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의 천국 - 국가 부도와 론스타 게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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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정환
출판사항인물과사상사, 발행일:2018/12/28
형태사항p.563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906512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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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은 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들의 필독서였는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장하준(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

‘국가 부도’ 이후 모피아와 검은 머리 외국인들의 머니 게임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의 진실”
 “한국 경제를 말아먹는 주주 자본주의의 실체”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와 ‘투기자본의 천국’의 실체”

론스타 게이트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집약된 사건이자, IMF 외환위기 이후 지난 20년 동안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충분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건이다. 또 온갖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수많은 편견과 오해에 사로잡혀 있는 사건이자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IMF 외환위기의 망령이기도 하다. 그 사이에 론스타는 5조 원 가까이 챙겨서 나갔고, 한국 정부를 상대로 5조 원의 소송을 걸었다. 이 소송에서 이기면 5배 가까이 남는 장사가 되는 것이다. 론스타와 한편이었던 사람들이 여전히 론스타와의 소송에서 한국 정부를 대변하고 있다. 내부의 적을 드러내지 않고서는 외부의 적과 싸워 이길 수 없다.
론스타 게이트에는 등장인물만 수백 명에 이르고, 이들의 수사 기록·진술 조서·판결문 등 읽어야 할 자료가 수만 페이지다. 수백 건의 관련 논문에는 수많은 해석과 평가가 엇갈린다. 국회 상임위원회와 국정감사 관련 자료도 수천 페이지다. 온갖 토론회와 기자회견에서 쏟아져나온 다양한 증언과 주장,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비공개 자료 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이 책은 언뜻 팩션(팩트와 픽션)처럼 읽힐 수도 있지만, 완벽하게 100% 팩트만 담았다. 이 책에 나온 등장인물은 모두 실존 인물이고 모든 발언은 공인된 기록에서 인용했다. 최대한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확인 가능하도록 했다. 자칫 장황하거나 거칠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우선이고 해석과 평가는 그 다음이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사건의 전체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
론스타 게이트는 사건의 본질에 다가서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건이다. 외환은행 불법 매각의 과정을 이해해야 본질에 다가설 수 있다. 단순히 나쁜 놈들을 비난하고 그들에게 분노하는 것만으로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 단순히 사건을 복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를 드러내고 시스템을 폭로해야 한다. 이 책이 2006년 출간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들의 필독서로 불렸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누군가가 1쇄를 모두 쓸어갔고 소량으로 찍은 2쇄도 일찌감치 팔린 뒤 절판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의혹을 담고 있고 여전히 시스템을 지배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시스템을 폭로했기 때문일까? 론스타 게이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현재로서는 이 이야기의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다.
이 책은 투기자본의 국부 침탈 과정과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헐값에 매각되었는지 그 민낯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또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와 ‘투기자본의 천국’의 실체를 드러내는 역사적 기록이다. 제일은행과 한미은행, 외환은행 매각에서 출발해 IMF 이후 공적자금 투입과 환수, 국부 유출의 역사, 그 과정에서 유사 로비스트 집단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역할과 정부 관료들의 회전문 현상,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과 글로벌 투기자본의 역학관계 등을 다룬다. 이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제1장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이전, 그러니까 IMF 외환위기 이후 투기자본의 공습을 다룬다. 제2장은 외환은행 인수 이후 투기자본과 한국 시민사회의 전쟁을 다룬다. 제3장은 론스타의 엑시트 플랜과 론스타의 불법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다룬다. 제4장은 약탈적 투기자본의 실태와 주주 자본주의의 함정을 다룬다. 제5장은 ISD와 전망을 다룬다. 과연 약탈적 투기자본의 실체는 무엇인가?

외환은행은 어떻게 불법 매각되었는가?

한국의 은행법에는 외국인이 국내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금융회사거나 금융지주회사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원천적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다만 은행법은 시행령에서 부실 금융기관 정리 등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매각 당시는 물론 그 이전에도 부실 금융기관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금융감독위원회는 외환은행이 부실 금융기관이 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이 예외 규정을 적용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외환은행에서 팩스로 보내왔다는 “최악의 경우 외환은행의 BIS 비율이 2003년 말까지 6.16%로 떨어질 것”이라는 자료에 근거해서 이러한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BIS 비율이 8% 이하면 부실 금융기관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 자료는 외환은행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라 론스타 측에서 만들었다는 것이 2005년 10월 외환은행 문제를 점검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밝혀냈다. 외환은행은 2003년 2,13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그 이듬해인 2004년에는 5,221억 원의 당기순이익 흑자로 돌아섰으며 2005년에는 당기순이익이 무려 1조 9,293억 원으로 불어났다. 부실 금융기관이 될 우려가 있다던 외환은행이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 2년 만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 호전은 외환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 특히 하이닉스반도체와 동아건설 등의 경영 정상화에 따른 것이다. 실적 호전은 매각 협상이 진행되던 2003년 상반기부터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그런데 누가, 왜, 멀쩡한 외환은행을 투기자본인 론스타에 팔아넘겼는가?

모피아, 검은 머리 외국인, 김앤장

2003년 외환은행 불법 매각 사건에서 론스타와 칼라일, 뉴브리지캐피탈 등 사모펀드들이 한국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게 되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이들이 어떻게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만들고,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한국 경제를 농락할 수 있었을까? 누군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그것이 시장의 원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적어도 무슨 일이 벌어졌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IMF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숱하게 팔려나간 기업들,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투입과 구조조정, 론스타는 그 일부일 뿐이다. 그 비극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론스타는 2003년 10월,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신주 2억 6,875만 주를 인수하는 데 1조 750억 원,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 등이 보유하고 있던 구주 6,000만 주를 인수하는 데 3,084억 원을 썼다. 외환은행 매각을 서두르던 2006년 6월,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의 남은 지분을 콜 옵션을 행사해 인수한 주식이 모두 7,715억 원에 이른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투자한 돈은 모두 2조 1,549억 원이다. 론스타는 2012년 2월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 지분 전량을 4조 4,059억 원에 내다팔고 떠난다. 그런데 그 이전에 배당으로 받아간 돈이 1조 7,098억 원이다. 2007년 6월, 콜 옵션으로 인수한 지분을 블록 세일 방식으로 내다팔아 1조 1,918억 원을 챙겼다. 결국 론스타는 외환은행 투자로 2조 1,549억 원을 써서 7조 3,085억 원을 벌어들였다. 순수익은 5조 1,536억 원에 이른다. 단일 거래 건으로는 기록적인 시세 차익이라고 할 수 있다.
론스트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에는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외환은행 고위 간부, 법무법인 김앤장, 회계법인 삼정KPMG, 그리고 투기자본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인맥과 이들이 어떻게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루어 매각에 관여했는지 보여준다. 특히 변양호를 주목해야 한다. 변양호는 2001년 4월부터 2004년 1월까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국장, 2005년 1월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마지막으로 재정경제부에서 퇴직, 2005년 8월 보고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인물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에 핵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변양호는 외환은행 매각을 두 달 앞둔 2003년 7월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비밀회동을 소집한 사람이다. ‘10인 비밀회동’이라고 불리게 된 이날 모임에서 외환은행 매각 방식과 절차가 결정되었다. 10인 비밀회동의 참석자는 변양호와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추경호,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국장 김석동, 은행감독과장 유재훈, 외환은행 행장 이강원과 부행장 이달용, 경영전략부장 전용준, 한국 정부의 매각 자문을 맡았던 모건스탠리 전무 신재하, 청와대 정책실 행정관 주형환 등이다.
이날 회의에서 변양호 등은 “부실 금융기관의 정리”는 아니지만, “부실 금융기관 정리 등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논리로 외환은행 매각을 밀어붙이기로 합의했다. ‘등’이라는 한 글자가 외환은행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이런 절묘한 ‘신의 한 수’를 알려준 게 바로 김앤장이었다는 사실이다. 회의 일주일 전인 7월 8일, 김앤장이 재정경제부에 전달한 법률 검토 문건에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금융감독위원회 예외 인정 가능”이라는 문구가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김앤장의 의견서를 베껴 쓰다시피 해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변양호는 론스타와 결탁해 외환은행을 헐값에 팔아넘긴 혐의로 기소되었다. 검찰은 변양호 등이 고의로 외환은행의 자산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부실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론스타에 부당 이득을 안겨주었다고 주장했다. 변양호는 1심 재판의 최후 진술에서 “저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남대문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기와를 뜯고 살수를 해 진화에 성공했더니 기와를 뜯어낸 행위가 잘못이라고 꾸짖는 것과 같습니다.……존경하는 재판장님, 최근 소위 변양호 신드롬으로 능력 있는 후배 공무원들이 일을 적극적으로 하질 않으려고 한다고 합니다. 부디 현명한 결정으로 후배 공무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그런데 오죽 하면 스티븐 리가 외환은행 인수가 끝난 뒤 박순풍과 전용준 등을 만난 자리에서 “골드 메달리스트가 변 국장, 실버 메달리스트가 엘리어트 박(박순풍)”이라고 치켜세웠겠는가?
김앤장법률사무소는 론스타의 법률 자문을 맡았던 로펌이다. 그런데 김앤장에는 일명 ‘이헌재 사단’이라고 불리는 그의 인맥이 포진해 있었다. 이헌재는 경제부총리에서 물러난 뒤 김앤장의 고문으로 옮겨갔다. 그의 인맥은 재정경제부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과 금융감독위원회 등 금융권 곳곳에서 발견된다. 칼라일과 정부 관료들이 만나는 지점이 칼라일의 법률 자문을 맡았던 김앤장이고, 그 인맥의 중심에 이헌재가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외환은행 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했던 정부 관료들, 변양호, 김석동 등도 모두 이헌재 사단의 핵심 멤버로 불린다.
김앤장은 법무부 장관 출신의 최경원,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박정규, 법무부 보호국장 출신의 윤동민,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김회선 등 쟁쟁한 검찰 출신 인사들을 영입해왔다.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역시 김앤장의 고문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국무총리를 지낸 한승수, 검찰총장을 지낸 송광수, 헌법재판소 소장을 지낸 박한철,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조윤선,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윤증현 등이 김앤장 출신이거나 김앤장에서 고문 등을 맡고 있다. 회전문 현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에 김앤장 자문위원을 지낸 김형민은 외환은행에 들어가 부행장까지 지냈다. 공정거래위원회 독점국장을 지내고 김앤장으로 옮겨간 서동원은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다시 옮겨간 일도 있었다.
뉴브리지캐피탈의 제일은행 인수 때부터 살펴보면 이헌재는 끼지 않은 곳이 없다. 여기에는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 스티븐 리와 칼라일의 이사인 제이슨 리 형제를 비롯해 정치권,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걸친 광범위한 인맥, 김앤장과 삼정KPMG라는 국내 유수의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이 연루되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네트워크와 회전문 현상의 중심에 이헌재가 있다. 외환은행 불법 매각 사건을 ‘론스타 게이트’가 아니라 ‘모피아 게이트’라고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주주 자본주의와 단군 이래 최대 소송

 소버린자산운용이 한국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03년 2월 18일 최태원 회장이 구속된 뒤 SK의 주가가 1만 3,000원 언저리에서 6,000원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나던 무렵이었다. 소버린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를 내보낸 때가 4월 3일이었다. 크레스트시큐리티즈라는 외국계 증권사가 나타나서 SK 주식 8.64%를 매입했다고 신고한 것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SK의 SKC&C 지분이 8.49%로 최대 주주였는데 최대 주주가 바뀐 것이다. 공시 이후에도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4월 13일까지 14.99%를 확보하자 SK는 발칵 뒤집혔다. 소버린은 4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식적으로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노골적인 선전포고였다. 그러고 나서 28개월 동안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매도했다.
주주 자본주의는 이미 한국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굳어지고 있다. 주주 자본주의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그 핵심은 자본의 투기적 속성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소버린을 내보내도 다른 소버린이 온다.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폭주하는 자본, 단순히 국적 자본을 지킨다는 논리로는 막을 방법이 없다. 한국 재벌 대기업 집단처럼 창업자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을 때는 주주 자본주의의 원칙이 더 절실히 요구된다.
그 무렵 SK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었고 소버린이 아니라 누구라도 욕심을 낼 만했다. 실제로 주가는 5배 가까이 뛰어올랐고, 소버린뿐만 아니라 SK에 투자한 주주들은 국내 주주와 해외 주주를 막론하고 놀라운 시세 차익을 챙겼다. 소버린 사태의 더 근본적인 문제는 SK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 방만한 경영, 경영진의 비도덕성에서 찾아야 한다. 재벌 대기업 집단의 문제와 투기자본의 문제를 모호하게 뒤섞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투기자본이냐 재벌이냐의 단순한 구분은 문제가 많다. 투기자본의 대안이 굳이 재벌일 이유도 없고 외국자본의 대안이 굳이 국내 자본이어야 할 이유도 없다.
론스타가 ISD를 거론한 것은 2012년 1월 27일 외환은행 매각이 마무리된 뒤 3개월이 지난 5월 22일이었다. 한국 정부에 ISD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공식 통보한 것이다. 중재 의향서라는 것을 벨기에 대사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한국 정부는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론스타의 소송 가액은 외환은행 매각 지연 15억 7,600만 달러와 국세청의 부당한 과세 처분 7억 6,000만 달러, 손해배상 지연에 따른 추정 보상 등 23억 4,350만 달러 등 모두 46억 7,950만 달러에 이른다. 환율 1,100원 기준으로 5조 1,574억 원이다.
그리고 2개월 뒤인 8월 5일 론스타가 갑작스럽게 중재 의향서 전문을 공개하면서 한국 정부가 발칵 뒤집혔다. 론스타는 기업 뉴스 전문 통신사인 『비즈니스와이어』에 올린 글에서 “한국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언론 보도가 계속되고 있으나 부정확하고 불완전한 내용이 있어 투명성을 위해 한국 정부에 보낸 중재 의향서 전문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로서는 론스타에 두 번이나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되었다. 한국 정부는 론스타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불법이라는 걸 알면서도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넘겼고, 대주주 자격 요건이 논란이 되자 온갖 거짓말을 쏟아내며 여론을 무마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이 유죄로 드러나자 지분 매각 명령을 내려 떠나려는 론스타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했다. 그랬던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한 건 배은망덕을 넘어 황당무계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론스타의 주장은 크게 2가지다. 첫째,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을 고의로 방해해 국민은행이나 홍콩상하이은행 등과의 매매계약이 파기되었고, 결국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2조 4,000억 원 가까이 손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둘째, 한국 정부가 양도 차익에 세금을 부과했는데, 이는 한국과 벨기에가 맺은 조세협정의 이중과세 금지 조항과 한국-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의 외국인 투자자 보호 의무 조항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는 자유 시장의 경쟁이 성장을 견인한다는 것이었다. IMF와 굴욕적인 협상을 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명분으로 신자유주의 구조 개혁을 밀어붙이면서 외국 자본 유치에 목을 맸던 시절이었다. 이제 막 IMF를 졸업했는데 다시 금융 위기를 맞기보다는 론스타가 내민 달콤한 달러를 받아들이고 약간의 불법은 묵인해도 된다는 오케이 사인을 누가 주었는지 밝혀야 한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은 약간의 불법이 아니라 법의 근간을 흔들고 금융 감독 정책과 정부의 시스템을 농락한 심각한 범죄였다.
어쩌면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은 확신에 찬 모피아 관료들과 눈 먼 돈을 쓸어 담는 검은 머리 외국인들,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경제 논리에 물러서는 무능한 정치인들, 원칙도 철학도 없었던 IMF 모범생 국가가 빠진 함정이었다. 이제라도 외환은행 불법 매각 과정에 치명적인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격을 박탈하지 않았고 국민들의 눈치를 보느라 질질 끌면서 5조 원 소송의 빌미를 주었다는 사실을 고백해야 한다. 그것은 론스타 게이트를 극복해야 비로소 IMF를 졸업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정환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월간 말』, 『뉴시스』, 『미디어오늘』 등에서 20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했다. 3년 동안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을 지내고 2017년부터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피를 가지고 써라. 그것만이 진실이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의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산다.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끊임없이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토론을 한다.
재벌 개혁과 주주 자본주의 논쟁을 다룬 『한국의 경제학자들: 이건희 이후 삼성에 관한 7개의 시선들』, 『미디어오늘』 기자들과 함께 쓴 『저널리즘의 미래: 자기 복제와 포털 중독 언론에 미래는 있는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강수돌 교수와 함께 쓴 『한국 경제의 배신: 과잉노동의 사회, 우리가 알고 있는 경제는 가짜다』 등이 있다. 
 

 

 

 

목 차

추천의 글 ․ 5
머리말 ․ 6
 IMF 외환위기와 외환은행 매각 주요 사건 일지 ․ 18
론스타 투자 구조도 ․ 24
등장인물과 기관 ․ 26

제1장 외자 유치라는 망령과 헐값에 팔려나간 은행들
“나는 왕처럼 살고 있다” ․ 33
칼라일의 꼼수, 누가 누구를 속였는가? ․ 47
차라리 제일은행을 국유화했어야 했다 ․ 52
“모두 론스타의 사람이었다” ․ 65
결론을 미리 써놓고 시나리오를 짰다 ․ 73
론스타가 아니었으면 외환은행이 망했을까? ․ 81
모든 네트워크의 중심에 모피아가 있었다 ․ 87
외자 유치, 명분과 허울에 홀렸다 ․ 93
론스타가 전략을 바꾼 이유 ․ 101
‘프로젝트 아틀라스’와 ‘프로젝트 제우스’ ․ 111
론스타가 더블 플레이를 하고 있다 ․ 121
 BIS가 저래도 되는가? ․ 131
“자격 요건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 138
추경호 보고서에서 드러난 놀라운 사실 ․ 149
케이스 1은 왜 삭제되었을까? ․ 162
론스타의 짜고 치는 고스톱에 놀아났다 ․ 167
거짓말의 연속 ․ 176

제2장 투기자본과의 전쟁
 노무현 정부 최대의 비리 사건 ․ 191
죽은 사람이 팩스를 보냈다? ․ 202
 10인 비밀회동과 의문의 ‘도장값’ ․ 219
“한 손에는 마이크, 한 손에는 여자” ․ 228
 BIS 전망과 의문의 팩스 5장 ․ 238
“론스타는 투자 구조가 왜 이렇게 복잡한가요?” ․ 244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 무엇이 어떻게 달랐는가? ․ 252
누가 론스타의 눈치를 보는가? ․ 262

제3장 엑시트 플랜과 우리 안의 적들
 비금융 주력자, 론스타 출생의 비밀 ․ 271
금융감독위원회가 숨기고 싶었던 것들 ․ 281
론스타가 속였는가, 금융 당국이 속였는가? ․ 287
론스타 구원투수, 김석동의 거짓말 ․ 294
론스타에 날개를 달아준 주식 처분 명령 ․ 300
론스타의 숨은 투자자를 밝혀라 ․ 307
로비스트 박순풍이 털어놓은 놀라운 이야기 ․ 313
론스타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 ․ 328
“변양호는 론스타의 금메달리스트였다” ․ 336
‘변양호 신드롬’이 말하지 않은 것들 ․ 262
그들만의 이너서클 ․ 350

제4장 주주 자본주의와 게임의 법칙
JP모건에 농락 당한 SK의 굴욕 ․ 365
소버린은 SK의 약점을 노렸다 ․ 374
브릿지증권의 운명 ․ 386
‘먹튀’로 가는 다리, 골든브릿지 ․ 397
로스차일드에 놀아난 한국 정부와 만도기계 ․ 406
론스타가 발견한 세금 구멍 ․ 411
한몫 단단히 챙겨 나간 이강원 ․ 422
변양호와 보고펀드의 미션 임파서블 ․ 429

제5장 단군 이래 최대 소송과 ‘먹튀’의 완성
 도둑이 집주인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한다고? ․ 445
단군 이래 최대의 소송 ․ 460
국가 위에 군림하는 단 한 번의 소송 ․ 475
한국 정부의 수상쩍은 태도 ․ 483
그들이 언제나 풀려나는 이유 ․ 499
“진실을 말해주면 쓸 용기가 있습니까?” ․ 514

맺음말 ․ 527
부록 론스타와 대한민국 분쟁 관련 적요서 전문 ․ 537
스토리펀딩 후원에 참여해주신 분들 ․ 561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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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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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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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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