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역사,
그 출발점에 강기동이 있었다!
1973년 한국 최초의 반도체 제조 공장을 설립하여 오늘날 메모리 왕국의 기초를 세웠던 강기동 박사, 그가 끝내 뜻을 펼치지 못하고 조국을 떠나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 자신이 한국 반도체의 신화였던 천재 연구자, 대한민국에 반도체 산업의 씨앗을 심기 위해 많은 위험을 무릅썼던 모험적인 사업가, 그러나 정직하게 기술 개발에 매진하여 오히려 쓰라린 패배를 맛봐야만 했던 인간 강기동.
이 책은 그가 한 자 한 자 직접 써 내려간 인생의 기록이자 한국 반도체 산업의 살아 있는 역사이다.
‘반도체 코리아’의 진정한 신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 강기동
오늘날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은 세계 시장의 20퍼센트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반도체 코리아’를 이끄는 몇몇 대기업의 이름만을 알고 있을 뿐, 그 씨앗을 뿌린 진정한 선구자의 존재를 잊고 지내 왔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 바로 ‘강기동’이다. 강기동 박사는 미국 유학과 모토롤라 반도체 연구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1973년 한국 최초의 반도체 소자 제조 공장인 ‘한국반도체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조립업을 반도체 산업으로 알고 있던 기술 후진국 우리나라에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을 본격 이식한 것이다. 그는 이 공장에서 전자 손목시계용 시계 칩 KS-5001을 개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고 한국의 반도체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한국반도체주식회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에 인수되었고, 강기동 박사는 큰 좌절감을 안은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 후에도 반도체 산업에 뜻을 품은 국내 대기업들의 요청으로 여러 차례 반도체 사업 계획을 세웠으나, 한국으로 다시 오지 않고 미국에 머물렀다.
『강기동과 한국 반도체』는 대한민국 반도체의 아버지라 할 강기동 박사의 자서전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직접 써 내려간 긴 글 속에 반도체에 바친 인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무엇보다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을 한국으로 가져오기까지의 헌신적인 노력과, 한국반도체주식회사의 삼성 인수에 얽힌 진실을 가감 없이 밝혔다. 그는 스스로를 정치와 권력 다툼에 무지했던 실패한 사업가라 일컫지만, 이 책에는 오직 반도체만을 생각했던 천재 연구자이자 정직한 인간 강기동이 일군 ‘성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아마추어무선에 빠진 소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선구자가 되다
1934년 함흥에서 태어난 강기동은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 전기공학과에 입학했다. 소년 시절부터 아마추어무선에 큰 매력을 느껴, 대학 재학 중에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KARL)을 창설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하여 오하이오 주립대학 반도체연구소에서 본격적으로 반도체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모토롤라 사 반도체 사업부에서 최첨단 반도체 생산 기술을 연구했다. 그는 이때부터 모국에 반도체 생산 기술을 이식하고자 하는 포부를 품고 꾸준히 방법을 모색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1973년 경기도 부천에 한국반도체주식회사 공장을 설립했고, 오일쇼크로 인한 어려움과 여러 압박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마침내 독자 기술로 전자 손목시계용 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시계 칩의 성공 이후 그에게는 오히려 불행이 뒤따랐다. 피땀으로 일군 한국반도체주식회사를 삼성에 넘겨주어야 했고, 빈손으로 미국에 돌아왔다. 그가 떠나고 ‘한국반도체’는 ‘삼성반도체’가 되었고 오늘날의 삼성전자로 이어졌다. 강기동 박사는 이후에도 한국의 여러 기업들과 반도체 사업 계획을 세웠고, 그중 현대의 자문에 응하여 수립해 준 반도체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현대전자가 설립되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두 기업의 모태가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셈이다. 이처럼 한국 반도체 산업에 선구적인 공헌을 한 그이지만, 미국에서 보낸 지금까지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하지만 강기동 박사는 이제 그간 풀어놓지 않았던 진실을 밝히고, 회한과 원망보다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지금처럼 발전시켜 준 모든 이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삶을 회고하며 이 책을 펴냈다.
“나같이 되지 말라” - 거장의 뼈아픈 충고
강기동은 하이테크의 불모지 한국에 최첨단 반도체 소자를 제조하는 원천 기술을 이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유학 시절 우연한 기회에 반도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곧 그 분야에 빠져들었고, 오하이오 주립대학 반도체 연구소에서의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학교가 아닌 산업 현장으로 향했다. 모토롤라 반도체 사업부에서 연구팀을 이끌며, 오늘과 내일이 다르게 발전하는 반도체 업계에서 기술력의 정점에 있었다. 그의 실력은 미 국방성에서 비밀 프로젝트를 의뢰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늘 조국에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이식할 것을 꿈꾸었고,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한국에 반도체 웨이퍼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하지만 전자공업의 황무지인 한국에서 반도체 ‘조립’이 아닌 제조 사업은 제대로 이해받지 못했고, 그는 수많은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규제를 견디며 자신의 계획을 실천했다. 1975년, 강기동 박사는 마침내 최신의 C-MOS LSI 기술을 적용한 손목시계용 전자 칩을 개발하여 국내 전자업계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오로지 기술 개발에 매진한 정직한 엔지니어였던 강기동 사장은 어느새 자신이 세운 ‘한국반도체주식회사’의 권력 다툼에서 가장자리로 밀려나 있었고, 결국 회사마저 대기업의 손에 넘겨준 채 빈손으로 미국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자신의 모든 것, 인생을 걸고 시작했던 한국에서의 반도체 사업이었다. 미국으로 돌아와 수십 년이 흐른 지금, 그는 후학들에게 “나같이 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누구보다 큰 공을 세운 노(老)거장의 회한이 느껴지는 충고의 말이다. 이제 그는 지난 일에 대한 원망과 서운함을 내려놓고 오늘날 세계 반도체 산업을 견인하는 한국의 대기업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지낸다. 이 책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뿌리인 강기동 박사에게 조금이나마 아름다운 명예를 되찾아 주고자 하는 노력이다.
작가 소개
1934년 12월 9일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 전기공학과에 진학했으며, 고교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던 아마추어무선통신(HAM)에 남다른 애착을 품고 대한민국 1호 아마추어무선통신사 면허증을 취득하였고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KARL)의 창립을 주도했다. 대학 졸업 후 1958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 주립대학 반도체연구소에서 본격적으로 반도체 연구에 뛰어들었고 연구 성과를 인정받으며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62년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위치한 모토롤라에 입사하여 반도체 연구소를 직접 꾸리고 최첨단 반도체 생산 기술을 연구하여 당시의 반도체 분야를 선도했다. 1969년에는 실리콘밸리의 스튜어트 워너 사로 자리를 옮겼으며, 한국에 반도체 제조 기술을 이식하겠다는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준비했다. 1973년, 마침내 미국 내에 ICII 사를 설립하는 동시에 경기도 부천에 한국 최초의 반도체 소자 생산 공장인 한국반도체주식회사를 세웠다. 이후 제4차 중동전쟁으로 인한 오일쇼크를 이겨내고 C-MOS/LSI KS-5001 전자손목시계용 칩을 개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한국반도체주식회사가 삼성 그룹에 인수되면서 좌절을 맛보았지만 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반도체 사업에 뜻을 품은 한국 대기업들의 자문 요청에 응하여 원진전자와 현대전자 등의 설립에 관여했다. 현재 미국 네바다 주 리노에 거주하고 있다.
목 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미 국방성 극비 프로젝트
1부 유년과 청년 시절
1장 해방 그리고 전쟁
· 해방이 되다 · 대구 ‘10월 폭동’ · 서울로 이사 오다 · 경기중학교 진학 · 문안으로 옮기다 · 하이테크와의 만남(1) · 하이테크와의 만남(2) · 앞서갔던 친구 유홍배 · 단파 라디오 · 6?25 동란 · 아마추어 라디오의 시작 · 부산 대신동 천막 학교 · HAM에 대한 애착 · 서울공대 전기과에 입학하다
2장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창설
· 서울공대 통신과의 실상 · 나쁜 학생 · 한국 최초의 아마추어무선통신사 면허증 · 통신의 즐거움 · 치안국 특수정보과 비밀 활동 · 나의 호출 부호, HL1TA · 육군 수사대에 체포되다 · HAM국 HL2AA ·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KARL) 창립 · 공과대학 산악반 이동무선국 · 아마추어무선과 주변 사람들 · 고마운 분, 김임전 실장 · 미국 유학을 결심하다
3장 미국 유학과 반도체 연구소
· 미국 땅에 발을 딛다 · 오하이오 주립대학으로 · 학위 자격시험과 반도체 연구소 · 반도체 연구소의 설립 · 디퓨전 데이터의 반도체 업계 공급 · 석사와 박사 학위 · 강대원 박사 · 미식축구에 빠지다
2부 반도체와 나
4장 모토롤라 시절의 경험
· 모토롤라 반도체 공장으로 가다 · 모토롤라에서 겪은 갈등 · 내 부서를 꾸리다 · 더 큰 왕국 · 생산율의 혁신 · 마스크 사진의 정밀도 향상 · 표면 연구의 중요성 · 나의 특허: US Patent No.3,302,076 · 바이폴라 NPN에서 MOS 트랜지스터 시대로 · 영업 비밀 · 전기화학학회 학술회의 · 모토롤라 기술의 우수성 · 새 기술의 전파 · 응용 연구소
5장 한국으로 가는 길
· 모토롤라의 한국 진출 · 노신영 LA 총영사의 방문 · 뉴코리아전자의 실패 · KIST 사람들과의 만남 · 영빈관에서 쫓겨나다 · 일본의 반도체 업계 · 1967년 한국의 실정 · 호건 박사, 페어차일드로 가다 · 쌍용그룹 조해형을 만나다 · 실리콘밸리로 옮기다 · 대만이라는 우회로 · 한국에 대한 미련 · 한국에 태어난 죄
6장 한국반도체주식회사의 설립
· 켐코 김규한 사장을 찾아가다 · 실리콘밸리의 생태 · 서니베일에 ICII 사를 세우다 · 중동 전쟁과 오일쇼크 · 엔지니어 면접과 영어 회화 · 한국으로 이사 오다 · 무식한 부모 때문에 · 잘못, 잘못, 또 잘못 · 나도 보따리장수 · 나의 유일한 ‘빽’ · 한국 안의 높은 벽 ·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한국 그리고 미국
7장 나의 회사, 삼성에 팔리다
· 험난한 차관 도입의 길 · 자나 깨나 신뢰도 걱정 · 또 하나의 실수 · 끌려온 준공식 · 조 서더스에 대한 실망 · 보이지 않는 손 · 항복 문서 조인 · 위험한 모험, 전자 전람회 · 그래도 희망을 품고 · 성공적으로 첫 발을 내디딘 파운드리 사업 · 제품 선정을 둘러싼 의견 충돌 · 반(反)삼성 사장 만들기 · 회장의 방문과 돈 봉투 · 시계 칩의 대성공 · 숙청, 그리고 새 출발
3부 한국 반도체, 신화와 진실
8장 미국으로 돌아와서
· KDK 일렉트로닉스를 설립하다 · 또 한 번의 도전 · 원진전자의 잔꾀 · 국제 분쟁 · 반도체 사업을 모르는 후진국형 실패 · “나같이 되지 말라” · 새 일을 찾아 인도에 가다 · 인도에서 보고 느낀 것
9장 메모리 왕국의 시작
· 일곱 번째 사업 계획 · 최선의 선택, 64K DRAM · 내가 두고 나온 삼성반도체 공장 · 현대전자 사장으로 내정되다 · ‘메모리 왕국’의 진실 · 부천 공장에서 64K DRAM이 나오다 · 재벌 총수의 ‘기’ 싸움 ·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두 회사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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