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란포와 1920년, 대도시의 얼굴
추리소설 마니아로서 에도가와 란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만큼 추리소설 작가로서 란포의 위상은 분명하다. 일본 추리소설의 신기원을 연 그는 독자들을 이성과 추론의 세계로 데려갈 뿐 아니라 숨겨진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심리실험>, <음울한 짐승>, <인간의자> 등 수많은 그의 작품에서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과 기이한 내면이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선명하게 묘사된다.
문학연구자이자 건축학 전공자인 저자 마쓰야마 이와오는 이러한 란포의 작품을 독창적인 독법으로 읽어낸다. 그는 란포의 소설을 통해 1920년대 도시의 모습을 현상한다. 시가지 정비를 위해 도로를 확장하고, 공원과 아파트를 설계하며, 빈민가를 도심의 변두리로 몰아내는 등 도쿄는 에도시대의 전통성을 버리고 근대 서구 메트로폴리스의 외양을 갖춘다. 하지만 도시 연구를 위해서라면 굳이 란포의 작품까지 끌어올 이유가 없다. <란포와 도쿄>의 탁월함은 란포의 소설을 통해 도시 시스템 속에서 형성된 당대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있다.
도시 산책자의 내면, 병리적 인간의 탄생
마을 전체가 공동체였던 전통사회를 가까스로 빠져나간 개인은 혼자 어떤 놀이를 즐겼을까? 란포의 소설에는 대도시적 삶의 기원이라 할 만한 다이쇼(1912~1926)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 시기 사람들은 이미 카페에 앉아 익명성을 즐기며 모르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네온이 켜진 도심의 밤거리를 산책하며 풍경을 즐기기도 한다. 지켜보는 누군가가 없는 도시의 생활을 해방감으로 만끽하지만 한편으로 고독한 삶에 밀폐되어 갔다. 도시는 개인과 개인의 연결고리를 쉽게 내주지 않으며, 인간관계를 옅게 한다. 단절된 세계 속에서 자아는 타인에게 마음을 닫고, 내밀해지기 마련이다.
<란포와 도쿄>는 도시적 삶의 조건 아래서 탄생한 병리적 인간을 란포의 소설 속에서 포착한다. 에도가와 란포의 '지붕 밑의 산책자'는 지붕 밑을 산책하며 아래에 사는 하숙인들을 엿보다 끝내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인간의 이상행동을 그리고 있다. 마쓰야마 이와오에 따르면 이 소설은 1920대 초반에 유행했던 주택의 구조가 아니라면 나올 수 없었다. 다다미방의 개방 형태를 벗어나 벽으로 사방이 가로막힌 1인실 방이 딸린 공동주택은 사생활을 발생시키지만 동시에 타인에 대한 관음증적 욕망도 함께 부추긴다. '인간의자'는 사람이 몰래 들어갈 만큼 커다란 의자를 만들어 그 위에 앉은 사람을 온몸으로 느끼고자 하는 의자 장인의 이야기이다. <란포와 도쿄>는 이를 변태적 행각을 하는 기이한 인간의 행동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책이 읽어내는 것은 근대인이 처한 보편적 상황과 감정이다. 전국적으로 전기가 보급되자 도시인들은 오랜 시간에 거쳐 인간에게 익숙해진 체성감각 대신 시각과 청각의 자극에 놓이게 되었다. 원하지 않지만 끊임없이 쏟아지는 시청각의 세례가 도시인이 느끼는 원인 모를 불안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은 현대의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뛰어난 식견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란포와 도쿄>는 봉건사회에서 근대 도시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인간의 음습한 내면을 란포의 여러 소설들을 통해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관음증, 편집증, 과대망상과 같은 광기에 쌓인 인간을 만든 것은 개인과 바깥을 단절시킨 사회시스템이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압박감이 개인을 병리적 상태로 내몬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존재를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것이 도시의 보편적 태도다. 끔찍하게도 책을 읽다보면 1920년대가 안고 있는 불모의 병리성이 현대를 살아가는 바로 우리의 증상이라는 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도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도시는 우리 삶의 필요조건이다. 우리의 삶은 곧 도시 그 자체다. <란포와 도쿄>의 의의는 바로 이런 도시적 삶의 기원을 탐색함으로써 현재의 딜레마를 복기한다는 데 있다. 이 글이 쓰인 시기는 1980년대로 저자는 1920년대의 양상과 유사하는 점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 또한 도쿄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도쿄와 서울의 근대화가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도쿄는 서울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적어도 20년 전에 이미 번역되어 출판되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의 시대성을 지나쳐버린 구닥다리가 되어 버렸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의 병리성은 심화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판치는 도시의 괴물과도 같은 불모성은 더해가지만 사람들은 환락과 소비로만 이를 덮으려 한다. 욜로, 소확행과 같은 단어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회피한다, 내면성은 촌스러운 단어로 취급된다.
과거의 진단이 우리의 미래에 대한 가치있는 탐색으로 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시작부터 내재된 문제를 들여다보는 행위는 문제 그 자체를 인정하고 탐색하는 출발선에 서게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란포와 도쿄>와 같은 책을 읽는 인문학적 가치가 아닐까.
작가 소개
지은이 : 마쓰야마 이와오
1945년 도쿄 태생, 도쿄예술대학(東京藝術大學) 건축학과 졸업. 건축 설계 사무소 설립, 건축 잡지에 번역과 기사 집필. 1984년 저서 <란포와 도쿄(亂步と東京)>로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 건축이론, 도시론 등으로 이름이 알려지지만 이후 소설 창작. 1993년 <소문의 원근법(うわさの遠近法)>으로 산토리 학예상(サントリ-學藝賞), 1996년 소설 <어둠 속의 돌(闇の中の石)>로 이토세이(伊藤整) 문학상, 1997년 <군중-기계 속의 난민(群衆―機械のなかの難民)>으로 요미우리(讀賣)문학상 수상. 2000년 소설 <일광(日光)>으로 미시마 유키오상(三島由紀夫賞) 후보에 오름. 도쿄이과대학 이공학부(東京理科大學理工學部), 호세이 대학 교양학부(法政大學敎養學部), 도쿄예술대학 건축학과 등 다수의 대학에서 강의.
옮긴이 : 김지선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학 교수
옮긴이 : 한태준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영화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경제 잡지에 1년간 영화 리뷰를 기고했고, 문화학교서울의 《스즈키 세이준, 폭력의 엘레지》에 주요 작품소개를 부분 기고했다. 서울 아트 시네마에서도 아티클을 기고했다. 번역서로는 《후쿠시마에서 부는 바람》(공역)과 《나 자신이고자 하는 충동》, 《남편도감》 등이 있다.
옮긴이 : 김은실
한국과 일본의 문화, 예술 관련 저술, 번역종사자
옮긴이 : 김경옥
국어국문학, 일본학 전공
목 차
초판 서문
역자 서문
제1장 감각의 분화와 변질
탐정의 눈
눈과 혀와 코, 그리고 손가락
제2장 대중사회의 쾌락과 궁핍
고등실업자高等遊民의 공포
궁핍한 학생의 쾌락
제3장 성의 해방, 억압의 성
간통
스와핑
제4장 추적하는 나, 도주하는 나
추적하는 사진
도주의 실험
제5장 노지에서 큰 거리로
또 하나의 실험실
거리의 예인藝人들
제6장 노인과 소년-‘30년대에서 60년대로’
매장
소년 유괴
연보(1915∼1945)
<란포와 도쿄> 초판 후기
문고판 후기(筑摩書房, 재간행판의 후기)
해설/흑과 백의 노스탤지어
<란포와 도쿄> 한국어판 번역 후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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