이루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특히 이성간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감정 교감을 나눈 연시(戀詩)는 오랜 세월 동안 쓰여져 왔으며 노래로 불려졌다.
그러나 오늘날 사랑을 노래한 시를 쓰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수많은 시집들이 쏟아지지만 연시는 보기가 쉽지 않아진 것이다. 사랑이 절실한 시대이지만 사랑을 어떻게 노래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랑도 인스턴트화 되어가고, 일회용으로 소비되어지기 때문에 진지한 사랑을 인식하지 못하는 시대여서다. 이러한 현상은 물질이 풍요로운 후기자본주의 시대의 특징으로 시간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변재섭 시인의 시집 『사랑에도 안개 자욱한 날이 있다』는 사랑이 메말라가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촉촉하고 말랑말랑한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정서를 전해준다.
‘사랑’을 노래한 변재섭 시인의 이번 시집은 다양하게 이해되는 사랑의 개념을 체험론을 바탕으로 구체화시키며, 시인 자신의 사랑의 대상에게 사랑을 전하는 형식을 보여준다. 이 시집 속의 많은 사랑의 개념과 감정은 동어반복되고 있다. ‘사랑은 행복’이라며 삶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내용을 다른 형식으로 노래할 뿐, 결국 그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는 ‘사랑은 행복’이다고 말하는 것이다.
인간은 사랑하는 대상에게 끊임없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동어반복하는 동물이다. ‘사랑’이라는 내용을 수없이 반복하듯 노래하는 변재섭 시인의 시편들에서 뜨거운 감정으로 반응하며 숨가쁘게 읽어내는 것은 인간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때로는 뜨겁고, 감미롭고, 황홀하고, 때로는 아프고, 힘이 들고, 진지한 ‘사랑’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이다.
사랑에 관한 다양한 감정들을 형상화시킨 변재섭 시인의 시집은 한편으로 보면 사랑의 개념을 풀어 쓴 백과사전과도 같다. 시인이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사랑이라는 추상화된 관념을 보다 객관화시키면서 구체화시키는 노력이 배어있는 이 시집에는 매편마다 결이 다른 사랑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요즘 보기 드문 ‘사랑의 백과사전’을 펼쳐보이며 사랑의 여러 양태를 살펴본다.
사랑은 황홀하지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세상 그 어떤 일보다
황홀한 것이 사랑이지
사랑한다는 나의 말에
너는 더없는 황홀에 취하고
사랑한다는 너의 말에
나는 환호하며 황홀에 젖지
최고의 황홀감을 창조하는
참사랑, 그러나 그것은
죽음을 철저히 관통하지
죽음이 없는 사랑
사랑이 아니지
이 산 저 산에 타오르는
단풍잎들……
-「사랑은 황홀하지」 전문
변재섭 시인의 언어는 평범하고 소박하다. 언어를 구불리거나 꼼수를 두지 않아 읽기 쉽다. 그러면서도 진정성있는 언어를 구사하여 설득력을 갖게 하고 감동을 일으킨다. 시가 난해해지고 있는 오늘날 얼마든지 시를 쉽게 써 독자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본보기를 보여준다. 「사랑은 황홀하지」 역시 예외는 아니여서 누구든지 쉽게 시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시제가 말해주듯 사랑이 황홀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 사랑을 통해 경험하는 ‘황홀’이라는 감정이 ‘사랑’으로 인해 비롯된 것임을 인식하며 “세상 그 어떤 것보다” “황홀한 것이 사랑”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행위는 황홀에 취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이때 황홀을 극대화하는 것은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상대의 말로 인해서이다. 황홀감에 젖는 일은 그저 기분이 좋다는 의미를 넘어 ‘참사랑’이라는 정신적 가치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까닭에 참사랑은 “죽음을 철저히 관통하는” 용기와 힘을 지녔을 때 가능하다.
그런데 화자는 가을산에 타오르는 단풍잎들에서 참사랑을 발견한다. 단풍은 자신을 아낌없이 태울 줄을 알기 때문인데, 참사랑도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태우는 까닭에 화자는 참사랑을 하는 사람과 가을 단풍이라는 이질적인 것에서 유사성을 발견하고 동일성을 찾아내기에 이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만이 느끼는 순수한 감정을 ‘황홀하다’고 하는 것에서 우리는 참사랑의 의미를 발견하는 변재섭 시인을 사랑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은 믿음을 전제로 하는 행위이다. 그런 까닭에 변재섭 시인 역시 ‘믿음 없이 사랑은 없다’고 말한다.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폭풍우 몰아치고 해일이 덮쳐 와도
끄떡 않고 버티고 서 있는
한라산 같은
믿음의 산(山) 하나
가슴에 들여앉혀야 비로소
사랑은 있다
바늘 같은 의심
그것은 시간을 먹고 자라나
송곳이 되고 철퇴가 되어
산을 무너트릴 수 있나니
자신마저 무너트릴 수 있나니
사랑의 행복 속에 살고픈 그대여
오롯하게 믿어라
산 같은 믿음 없이 사랑은 없다
-「믿음 없이 사랑은 없다」 전문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사랑은 무척이나 감미롭고 달콤하고 황홀한 것이다. 그러나 황홀한 사랑은 믿음을 전제로 사랑이 이루어졌을 때만이 가능하다. 믿음없는 사랑은 그 무엇도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은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남해바다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있다. “폭풍우 몰아치고 해일이 덮쳐 와도/끄떡 않고 버티고 서 있는/한라산”은 화자에게 믿음의 상징으로 비춰지고 있나보다. 그렇기 때문에 화자는 한라산을 “믿음의 산”이라고 한다. 그 믿음의 산 하나 같은 흔들리지 않는 지조를 품고 있어야 비로소 참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대상에게 바늘처럼 작은 의심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마침내 “송곳이 되고 철퇴가 되어” 믿음의 산을 무너트릴 수 있고, 마지막에는 “자신마저 무너트릴 수 있”으므로 참사랑을 이루어 행복에 이르고자 한다면 “오롯하게 믿”으라 한다.
이 작품은 믿음이 없는 사랑은 결코 사랑이 아니어서 행복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을 향한 엄중한 경고라고 이해할 수 있다.
앞에서 변재섭 시인의 시집 『사랑에도 안개 자욱한 날이 있다』의 기저에 흐르는 시적 주제는 ‘사랑은 행복’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랑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행복’은 ‘오직 사랑에서만’ 얻을 수 있다고 갈파를 하고 있다.
오직 사랑에서만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 사랑을 그릇이라고 하자
그러나 형태를 알 수 없고
크기도 알 수 없는 그릇
모르긴 몰라도 아마 동그랄 것이다
그 속에는 기쁨과 행복의 뿌리가 있고
슬픔과 고통의 뿌리도 있어
어떤 날은 웃고 떠들고
어떤 날은 울고 침묵한다
지구가 자전하듯
몇 바퀴 돌고나면 사랑은
아무리 엄청난 충격일지라도
제 자리로 돌아온다
돌아와서는 밑거름 삼아
보다 더 번성하여 긍정의 나래를 편다
사랑이 없다면 세계는 어둠일 뿐
오직 사랑에서만
행복을 느끼며 나는 사노니
-「오직 사랑에서만」 전문
화자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릇’으로 인식한다. 이때 ‘사랑이라는 그릇’은 둥근 모양이다. 원의 형태는 가장 완벽한 것이어서 우주의 수많은 별들은 모두 원의 형상으로 자전하고 있다. 그러므로 “어떤 날은 웃고” “어떤 날은 울”기도 하는 화자는 “지구가 자전하듯/몇 바퀴 돌고나면 사랑은/아무리 엄청난 충격일지라도/제 자리로 돌아온다”고 믿는다. 사랑의 모습이 둥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서 화자는 둥근 사랑에는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흔히 사랑은 황홀한 것으로만 여기는 관념을 탈피하여 실제 사랑의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까닭에 화자는 사랑은 둥근 모습이기 때문에 자전할 수 있어 마침내는 슬픔을 극복하고 행복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 작품은 말미에서 “사랑이 없다면 세계는 어둠”이므로 “오직 사랑에서만/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화자 자신의 체험을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다음의 시편에서 시인은 ‘사랑’을 ‘가장 강한 빛’으로 인식한다. ‘사랑’을 무엇이든지 해결할 수 있는 커다란 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지닌 가장 강한 빛
사랑이다 그 안에 머물러 있는
나는 항상 행복하다
물밀듯이 밀려와서 불꽃으로 작열하고
어둠을 태워 없앤다
사랑은
충동하는
세속을 넘어 줄달음치는
나를 감싸고 돈다
바다를 향해 흘러가는 강물처럼
배암과 바위와
사과와 꽃과
소용돌이치며 흘러가는 강물처럼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연기처럼
갈비뼈와 바늘과
피와 흙과
회오리치며 오르는 하얀 연기처럼
내가 지닌 가장 강한 빛
사랑이다 그 안에 머물러 있는
나는 항상 행복하다
-「가장 강한 빛」 전문
흔히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 ‘돈’과 ‘권력’이라고 여기기 일쑤이다. 실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엄청난 위력을 가진다. 그리고 권력을 자신과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진정한 힘은 돈과 권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순수한 사랑에서 나온다. 화자는 자신이 지닌 “가장 강한 빛”은 “사랑이다”고 고백한다. 이때 ‘가장 강한 빛’은 “어둠을 태워 없”애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강한 빛’ 또는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화자는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항상 행복하다”고 한다.
‘가장 강한 빛’인 사랑은 “충동하는/세속을 넘어 줄달음치는/나를 감싸고” 돌며, “소용돌이치며 흘러가는 강물처럼”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연기처럼” “회오리치며 오르는 하얀 연기처럼” 무척 힘이 센 것이어서 ‘돈’과 ‘권력’을 부러워하지 않는 화자는 ‘가장 강한 빛’ 안에 있는 까닭에 행복하다고 한다.
이처럼 가장 강한 힘을 지닌 사랑도 때로는 시련에 빠질 때가 있다. 누구나 쉽게 사랑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의 시간에는 청명하고 우아한 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에도 안개 자욱한 날이 있기 때문이다.
안개가 발밑까지 자욱하다
몇 미터 앞도 내다볼 수 없고
보이는 것도 그 실체
사람인지 나무인지 허깨비 같아
세상으로부터 외톨이 된 듯
움츠려 불안에 떨고 있다
지금은 다만 보이는 모든 것들
그 실체를 알 수 없어
쓸쓸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기다리는 언제인가
마침내는 안개 걷히고
푸른 하늘 붉은 해는 빛나리라
할 일을 해나가는 것
꿋꿋하게 이 시간을 견디는 것
최선의 창이다 분명
안개 속이라 해도
꽃은 붉고 나무는 푸르다
-「사랑에도 안개 자욱한 날이 있다」 전문
사랑이 더욱 아름답고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랑이 늘 순조롭기 때문이 아니다. 밤이 있어야 낮이 더욱 눈부시게 빛나보이는 것처럼 사랑에도 안개가 자욱한 날이 있어야 안개 걷힌 사랑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아마 그런 날이었을 것이다. “안개가 발밑까지 자욱”한 날 “몇 미터 앞도 내다볼 수 없”다. 그러므로 희끄무레하게 보이는 것이 “사람인지 나무인지 허깨비 같아” 보인다. 사랑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답답할 것이다. 서로가 하나된 마음이어야 하거늘 무엇인가가 엇나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애태울 때는 자신의 사랑에 대해 믿음이 없어져 보인다. 그러다가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세상으로부터 외톨이 된 듯” 할 것이다. 서로 소통이 되지 못하고 있으니 섬처럼 고립된 듯하여 외로운 외톨이가 된 듯하다. 그래서 “움츠려 불안에 떨”기도 한다. 그리고 “쓸쓸하고 두렵기도 하”다.
그러다가 아침 안개가 태양이 떠오르면서 걷혀지듯이, 다행스럽게 “마침내는 안개 걷히고/푸른 하늘 붉은 해”가 빛나는 시간이 오고야 만다.
이렇듯 사랑에 안개 자욱한 날을 견디며 극복하는 화자의 방법은 “할 일을 해나가는 것”과 “꿋꿋하게 이 시간을 견디는 것”이라고 한다. 안개 자욱한 시련의 시간을 꿋꿋하게 견디며 자신의 할 일을 해나가는 것이야말로 화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을, 혹시라도 안개가 가혹하여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안개가 지나가리라 생각하며 꿋꿋하게 인내했을 때 보다 맑고 푸른 하늘에 붉은 해가 떠오를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안개 속이라 해도/꽃은 붉고 나무는 푸”르렀던 것이리라.
슬픔 없는 사랑도 없고
고통 없는 사랑도 없지
때로 사랑은
슬픔과 고통을 넘어
열병에 빠트리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지
이 모든 것을 떨쳐 나오는
바위 같은 신념,
사랑이 사랑이게 하지
사랑이 기쁨이며 행복이게 하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문을 열고 길을 찾아나서는
그 신념이
-「포기하지 않는 사랑」 전문
「믿음 없이 사랑은 없다」에서 사랑은 믿음을 전제로 한다고 했다. 그리고 「오직 사랑에서만」에서는 사랑에는 “슬픔과 고통의 뿌리도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열병에 빠트리거나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떨쳐 나오는/바위 같은 신념”이 필요하다. 그런 까닭에 “사랑이 사랑이게” 한다고 한다. “바위 같은 신념”을 통해 “슬픔과 고통을 넘어” 마침내 “사랑이 기쁨이며 행복”에 이를 수 있음을 설파한다. 다시 말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신념이 고통과 슬픔을 넘어 행복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당연히 알고 있는 사랑에 관한 관념이지만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 진정성과 설득력을 갖는 것은 시인의 체험이 그 배경을 이루기 때문일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시편들에서 ‘사랑’은 ‘가장 센 빛’이어서 무슨 일이든 가능함을 알 수 있다. 그 ‘가장 강한 빛’의 하나는 ‘그리움’이라는 감정임을 「사랑은 그리움이다」에서 보여준다.
사랑은 그리움이다
네가 옆에 있어도
손을 잡고 있어도
마음 저 밑바닥에서
끝 모르게 솟아오르는
애틋한 이 그리움
어찌할 수 없는
이렇게 강한 그리움을
신은
내 마음속 깊이 심어놓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은 그리움이다」 전문
인간의 사랑이 위대한 것은 신이 인간의 마음속에 그리움을 심어놓았기 때문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그러므로 화자는 “사랑은 그리움이다”라고 한다. “네가 옆에 있어도/손을 잡고 있어도/마음 저 밑바닥에서/끝 모르게 솟아오르는/애틋한 이 그리움”이라며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애틋함이 끝없이 솟아오른다고 고백한다. 흔히 그리움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떨어져 보지 못할 때 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하는데 화자는 끝없이 솟아오르는 애틋함을 그리움이라고 인식한다. 이 그리움이 사랑을 키우고 사랑을 위대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작품들은 변재섭 시인의 시 속의 주인공인 서정적 자아가 사랑의 대상에게 직접 토로하는 형식이었다. 이때 사랑의 대상이 사람임은 당연하다. 그런데 「사랑은 진행형이다」에서는 사랑의 대상이 ‘꽃’이어서 주목된다.
나는 오늘도 너를 들여다본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송이
따라 흔들리며 들여다보듯
정신을 집중하면
예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매력과 향기가 있어
나의 사랑은 감동 물결이다
때로는 곰팡이 앉은 방구석
어둠 같은 그늘이 있어
나의 사랑은
슬픔에 젖어 고개를 숙이나
이내 물결은 가라앉아
나의 사랑은 더욱 커진다
너를 들여다보고
너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잠시 멀어졌다가 더욱 가까워지기도 하며
언제나 진행형이다 나의 사랑은
죽는 날까지
-「사랑은 진행형이다」 전문
화자는 날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바라본다. 흔들리는 꽃을 따라 화자 역시 흔들리며 집중하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매력과 향기가 있”다. 화자는 때로 “곰팡이 앉은 방구석/어둠 같은 그늘이 있어/나의 사랑은/슬픔에 젖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의 사랑은 더욱 커”진다. 꽃이 슬픔에 젖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면 화자는 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따라 흔들리며 바라보았다. 여기에서 ‘바라봄’은 단순히 어떤 대상을 시각적으로 주목했다는 의미를 넘어 무한한 사랑을 보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 까닭에 꽃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화자가 꽃을 집중하여 바라보는 일은 위대하고 아름다운 사랑이다. 그 과정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꽃처럼 화자 또한 꽃을 따라 흔들리며 “잠시 멀어졌다가 더욱 가까워지기도 하”는 화자의 사랑은 멈춤이 없는 진행형이다. 그것도 “죽는 날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꽃은 실제의 꽃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은유이기도 하여 시의 영역이 더욱 확장되고 있다.
살펴보았듯이 변재섭 시인의 이번 시집의 시편들은 그 주제가 사랑이다. 사랑은 황홀하여 행복하지만, 사랑을 얻기까지는 많은 시련을 극복해야 함을 이 시집은 말해준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돈과 권력보다도 강한 것이 ‘사랑’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렇듯 사랑꾼인 시인이 얻고자 하는 것은 ‘완전한 사랑’이다.
작가 소개
1987년 서울에서 《시나라》 동인지 2집에 「변비」등 5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했다. 시집으로 『동그라미』『사랑에도 안개 자욱한 날이 있다』가 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 인터넷신문 <뉴스토픽> ‘변재섭 시정(詩情)’ 운영
목 차
제1부 사랑은 황홀하지
사랑은 황홀하지 ____ 14
눈부시다 ____ 15
가슴 태워 꽃이라면 ____ 16
믿음 없이 사랑은 없다 ____ 17
달콤한 사랑 ____ 18
사랑은 아름답네 ____ 19
참사랑은 결코 ____ 20
사랑 안에서 ____ 21
사랑의 속성 ____ 22
사랑의 뿌리 ____ 23
주는 사랑은 만족이 없지 ____ 24
사랑은 받아들이는 것 ____ 25
참사랑은 ____ 26
포기하지 않는 사랑 ____ 27
칭찬하는 사랑 ____ 28
예술 중의 예술 ____ 29
사랑의 인사 ____ 30
눈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 ____ 31
사랑하는 그 사이 ____ 32
응답이 사랑이다 ____ 33
선물을 받는 자세 ____ 34
투정은 사랑의 양념 ____ 36
제2부 오직 사랑에서만
오직 사랑에서만 ____ 38
황홀한 사랑 ____ 39
너를 향한 나의 사랑 ____ 40
사랑 너는 ____ 41
단 한 사람 ____ 42
사랑은 진행형이다 ____ 43
고소한 사랑 ____ 44
사랑엔 다른 소망이 없다 ____ 45
사랑은 결코 끝이 없다 ____ 46
사랑은 나의 명약 ____ 47
가장 강한 빛 ____ 48
신의 은총 ____ 50
온전히 알 수 없는 사랑 ____ 51
존재 이유 ____ 52
사랑은 행복의 섬 ____ 53
단 하나의 이유 ____ 54
단 하나의 목적 ____ 55
너를 통해서 ____ 56
너를 사랑함으로 ____ 57
숭고한 사랑의 대상 ____ 58
너로 하여 ____ 59
삶의 원동력 ____ 60
제3부 행복은 사랑에 있다
행복은 사랑에 있다 ____ 62
우리, 하나의 사랑 ____ 63
온전한 사랑 ____ 64
사랑에는 다리가 필요하다 ____ 65
사랑의 목적 ____ 66
사랑은 함께 하는 여행 ____ 67
우리, 이것이 사랑이다 ____ 68
그대, 내 안에 있어 ____ 69
사랑은 움직이는 것 ____ 70
나의 평화 너에게 있지 ____ 71
삶의 표현인 사랑 ____ 72
존재 최대의 명제, 사랑 ____ 73
사랑은 그리움이다 ____ 74
오늘의 사랑만이 사랑이다 ____ 75
단 하나의 거울 ____ 76
오직 하나의 사랑 ____ 77
사랑의 무게 ____ 78
사랑은 나로 하여금 ____ 79
사랑은 그대와 함께 ____ 80
사랑의 향유 ____ 82
사랑은 따끈한 생강차 ____ 83
행복한 삶을 위해 ____ 84
제4부 사랑에도 안개 자욱한 날이 있다
사랑에도 안개 자욱한 날이 있다 ____ 86
사랑은 ____ 87
진실로 사랑한다는 건 ____ 88
작은 들꽃 ____ 89
청보리밭의 여인 ____ 90
사랑은 다시 그렇게 왔다 ____ 91
전봇대꽃 ____ 92
사랑 초 ____ 93
참다운 지혜 ____ 94
사랑도 그렇다 ____ 96
너에게 가고 싶다 ____ 97
너에게 꽃이고 싶어 ____ 98
사랑의 기쁨 ____ 99
하늘 참외 ____ 100
둘이 딱 붙어 있다 ____ 101
백로(白露) ____ 102
커피 한 잔 ____ 103
사랑 꽃 ____ 104
꽃의 마음 ____ 105
김치 한 쪽의 사랑 ____ 106
사랑의 동업자 ____ 107
부부 ____ 108
109 |해설|
완전한 사랑을 찾아가는 길 / 강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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