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새장에 갇힌 앵무새
중국 북송 시대의 황정견의 [연아]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앵무새가 사람 말을 하자 새장에 갇혔네.”
이 시어에서 이 그림책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앵무새는 조류는 물론이고, 이 지구상의 생명체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동물입니다. 게다가 영리하고 사람 말도 잘하니 어떻게 사람들이 가만둘 수 있을까요? 그렇게 앵무새는 사람에게 잡혀서 새장에 갇히게 된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앵무새의 남다른 장점이 오히려 앵무새의 본능인 하늘을 향한 날개짓과 자유를 박탈당하는 불행을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새장에 한 번 갇힌 앵무새는 그 순간부터 사람들의 손에 길들고, 새장 안의 삶에 안주하며, 자연적인 본능과 활력을 스스로 잃어버립니다.
길고양이와 까마귀… 그리고 장난감 새
이 책의 주인공인 앵무새 카루스는 어느 날 문득 이름 없는 길고양이를 만나게 됩니다. 정처 없이 떠도는 고단한 삶이지만, 그래서 더욱더 자신의 이름이 함부로 불리기를 거부했을까요…? 그리고 썩은 음식을 먹으며 갖은 오해를 받지만, 늙은 부모까지도 모시며 꿋꿋하게 자유로운 삶을 사는 까마귀, 그리고 장난감 새와의 불가사의한 대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이자 사람 말도 잘하여 새장에 갇힌 앵무새 카루스에겐 이들과 만남이 버겁기만 합니다. 장난감 새와의 대화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길고양이를 통해서는 꿈틀거리는 삶의 본능과 고뇌, 그리고… 자신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하찮게 여겼던 까마귀를 통해서는 죽음까지도 알게 됩니다. 그럴수록 자유에 대한 갈망은 더욱더 커집니다.
죽음도 각오한 대탈출
세상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각자만의 삶의 방식과 자존감,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숙명도 있겠죠. 새는 하늘을 나는 동물입니다. 대자연을 누비며, 바람의 냄새도 맡고, 들꽃의 향기도 느껴야 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앵무새 카루스는 새장 안에서만 살아왔습니다. 든든한 새장과 주인이 갖다 주는 사료를 먹으며 자신의 정체성은 물론이고,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길들며 본인의 자존감마저 점차 잃어갑니다. 그러다 카루스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모습에 각성하며 고뇌하기 시작하는데….
이제 카루스는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거부한 채 탈출을 하려 합니다. 그러나 그 탈출은 그 어떤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고, 되려 더 위험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카루스는 죽음을 각오한 탈출을 하는데… 카루스를 반기는 건 검은 구름과 비와 태풍과 독수리들…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총소리… 카루스는 어디쯤 갔고, 어떻게 되었을까요…?
작가 소개
지은이 : 박 북
일러스트레이션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100여 권의 그림책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2009년 Bologna 아동도서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102인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지금은 자신만의 그림책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박 북 작가의 일관된 주제는 [자기 존엄을 위한 분투]이며 세상에 맞선 모든 도전자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대한 이야기이자 세상의 주인공임을, 박북 작가는 그 섬세한 인식과 눈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최근의 저작으로는 [자말, 최후의 결투-나를 건들지 마라!]ㆍ[수미야, 미안해…]ㆍ[개가 우는 이유]ㆍ[뭄바의 뿔 : 그리고… 전사의 심장] 등이 있고, 2015년부터 3년 연속으로 [세종 도서 문학 나눔] 도서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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