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숲 해설가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오솔길의 사계절을 새롭고 정감 있게 담아낸 생태그림책
“학교 뒷산에 오솔길이 있어. 딱 한 사람이 오가기 좋은 길이야.
사람이 올라가면 닫람쥐랑 멧토끼가 깜짝 놀라서 달아나.
오소리가 다니며 만든 길이라고 오솔길이래.
멧토끼가 다녀서 토끼길이라고도 해.”
- 본문 중에서
수많은 환경 기관과 언론, 어린이 도서 관련 기관에서 찬사를 받은 환경 그림책「자연은 가깝다」시리즈 네 번째 책 『학교 뒷산에 오솔길이 있어』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자연은 가깝다」시리즈는 멀리 가지 않아도 늘 우리 곁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의 모습을 아름다운 감성으로 담은 환경.생태 그림책이다.『학교 뒷산에 오솔길이 있어』는『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마을 뒷산에 옹달샘이 있어요』,『도시에 저어새 섬이 있어요!』에 이어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이다. 고라니들이 살아가는 학교 뒷산 오솔길을 배경으로, 오소리, 산개구리, 직박구리와 같은 동물들은 물론, 고욤 산벚나무 밤나무와 같은 나무들까지 담아내며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오솔길에 얼마나 다양한 생명체가 세계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린다.
『학교 뒷산에 오솔길이 있어』는 고라니를 주인공으로, 고라니가 새끼들을 낳고, 그 새끼들이 어미를 따라 성장해 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통해, 오솔길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동식물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보여 준다. 숲 해설가이기도 한 작가의 진득한 관찰력과 한국화를 전공한 화가의 풍성한 색채가 더해져 오솔길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갈 때마다 새로운 것을 보여 주고 자연을 배우는 재미를 주는 오솔길은 우리가 아는 길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정다운 길이지요. 그 길에서 살기 위해서 먹고 먹히면서도 언제나 자연스러운 길, 오솔길에 사는 생명들한테서 자연스러움을 배우고 닮았으면 좋겠어요.”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아는 만큼 볼 수밖에 없는 오솔길의 사계절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이 그림책은 오랜 취재와 관찰을 통해 오솔길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 그림책 맨 뒷부분에는 그림책에 나오는 동식물을 바탕으로 오솔길에서 자주 만나는 동식물을 알아볼 수 있도록 기본 내용을 더 보충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 # 작가의 뒷이야기
_ 오솔길에서 만난 수많은 생명에게서 즐거움을 얻다.
어느 해 3월 마지막 날, 작가는 오솔길을 걷다가 길옆 가랑잎이 바람도 불지 않는데 바르르 떠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가만히 다가가 보게 된다. 다가가서 보니 애호랑나비 두 마리가 붙어서 가랑잎 위에서 날개를 퍼덕거리며 짝짓기를 하고 있었다. 작가는 문득 오솔길에 얼마나 많은 꽃과 동물과 곤충이 살고 있을까 궁금해져, 그때부터 틈만 나면 오솔길을 찾아가게 된다. 그러다 너구리도 보고 멧돼지도 만나고 어치, 직박구리, 쇠딱따구리 같은 새들도 보게 된다. 어느 날은 오솔길에 앉아서 새 잎 나는 나뭇가지를 올려다보고 있는데 퉁퉁퉁퉁 하는 소리가 들려 주위를 살피니 오소리가 오솔길을 가로질러 산비탈로 퉁퉁거리며 올라가고 있었다. 그 장면이 꿈만 같았던 작가는 오소리가 만든 길이라 오솔길이라더니, 오소리를 더 가까이서 만나려고 재빨리 따라갔지만 금세 놓치고 만다. 또 어떤 날은 다람쥐가 자꾸 땅을 파고 다니는 걸 한참을 지켜보다가 산벚나무 싹을 캐서 오물오물 먹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콩을 싹 틔워 콩나물을 먹는 것처럼 다람쥐도 봄에 산벚나무 싹을 먹고 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한다.
오솔길 옆 풀숲에서 새끼 고라니를 만난 날은, 잘은 몰랐던 고라니의 생태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된다. 자료를 통해, 어미 고라니는 새끼가 어릴 때 풀숲에 숨겨 놓는다는 걸 알게 된다. 가끔 혼자 있는 새끼 고라니를 발견하고는 구하려고 오솔길에서 안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는데, 오히려 어미를 기다리던 새끼 고라니를 어미로부터 떨어뜨리게 하는 일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다. 덕분에, 어떤 생명을 위해 주는 것도 알아야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배우게 된다. 이렇게 오솔길에 다녀올 때마다 관찰일기처럼 써 놓은 글을 다듬고 다듬어 오솔길 사랑이 듬뿍 담긴 생태 그림책의 원고로 탄생하게 된다.
■ # 화가의 뒷이야기
_수많은 취재 과정을 거쳐 화가의 손끝에서 오롯하게 피어나다.
화가는 처음 원고를 접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오솔길 모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한다. 어릴 적 동네 뒷산에 올라가 친구들과 뛰어놀고, 곤충들을 관찰하며 비밀 아지트를 만들던 기억도 떠오르기도 했지만 생생한 문장들을 계속 읽어 내려갈수록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자신이 과연 오솔길 글에 어울리게 그림을 구현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 속에 작업을 시작한다. 글을 쓴 작가를 만나러 김해로 내려가 글의 배경이 된 산을 가 보게 되고, 마을 끄트머리에 있는 학교와 마르지 않는 웅덩이, 안개가 잔뜩 낀 오솔길의 아침과 하늘 길, 멧돼지 목욕탕, 산딸기 덤불 등을 직접 보며 고라니의 흔적도 찾아본다. 산에서 멧돼지나 오소리와 같은 동물 만나기를 항상 기다린다는 글 작가의 취재 에피소드를 들으며 화가는 오솔길이 갈수록 신나는 작업이 된다. 글 작가와 몇 차례의 취재를 더하고, 그림 작업을 시작한 뒤에는 집 근처 가까운 산에 시시때때로 오르며 사진도 찍고 스케치를 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였고, 평소에는 가지 않던 해질 무렵이나 장마철과 무더위, 눈이 올 때 등은 더 바삐 산으로 향해 취재를 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스케치는 여러 번의 연습과 수정을 반복하게 되고, 점점 새로운 오솔길이 탄생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채색 작업에서는 오솔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재료를 사용했다. 평소 전통 산수화 기법이 우리나라의 자연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온 화가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화를 주게 된다. 덕분에 한지가 주는 깊이를 살리면서 붓의 다양한 변화에 그림을 맡겼고, 거기에 오솔길에 어울리는 밝은 색채를 사용하여 그리고 또 그려 보며 지금의 오솔길을 완성했다.
■「자연은 가깝다」시리즈
우리 주변에서 자연과 사람, 자연과 자연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생태그림책 꾸러미입니다. 도시에도 자연은 있고, 도시를 한 발짝만 벗어나면 논밭과 작은 산, 냇물에서 자연 생명들을 만날 수 있어요. 날마다 자연을 만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길에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영득
산마을에서 태어나 오솔길에서 자주 놀았어요. 오솔길에서 다람쥐나 멧토끼를 만나면 따라다녔어요. 지금은 교사, 학부모, 숲해설가한테 자연 사랑을 전하고 있어요. 지은 책으로『봄 숲 놀이터』,『오리 할머니와 말하는 알』,『강마을 아기 너구리』,『할머니 집에서』,『행복한 꽃차 만들기』,『산나물 들나물 대백과』,『주머니 속 풀꽃 도감』,『주머니 속 나물 도감』,『풀꽃 친구야 안녕?』,『내가 좋아하는 풀꽃』,『내가 좋아하는 물풀』,『숲에서 놀다』,『새콤달콤 딸기야』등이 있어요.
그림 : 박수예
한국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그림을 통해 자연과 가까워지고 있을 때 오솔길을 만났고, 화가로서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림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은 책으로『날아라! 뿔논병아리』와『소원이는 피겨요정』이 있으며『여름을 주웠어』,『지리산 둘레길 가이드북』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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