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네가 조그만 손에 꽉 쥐고 온 것은
새로운 세상이었지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엄마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그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세상을 아이를 통해 만납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는 건, 하나의 새로운 세상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누워 있던 아이가 어느 순간 일어서고, 걷고, 뛰며 놀기 시작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만납니다. 엄마는 아이의 세상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아이를 위해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딸기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딸기 오름을 만들고, 숫자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100층짜리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숫자로 된 세상을 만들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엄마가 만들고 싶은 세상을 하나하나 보다 보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이는 계속 혼자 놉니다. 하루 종일 숫자만 보고 싶어 하고, 한 줄로 가는 길을 고집하고, 팽팽 돌아가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엄마가 만든 세상에서는 아이가 뭘 하고 놀든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그 속에서 아이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엄마는 울지 않을 거야
너는 조금 다를 뿐이야
박정경 작가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들의 장애 등록을 결심하면서 이 글을 썼습니다. 장애 등록을 하면서 내 아이를 장애아로 인정하고, 세상에 알리고 당당하게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부족한 아이라고 생각해 어떻게든 더 채워 주지 못해 괴로워했던 엄마는 사실 아이의 부족함을 채우지 못한 게 아니라, 아이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걸 고백합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할 때 우리는 각자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합니다.
조원희 작가는 아이가 행복한 세상, 엄마가 꿈꾸는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한 색과 형태로 표현했습니다. 그림 속 세상에서는 다른 게 이상한 것이 되지 않고, 저마다 좋아하는 걸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도 행복한 아이의 세상은 조원희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누구라도 가서 함께 놀고 싶은 환상적인 공간이 되었습니다.
엄마는 더 행복해질 거야
너와 함께
엄마가 만들어 준 딸기 오름에서 신나게 딸기를 따 먹고, 100층짜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하루 종일 숫자만 바라보고, 숫자로 된 세상에서 숫자들과 즐겁게 놀던 아이는 이제 엄마를 볼 준비가 되었습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는 눈을 잘 안 맞춥니다. 그래서 엄마와 눈을 맞출 수 있는 의지가 생겼다는 건, 아이가 성장했다는 증거이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엄마는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 왔습니다.
아이가 엄마를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엄마 역시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손잡고 힘차게 달려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덩달아 힘이 납니다. 비가 쏟아져도, 그 어떤 벽이 가로막아도 엄마는 아이와 함께 용기 내어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고,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정경
아이들에게 파란 하늘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초록 들판을 선물해 주고 싶어 제주도에서 살고 있다. 내일은 오늘과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생각으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직 세상은 충분히 살아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
그림 : 조원희
홍익대학교에서 멀티미디어디자인을, HILLS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2013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2017년 『이빨 사냥꾼』으로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얼음소년』, 『혼자 가야 해』, 『이빨 사냥꾼』, 『중요한 문제』, 『콰앙!』, 『앗! 줄이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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