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8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장영란 교수가 2013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한 준비 단계의 관련 기획으로 요청을 받아 발표했던 글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여기서 제목으로 사용된 호모 페스티부스(Homo Festivus)는 ‘축제를 하는 인간’이라는 의미이다. ‘페스티부스’(festivus)는 라틴어 페스툼(festum) 또는 페스투스(festus)에서 유래되며 즐거운, 기쁜, 유쾌한 등의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축제가 본질적으로 즐거움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축제의 기원은 엄밀히 종교 제의에서 유래되었다. 그리스어에서 축제를 가리키는 용어는 쉬노도이(synodoi), 파네귀리스(panegyris), 헤오르테(heorte) 등이다. 각각 ‘함께 가는 것’, ‘모두 모이는 것’, ‘즐거워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축제는 ‘함께 모여서 즐거워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고대 그리스의 축제는 신들에 대한 제의로부터 시작하지만 신들과 함께 인간들이 즐거워하는 것으로 끝난다.
사실 현대에는 다양한 축제들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논의들이 많이 있다. 이 책에서 세계의 지역축제들을 개별적으로 소개하려는 목적은 없다. 다만 축제가 단지 단순히 즐기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분석하고자 한다. 인간의 문화적 특성으로서 축제와 제의 및 놀이 등의 기원과 목적 등을 검토하고, 현대인의 삶에서 축제의 본래적인 의미를 되살리려 한다. 그리하여 고대 그리스 축제의 주요 요소들과 원형적 특징들을 살펴보고, 인간의 삶의 실존적 한계 상황에 대한 인식과 고통의 치유로서 축제의 고유한 특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마지막에 실린 부록에서는 현대의 대표적인 축제 중 동계올림픽을 사례로 삼아 축제의 상징과 이미지 등을 살펴보려 한다.
이 책의 특징과 내용
이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축제의 기원과 원형에 대해 다루며 현대 사회에 나타나는 축제의 본래적 목적과 기능을 살펴보기 위해 고대 그리스 종교 축제의 원형적 특징들을 분석한다.
2장에서는 축제의 치유와 소통에 대해 다룬다.
현대인들은 일상적 삶 속에서 수많은 축제들을 접하게 된다. 최근 들어 한국사회에 매우 많은 크고 작은 축제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축제가 피상적으로 드러내는 유희적 특징 때문에 축제 자체를 진지한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리스 종교 축제에 대한 철학적 분석을 통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3장에서는 희생제의와 희생양에 대해 다룬다.
인간의 축제에 가장 핵심적인 제의적 요소들을 분석해 보면 이 세계와 우주 안에서의 인간의 지위를 성찰할 수 있다. 특히 고대 사회의 희생제의와 희생양의 기원과 변천과정에 나타나는 인간의 초월적인 사유의 방식을 분석할 수 있다.
4장에서는 놀이와 예술의 탄생에 대해 다룬다.
축제의 주요 요소들 중의 하나가 놀이라고 생각된다. 놀이는 일종의 문화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노동과도 대비된다. 놀이가 가진 주요 특징들과 축제의 요소들이 중첩되는 면들에 대해 세분화하여 살펴본다.
5장에서는 노동과 여가의 철학에 대해 다룬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노동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여가도 우리에게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진정한 여가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한 것이다. 여가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인간이 추구하는 여가의 정의와 본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동계올림픽의 상징성을 살펴본다.
동계올림픽의 공간적 상징은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점인‘산’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나타내고 시간적 상징은 열리는 시기가 겨울과 봄의 중간적 특징을 갖고 있어 모든 것의 원초적 생명력을 재생시키는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상징성으로 인해 동계올림픽은 고대의 신년제의의 의미를 계승하고 원초적인 생명을 회복해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재정립할 수 있는 축제 한마당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기초적으로 알고 있던 올림픽의 시초를 고대 그리스의 신화와 제의를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그것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가져왔는지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현대인이 즐기고 있는 축제의 본래적인 의미를 되살리고 인간의 삶의 실존적 한계 상황에 대한 인식과 고통의 치유로서 축제의 고유한 특성을 검토하고 있어 오늘날 여가를 위한 다양한 축제와 대중 문화사업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과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장영란
한국외국어대학에서 그리스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그리스 신화와 비극 및 철학 등과 관련된 다양한 논문들과 저서들을 출판했다. 그리스 신화와 문화 비평 및 상징과 이미지 연구로 건국대학교 연구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미네르바 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 서구 사상에서 좋은 삶과 탁월성의 문제, 설득과 소통의 문제, 영혼의 훈련과 치유의 문제 등에 관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혼의 역사』, 『장영란의 그리스 신화』, 『소크라테스를 알라』, 『플라톤의 국가, 정의를 꿈꾸다』, 『죽음과 아름다움의 신화와 철학』, 『위대한 어머니여신』, 『신화 속의 여성, 여성 속의 신화』,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식론』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고대 그리스의 운명 개념과 탁월성의 문제」, 「니체의 비극정신과 신화적 원형」, 「고대 그리스의 탁월성의 기원과 고난의 역할」, 「아가멤논 사절단과 오뒷세우스의 설득의 원리」, 「플루타르코스의 듣기의 기술과 탁월성의 훈련」, 「아리스토텔레스와 아렌트의 활동적 삶과 관조적 삶」, 「스토아학파의 영혼의 윤리적 훈련과 철학적 치유」, 「헬레니즘철학과 초기 그리스도교의 영혼 훈련 개념」등이 있다.
목 차
Ⅰ. 축제의 기원과 원형
1. 축제의 기원과 목적 … 21
2. 축제의 요소와 특징 … 25
3. 종교제의와 운동경기 … 35
4. 축제와 탁월성의 훈련 … 41
Ⅱ. 축제의 치유와 소통
1. 신과 인간의 만남과 소통 … 49
2. 축제와 고통의 해방 … 51
3. 축제와 영혼의 치유 … 60
4. 축제와 삶의 재정립 … 66
5. 축제와 공동체의 연대 … 73
Ⅲ. 희생제의와 희생양
1. 희생제의와 신화의 역할 … 79
2. 희생제의의 기원과 목적 … 84
3. 희생제의와 희생양의 종류 … 94
4. 희생제의의 정화 수단과 의식 … 105
5. 희생제의의 만찬과 폭력의 원리 … 115
Ⅳ. 놀이와 예술의 탄생
1. 놀이와 웃음의 철학 … 126
2. 놀이의 특징과 종류 … 132
3. 예술과 놀이의 원형 … 143
4. 예술의 장르와 놀이 현상 … 154
5. 대중 예술과 문화산업 … 167
Ⅴ. 노동과 여가의 철학
1. 노동과 유토피아의 이상 … 185
2. 근대 금욕주의와 노동의 소외 … 195
3. 호모 라보란스와 피로사회 … 202
4. 노동의 연장과 노동의 종말 … 210
5. 진정한 여가와 자기 수양 … 219
[부록] 동계올림픽의 상징과 문화
1. 고대올림픽의 원형과 문화 축제 … 227
2. 동계올림픽의 시간과 공간 상징 … 230
3. 동계올림픽의 물과 불의 상징 … 240
4. 동계올림픽의 위상과 축제 기획 … 247
참고문헌 … 251
찾아보기 …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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