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정일근 시인은 그 현실과 내면의 틈바구니에서 건진 첫 시집 해설에서 시인의 시 세계를 “동행 없이 걸어가고 있는 삶의 건강한 고통”이라 했다. 또한 “등배기는 그러한 세속의 삶을, 아득하고 더러운 그리움들과 부질없는 슬픔의 눈물까지 훌훌 저버리고 안성길 시인은 ‘갈 수 없는 나라에 가고 싶’(「서시」)어 한다”라며,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그 나라는 어디인가? 시인이 ‘무덤’이 된 뒤에도 천산만강에 나부끼며 혁명하는 꿈을 꾸고 싶어 하는 그 나라는 어디인가? …… 가르쳐다오. 나도 그곳으로 같이 가고 싶다”고 토로한 바 있는데, 그때 그가 본 그 ‘너머’를 이번 시집에서는 보다 가까이서 엿볼 수 있다.
평론가 구모룡은 이번 시집 해설을 통해 “삶이 사람들 간의 의존 관계이며 사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지금―이곳과 다른 세상을 꿈꾸던 초기 시의 지평이 확장된 귀결이다. 이 과정에서 아픈 몸의 경험이 개입한다. 그는 몸의 고통이 초래할 수 있는 자기중심의 감성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타자와 사물과 교감하는 감수성의 영역을 개진한다. 시인에게 생성과 신생은 어떤 의미에서 시적 지향의 궁극이다. 즉각적인 느낌의 이미지보다 “오래 씹은 밥알”(「곁을 보다」)같이 내적 숙성을 거듭하면서 내면과 외부의 합일을 얻는다. 따라서 모든 시어와 이미지에서 상응하는 생애의 흔적이 묻어난다”라고 평했다.
또한 시인은 「아내를 기다리며」를 통해서는 덧칠되는 역사와 부조리하고 모순된 현실에 대한 부정 의지를 보여 준다. 「어느 냄비의 고백」에 와서는 그것이 실천적 수행으로 나타나지 못함을 또한 안타까워한다. 그만큼 시인은 “버려지거나 우회하는 것들/ 저 뜨거운 중심”(「솔거미술관 가서」)을 다 보고 있다. 이를 해설에서는 “사물과 사람을 경애하는 마음을 지니고서 다 함께 사는 공환(conviviality)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안성길
울산 강정 출생(1959).
1987년 무크지 『지평』, 1988년 『민족과 지역』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
2008년 계간『海洋과 文學』으로 평론활동 시작.
시집 『남동해역』(1987, 2인 시집)
『빛나는 고난』(1990)
『아직도 나는 직선이 아름답다』(1996)
『말희의 사랑』(2001)
평론집『고래詩, 생명의 은유』(2017)
국제PEN한국본부, 한국작가회의, 한국해양문학가협회 회원, <봄시> 동인.
2018년 현재 울산시민학교 국어 교사.
목 차
시인의 말
제1부
방어진 바다 15
연꽃동백 꽃물 들쓰고 16
어느 스승의 날에 17
샘골 스피노자 18
예쁜 글씨 쓰기 20
솔거미술관 가서 22
실금 하나 24
대추 25
빈집 26
빈 잔을 만나다 29
흐르는 강물처럼 30
해 저무는 개운포에서 31
제2부
어머니의 사진첩 37
삼천포에서 38
아내를 기다리며 39
정구지꽃 40
민달팽이 먼 길 가네 42
아버지의 구두 주걱 44
어머니의 꽃가마 46
키스 오브 집시 48
내 아버지는 귀신고래 51
당나귀의 귀를 달며 54
격포는 멀다 56
방어진 솔숲 아래 대왕암 가다 보면 58
목장갑 60
제3부
보리 63
곱단이 복분자 64
승호분식 66
시례 가는 버스 67
달천동 코스모스 68
다시 메밀꽃 필 무렵을 읽으며 70
그리운 사람에게 1 72
그리운 사람에게 3 74
하동 국밥집 75
음력 구월 구일 76
언양 미나리 78
옥현 사람들 저기 오시네 80
제4부
강물이 흘러가는 법 85
그리운 나의 클론 88
도마와 나 89
내도 90
아주 숭악한 나이 91
곁을 보다 92
파리, 불온한 93
천마산 누덕 부처 94
어먼 걱정 96
흔적, 칼금보다 서늘한 98
십일월 풍경 99
지금쯤 호계리 빈 들녘 가면 100
제5부
어느 냄비의 고백 105
첫새벽 새미실교 건너며 106
혈흉血胸이 된 기억 1 108
혈흉血胸이 된 기억 2 110
세상 모든 유선형은 112
지구 별을 사랑한 고양이 114
플라이가이 날리는 여우각시풀이 116
모관 운동 117
김추자 생각 118
동천강 둑길 걷다가 120
해설
구모룡 깜깜할수록 더욱 빛나는 시어들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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