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속된다

고객평점
저자루트 클뤼거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18/10/31
형태사항p.382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465352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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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여성은 다르게 기억한다”
출간되자마자 독일 사회를 뒤흔든 문학 사건

 헤르타 뮐러,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마르틴 발저가 손꼽은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여성 증언문학!

토마스만 문학상 | 레싱 문학상 | 쇼아 기념상 | 오스트리아 빈 선정 올해의 책

 아우슈비츠 절멸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가장 어린 유대인 루트 클뤼거
 홀로코스트 추모문화를 거부한 홀로코스트문학,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증언문학

1931년생,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가장 어린 유대인, 얼어붙은 기억을 반세기 만에 녹인 여성 피해자, ‘마지막 생존자’라는 그럴싸한 꼬리표를 노골적으로 불쾌해하는 역사의 증인, 오스트리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하고 한참 뒤 ‘가해자의 언어’를 다시 꺼내 쓴 독일문학연구가, 날카롭고 간명하고 유려한 문체로 독자에게 에두름 없이 말을 거는 작가, 루트 클뤼거.
『삶은 계속된다: 어느 유대인 소녀의 홀로코스트 기억』은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클뤼거의 대표작으로, 나치가 지배한 어린 시절과 소녀 시절을 유대인이자 여성, 어린아이, 딸, 문학 독자의 관점에서 기록한 기념비적 증언문학이다. 1992년 독일 출간 당시 “강제수용소의 참담함을 재현한 또하나의 수기가 아닌” “피해자에 관한 통념을 매 순간 배반하는” “페미니즘적 관점을 전면에 내세운 독보적인 홀로코스트문학”이라는 평가와 함께 독일어권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등 독일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지금도 유럽과 미국에서 국가폭력 피해자(특히 여성)의 경험과 기억, 사후 영향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다. 더불어 증언으로서의 가치는 물론, 날카로운 문장과 기억을 불러내는 기법 등 탁월한 문학성을 인정받아 토마스만 문학상, 레싱 문학상, 쇼아 기념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2008년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주관하는 올해의 책으로 선정, (도시 인구 약 189만 명 중) 10만 독자가 이 책을 읽어 화제가 되었다.

“이 책은 가해자의 언어로 써야 한다”
처음에는 아이의 시선으로, 다음에는 여성의 시선으로
 무엇보다 가해자의 언어인 독일어로 쓴 생존자의 자서전

 현재 시점의 그녀는 독일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누운 채, 오십 년 전 유년 시절로 돌아간다. 그가 일곱 살 때 유대인은 공원 벤치에 앉는 것이 금지되었다. 빵을 사러 가게에 편히 가지도 못했고 영화관에도 갈 수 없었다. 열한 살 때 고향에서 추방되어 체코 테레지엔슈타트 강제수용소로 압송되었다. 이후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와 폴란드 크리스티안슈타트 강제수용소로 이송되어 갇혀 지냈다. 1945년 초 어머니와 언니와 극적으로 탈출하기 전까지, 클뤼거는 인간의 존엄성을 습득하는 대신 멸시와 학대와 굶주림과 갈증에 적응해 살았다.
열두 살 때는 폴란드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절멸수용소에 있었다. 당시 그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증언할 가치가 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수인번호 A- 를 팔에 새겨야 했고, 발가벗은 채 죽은 이들이 담긴 트럭이 한 번씩 눈앞에서 지나갔다. 날마다 한참을 서서 점호를 받았다. 신체적 불편함은 끝이 없었고 그래서 지루했다. 어느 순간 열다섯 살 미만의 아이들은 전부 가스실로 끌려갔다. 그는 순전히 우연히 살아남았다.
저자는 이렇게 (1) 반유대주의적 분위기가 극에 달한 빈에서 보낸 유년 시절, (2) 고향에서 쫓겨나 체코와 폴란드 강제수용소에 갇혀 지낸 소녀 시절, (3) 극적으로 탈출해 숨어 살다 독일 바이에른에 당도한 전쟁 말기, (4) 미국 이주 뒤 살아온 젊은 날 등을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풀어나간다. 이때 전쟁과 강제수용소의 잔인하고 참담한 실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대신,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현장과 여자아이가 받은 부당한 대우, 유대인 사회의 여성차별 사례 등을 솔직하고 통렬하게 펼쳐놓는다.
이 책은 중요한 기록물로 손꼽히지만 기록적 가치에만 머물지 않는다. 작가로서 발휘한 언어 감각도 눈부시다. 저자는 국가폭력이 지금과 이후 삶에 미치는 영향을 문학으로 승화시켜, 헤엄치듯 떠밀어내듯 말을 움직여 독자의 상상력을 건드리고 이해의 폭을 넓힌다. (분노와 공포를 소화하지 못한) 아이의 시선과 (성장하면서 깊어진) 통찰이 이런 기법에 힘입어 맞물려가면서, 읽어갈수록 더 큰 울림과 더 예리한 사유를 전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이 책을 독일어로 썼다. 열여섯 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독일어를 거의 쓰지 않았지만, 이 회고록은 가해자의 언어인 독일어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제수용소에 관한 책은 주로 헝가리어, 폴란드어, 히브리어, 이탈리아어 등으로 집필되었고, 독일어로 집필된 것은 의외로 드물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결심이었다. 그는 독자들에게, 무엇보다 가해국의 독자들에게, 귀를 닫지도 장벽을 세우지도 말고, 이 이야기에 귀기울여줄 것을 간절하고 단호하게 요청한다.

화해와 용서를 입에 쉽게 올리지 않고
 피해자의 메시지에 응답하는 한 가지 방법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지 십사 년 뒤인 2016년 1월 27일, 루트 클뤼거는 독일정부의 초청으로 연방의회의 나치 희생자 추념행사 자리에 참석해 기념연설을 진행했다. 이차대전 당시의 나치 강제수용소, 특히 여자 수감자들이 겪은 성적 착취에 대해 담담히 회고한 그는, 오늘날 독일 정부의 난민수용정책을 놀라운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초청에 응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 몇 달 전 메르켈 총리가 독일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전부 받아들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홀로코스트 광대”라는 (역시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임레 케르테스의) 자조적 표현에 적극 동조할 정도로 홀로코스트 추모문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던 그가 추념행사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자신의 염원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는 생각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십 년 전 그토록 간절하게 전한 한마디 한마디가 가닿았다는 안도의 표시였을 수도 있다.
다만 클뤼거의 연설 수락이 곧장 독일인들과의 화해나 그들에 대한 용서로 이어진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그가 이 책에서 다룬 단절과 모순과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혐오의 조짐들을 놓친다면 그런 일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고, 지금도 반복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는 클뤼거와 오랜 시절 우정을 나눴던 독일 작가 마르틴 발저가 반유대주의적 시선을 가감 없이 드러낸 2002년 사건에서도 드러난다. 클뤼거는 이때 발저와 관계를 중단한다.)

 *

고집스러운 항의이자 사유를 일깨우는 통찰인 『삶은 계속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과거와 기억을 다루는 문학의 탁월한 방식을 만나고, 그 여정에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더불어 홀로코스트 추모문화에 피로를 느끼는 동시대인들과 그 의례적인 문화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기관들 틈에서 폭력의 경험을 짊어지고 살아간다는 것, 피해 경험을 말한다는 것, 과거를 극복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루트 클뤼거
홀로코스트 생존자, 미국으로 망명한 독일문학연구가, 작가. 193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대인 부부의 딸로 태어났다. 반유대적 분위기가 극에 달한 1942년, 어머니와 함께 체코 테레지엔슈타트 게토로 끌려갔다. 그뒤 폴란드 아우슈비츠 절멸수용소를 거쳐 크리스티안슈타트 노동수용소로 이송되었고, 1945년 2월 ‘죽음의 행군’ 도중 탈출해 살아남았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쓴 시가 전후 독일 지역신문에 실리면서 주변에 이름이 알려지기도 했다. 1947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 후 뉴욕시립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버클리캠퍼스에서 독문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부터 프린스턴대학 독문학과 교수로, 1986년부터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어바인캠퍼스 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88년부터 독일 괴팅겐대학 방문교수를 겸하게 되면서 어바인과 괴팅겐을 오가며 지냈다. 2018년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살고 있다.

1992년 독일에서 출간된 『삶은 계속된다』는 루트 클뤼거의 대표 저서로, 나치가 지배한 어린 시절과 소녀 시절의 기억을 유대인이자 여성의 눈으로 회고한 자전문학이다. 저자는 강제수용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대신, 폭력이 지금과 이후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시적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이 책은 출간 당시 독일어권 지역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등 독일어권 사회에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지금도 유럽과 미국에서 나치 등 국가폭력 피해자의 경험과 기억을 이야기할 때 더없이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2008년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주관하는 ‘한 도시 한 책’으로 선정, 10만 독자가 이 책을 읽어 화제가 되었다.
루트 클뤼거는 오스트리아 문학비평상, 토마스만 문학상, 레싱 문학상, 쇼아 기념상, 하인리히하이네협회 표창, 빈여성상, 헤르만코헨 메달, 그림형제상, 바이에른 도서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저서로 『여성은 다르게 읽는다』 『파국들. 독일문학에 대하여』 『시인과 역사가. 사실과 허구』 『길을 잃다』 『여성이 쓰는 것』 『역풍. 시와 해석』 등이 있다.


옮긴이 : 최성만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벤야민의 미메시스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발터 벤야민: 기억의 정치학』 『표현 인문학』(공저) 등을 저술했으며, <발터 벤야민 한국어판 선집>을 기획하고 『일방통행로/사유이미지』 『서사.기억.비평의 자리』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폭력비판을 위하여/초현실주의 외』 등을 번역했다. 그 밖의 주요 역서로 『한 우정의 역사: 발터 벤야민을 추억하며』 『아방가르드의 이론』 『미메시스』 『예술의 사회학』(공역) 『독일 비애극의 원천』(공역) 『미메시스와 타자성』(근간) 등이 있다.

 

목 차

제1부 빈

제2부 수용소
 테레지엔슈타트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크리스티안슈타트 (그로스로젠)

제3부 독일
 탈출
 바이에른

제4부 뉴욕

 에필로그: 괴팅겐

 옮긴이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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