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강맥이’ 무슨 말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지지요?
동네 어른들이 부르는 말을 소리 나는 대로 받아 적은 것으로, ‘강을 막는다’라는 뜻입니다. 전라남도 곡성의 압록마을에서는 4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가뭄이 들면 동네 사람들이 강맥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강맥이가 매우 흥미로운 점은 여성들만 참여할 수 있던 기우제였습니다. 여성들이 강을 막는 시늉을 하며 한바탕 노는 것입니다. 사실 강을 막을 수도 없었고 설령 강을 막았을지라도 가파른 산비탈에 있던 논밭에 강물을 끌어다 쓸 수도 없었습니다. 여기에 바로 강맥이의 진짜 흥미로운 뜻이 숨어있습니다. 강을 막는다는 건 신에게 당당히 맞서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남성을 우대하던 시대에 여성들이 신에게 맞서 강을 막는 모습을 지켜보던 신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이렇게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생겼을 때 곡성의 여성들이 신과 맞서는 모습을 또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곡성의 신선바위에서는 가뭄이 들면 여성들이 신선들이 노는 이 바위 위에 올라가 똥오줌을 누면 신선들이 더러워서 신선바위를 씻으려고 비를 내린다고 믿습니다. 이는 또한 도깨비 제의 의식과 비슷합니다. 마을에 가뭄이나 전염병이 돌면 여성들이 나서서 도깨비들을 쫓아내는 의식을 여러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강맥이는 여성들이 신의 심기를 슬쩍 건드려 가뭄을 물리치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현시대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과 옛 시절을 살아낸 여성을 비교하여 읽어보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섬진강 도깨비마을의 김성범 작가와 박희연 화가가 강맥이에 직접 참여했던 할머니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그때 그 상황을 그림책으로 생생하게 엮어냈습니다.
그런데 강맥이를 하면 정말 비가 내렸을까요?
‘강맥이’ 이야기를 온전히 살릴 수 있는 교과연계도서 활용 방안
성교육, 보건교육, 인권교육 시간에 요즈음 많은 관심을 주고 있는 양성평등 교육을 ‘강맥이’ 이야기를 활용하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국어 전 학년의 교과서 대체 도서로 사용 가능하며 기타 교과연계도서로 다음과 같다.
▶6학년 2학기 사회 1단원 조선 시대 여성의 삶과 업적
▶5학년 2학기 도덕 6단원 인권을 존중하는 세상에서 여성 인권
▶4학년 2학기 사회 3단원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편견과 차별 살펴보기
▶4학년 2학기 사회 4단원 가족 구성원의 바람직한 역할 알아보기
▶3학년 2학기 사회 2단원 시대마다 다른 삶의 모습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성범
제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아동문학평론' 동시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지금은 '섬진강도깨비마을'에서 어린이들과 숲 놀이에 푹 빠져 삽니다.
쓴 책으로는 장편 동화 『숨 쉬는 책, 무익조』, 『뻔뻔한 칭찬통장』, 『도깨비살』 등과 그림책 『책이 꼼지락 꼼지락』, 『도깨비가 꼼지락 꼼지락』, 『우리반』, 『엄마 숲에 다녀왔어요』 등이 있으며, 그밖에 동시집 『호랑이는 내가 맛있대!』, 『콧구멍으로 웃었다가 콧구멍이 기억한다』, 인문교양서적 『도깨비를 찾아라!』와 창작 동요 음반 『동요로 읽는 그림책』, 『김성범 창작요들 동요집』 등이 있습니다.
그림 : 박희연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꼭두에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가뭄을 물리친 이야기, 강맥이』를 그리면서 조선시대 여자들의 삶의 애환과 역경을 함께 헤쳐 나가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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