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교육은 개인의 생활양식과 세계관을 변화시키고 자아를 형성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 근현대 학교 풍경과 학생의 일상〉 총서는 ‘학교와 학생’을 공통 주제로 삼아 역사학자와 교육학자 10명이 의기투합해 저술한 결과물(총 10권)로서 다음과 같은 점에 중점을 두었다. 먼저 근현대 학교의 풍경과 학생의 일상생활을 공통 소재로 삼아 전통과 근대의 충돌, 일제하 근대성의 착근과 일본화 과정, 해방 후 식민지 유제의 지속과 변용을 구체적으로 고찰함으로써 한국적 근대성의 실체를 구명하고자 했다. 더 나아가 한국의 교육을 동아시아 각국의 근현대교육과 비교하고 연관시킴으로써 상호작용과 반작용을 드러내고 그 의미를 추출하고자 했다.
개항기부터 일제시기까지,
조선에 살았던 일본인 학생과 그들의 학교
이 책은 〈한국 근현대 학교 풍경과 학생의 일상〉 총서의 하나로, 재조선 일본인 교육제도 구축 과정, 재조선 일본인 학교와 교육 실태, 재조선 일본인 학생들의 모습 등을 살펴본다. 또한 그와 같은 실상을 당시 그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살았던 조선인의 교육과 학교 또는 그들의 모국인 일본 내(내지, 본토)의 교육과 학교 상황 등과 비교하는 등 다양한 맥락에서 분석한다.
일제시기 교육과 학교, 학생의 역사에는 조선인뿐만 아니라 재조선 일본인도 포함된다. 그동안 재조선 일본인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학교 연구는 전반적인 재조선 일본인 역사 연구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소흘히해왔다. 이에 이 책에서 저자는 당대의 많은 사료와 그동안의 재조선 일본인 교육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실사구시實事求是 방법으로 고찰하고 서술했다. 조선에서 학교를 다녔던 일본인이나 일본인 학교에 대한 회고를 다룬 연구도 활용했으며, 일본 거류민 사회가 형성되거나 일본인 교육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하던 개항기 당시의 지역이나 학교 모습이 실린 사진, 지도, 그림 등도 적극 활용했다.
시기별, 주제별로 다양하게 살펴본 재조선 일본인
장별 구성을 보면 1장 ‘조선으로 건너온 일본인’에서는 일본에서 조선으로 들어오는 첫 관문인 부산, 그중에서도 왜관에서 시작된 일본인 역사부터 살펴보았다. 이후 서울로 진입한 일본공사관과 일본인 그리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으로 더욱 급증하는 일본인을 고찰했다. 마지막으로는 국권피탈 이후부터 일제 말기까지 일본인의 인구 규모와 조선에서 그들이 차지했던 사회적, 정치적 비중을 조선인과 비교하며 검토해보았다.
2장 ‘국권피탈 이전부터 설립된 일본인 학교’에서는 거류 초기에 일본 정부보다도 재조선 일본인 스스로가 중심이 되어 서둘러 학교를 만들기 시작한 배경과 활동 등을 살펴보았다. 또 그러한 가운데 자리 잡기 시작한 소학교와 유치원, 고등여학교 그리고 경성중학교 건설로 더욱 빠르게 파괴됐던 경희궁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3장에서는 ‘일본인 교육제도 구축’을 서술했다. 1905년부터 1910년경까지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조치한 재조선 일본인 교육제도를 살펴보았다. 1905년 <재외지정학교제도>부터 1909년 2월 <소학교 규칙> 그리고 같은 해 12월 제정된 〈학교조합령〉까지 고찰했다.
4장 ‘풍요로운 교육환경, 그래도 내지를 동경하는 학생’에서는 재조선 일본인 학생의 풍요로움과 그럼에도 그들이 식민지 조선에서 사는 것보다는 일본으로 가는 것을 꿈꾸기도 했던 모습 등을 살펴보았다. 먼저 ‘1910~1945년 설립된 일본인 학교’, ‘일본 어린이, 누구나 소학교로’에서는 재조선 일본인 학생의 취학률 등을 고찰했다. 취학률을 포함해 여러 면에서, 심지어 그들의 본토인 일본에서보다도 나을 정도로 풍성한 혜택을 받으며 살았던 모습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그래도 내지에 있는 학교가 좋아’에서는 재조선 일본인 학생들이 일본에 있는 학교를 동경하고 그곳에 가기를 꿈꾸기도 했던 실상 등을 서술했다.
5장에서는 ‘일본인 교정 안팎의 풍경’을 살펴보았다. 그들의 학교 안과 밖에서 벌어졌던 몇몇 풍경을 들여다보려 했다. ‘모국 일본에 대한 관심과 혼돈’에서는 일본인 학생이 일본에 가기를 희망하고 관심을 가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느낀 ‘모국에 대한 혼돈’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서열화한 학교, 입학 전쟁’에서는 재조선 일본인 사회의 서열 문화가 교육 또는 학교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그로 인해 치열했던 입시 전쟁 모습을 그려보려고 했다. 그리고 ‘수학여행은 조선 여러 지방과 일본, 만주로’에서는 수학여행을 둘러싼 여러 사건을 살펴보았다. 또 ‘교정까지 파고든 전시체제’에서는 전쟁체제로 바뀌면서 수학여행과 교정 생활 그리고 수업마저도 군사주의 문화와 체제로 깊게 변질됐던 모습을 밝히려고 했다.
마지막으로 6장 ‘일본인 학생과 조선인 학생, 따로 또 같이’에서는 일본인 학생들이 조선인 학생들과 함께 조선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공학제’라는 이름의 같은 교육제도 아래 있었지만, 교육의 실상은 결코 ‘같지 않았던’ 점을 살펴보았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밀치다’에서는 ‘일본’, ‘일본인’, ‘일본어’ 등으로 ‘조선’, ‘조선인’, ‘조선어’ 등을 밀쳐버리고, 교육제도에서도 일본의 제도로 조선의 제도를 밀쳐버리려고 했던 일제의 식민정책을 고찰했다. ‘공학, 함께 가르친다 했지만’ 등에서는 일제가 두 민족에 대해 ‘동일한 통치’, ‘차별 없는 대우’ 등을 내세웠던 것과는 전혀 달랐던 또는 거리가 완전히 멀었던 교육, 학교의 실상을 검토했다. 마지막으로 조선의 교육과 학교에서도 민족별 차별성이 뚜렷하게 존재한 가운데 조선인이 다니는 학교에 진학해서 그들과 함께 공부해야 했던 일본인 학생의 실상을 살펴보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조미은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독립기념관 이사, 역사디자인연구소 이사. 전남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연구원을 지냈으며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에서 근무했다.
지은 책으로 《조선시대 서울 사람들》(공저), 《한국 근대신어의 유형과 특성》(공저) 등이 있고, 논문으로 〈일제강점기 재조선 일본인 학교와 학교조합 연구〉, 〈조선형평사의 경제활동 연구〉, 〈조선교육령과 재조선 일본인 교육제도〉 등이 있다.
목 차
총서를 펴내며
머리말
1 조선으로 건너온(渡韓) 일본인
1 왜관에서 시작된 일본인 거류 역사
수차례 변동된 왜관의 운명|일본, ‘조선으로 가는 일본인 제한’ 규정 해제
2 서울에 들어선 일본공사관과 일본인
3 청일·러일전쟁으로 더욱 급증하는 일본 인구
일본인이 많이 살던 지역: 항구 그리고 서울
4 1910년부터 일제시기 말까지 재조선 일본인 규모와 비중
‘내지인’, 즉 ‘식민지의 본국’ 국민이 된 일본인|존재 이유가 없어진 ‘거류민단’ 폐지
2 ‘국권피탈’ 이전부터 설립된 일본인 학교
1 자녀 교육의 선두에 선 거류민
2 소학교와 유치원
부산에서 출발한 일본인 소학교와 유치원 역사|원산항과 인천에 설립된 소학교와 유치원|수도 서울에 들어선 일본인 소학교와 유치원|군산, 목포, 마산에서 시작된 일본인 소학교|북한 지역에 처음으로 설립된 일본인 교육시설: 진남포, 평양, 개성|소학교, 중학교, 고등여학교의 명칭에 대하여
3 고등여학교, 남자 중학교보다 일찍 들어서다
부산고등여학교, 재조선 일본인 여성을 위한 첫 고등여학교|서울에 자리한 일본인 여자 중등교육기관
4 경성중학교, 경희궁에 둥지를 틀다
재조선 일본인을 위한 첫 번째 정식 중학교, 서울에 설립되다|경희궁을 침범한 경성중학교의 새 둥지|해방 후 경성중학교로|경성중학교 설립으로 황폐화된 경희궁
3 일본인 교육제도 구축
1 <재외지정학교제도> 실시
<재외지정학교제도> 제정과 실시|재외지정학교의 변동과 <재외지정학교제도> 폐지
2 <소학교규칙> 실시
3 <학교조합령> 실시
<학교조합령〉과 학교조합이란?|〈학교조합령〉 제정과 학교조합 설립의 목적|학교조합, 조선 방방곡곡에 설립되다|학교조합 증가와 병행해 증설된 일본인 학교|학교조합의 수익사업과 부동산
4 풍요로운 교육환경, 그래도 ‘내지’를 동경하는 일본인 학생
1 1910~1945년 설립된 일본인 학교
2 일본 어린이, 누구나 소학교로
빠르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설립된 일본인 소학교|일본인 취학률을 높이기 위해 동원된 추가 방안|일본보다 높은 재조선 일본인 소학교 취학률
3 재조선 일본인 여학생, 그래도 일본의 여학생보다는 ‘누렸다’
4 그래도 ‘내지’ 학교가 좋아
5 일본인 교정 안팎의 풍경
1 ‘모국’ 일본에 대한 관심과 혼돈
‘내지’에서 멀어지는 일본인 학생|일본인 학생의 일본 방문과 혼돈
2 서열화한 학교, 입학 전쟁
입신출세, 학교 서열화 그리고 입학 경쟁|소학교 학생의 입시 준비 전쟁|중학교 서열
3 수학여행은 조선의 여러 지방과 일본, 만주로
조선에서 수학여행은 언제 시작됐을까|일제의 조선 수학여행 관여와 통제|재조선 일본인 학생의 수학여행
4 교정까지 파고든 전시체제
군사훈련에 동원된 일본인 남학생|전시체제기 고등여학교와 일본인 여학생|소학교 학생의 ‘단련’ 수업과 노동 동원
6 일본인 학생과 조선인 학생, 따로 또 같이
1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밀치다
일본의 교육제도로 조선 교육의 틀을 삼다|일본어로 조선어를 밀치다|필수 교과가 된 ‘창가’
2 ‘공학’, 함께 가르친다 했지만
결코 균등하지 않은 교육기회|학교 이름도 계속 각각|조선인 보통학교 교사도 대부분 일본인
3 학교조합과 학교비, 늘 따로
일본인 ‘학교조합’에 대응하는 조선인 ‘학교비’|교육 여건에서도 드러나는 차이
4 조선인 학교에 간 일본인 학생
조선인 보통교육기관의 일본인 학생|조선인 공립초등교육기관의 일본인 학생|일본인 학생이 조선인 학교에 다닌 이유: 청주고등보통학교 사례|조선인 학교에 다닌 일본인 학생의 사회적 배경
맺음말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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