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산업체 부설 풍명고등학교 교장으로 봉직한 임무정 시인이 르포 저서 [아홉 개의 빈 그릇]을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합니다. 임무정 시인은 고려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부속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중에 산업체 학교의 러브콜을 받습니다.
선생만의 특별한 소명의식으로 산업체 학교에 부임하여 풍명고등학교 교장, 동성중학교 교장을 역임하면서, 산업체 교육에 전념하였고, 시대의 요구에 따라 산업체 학교가 문을 닫는 과정을 직접 체험한 분입니다.
이 체험을 중심으로 ‘산업체 부설확교 르포’ 누군가는 증언해야 할 산업과 교육의 잊혀진 역사를 한 권의 책 [아홉 개의 빈 그릇]에 담아냅니다. 우리의 근대사 중에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초석이었던 산업 역군들의 애환과 교육열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서평
임무정 시인(교육자)의 르포 [아홉 개의 빈 그릇]은 산업체 부설학교인 풍명여자고등학교 학생이 쓴 수기의 부분에서 강렬한 자극을 받아 작명한 책입니다. 그 글의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1975년, 제가 국민학교(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입니다. 그 때 우리 식구는 일흔이 넘은 할머님을 모신 아홉 식구였는데, 아홉 개의 밥그릇 속에 쌀 한 톨 없이 겨우 끼니를 이어갈 수 있었던 저희 가정에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나마 보리쌀도 다 떨어져 끼니를 이을 수 없을 정도의 형편에 닿자, 아버님께서는 이런 세상을 살아서 무얼 하느냐며 뒤꼍에 가서 손에 약병을 들고 들어오시더니 아홉 개의 빈 밥그릇에 부어 놓는 거였어요. 비록 제 나이가 어리긴 했었지만 그때 그 순간은 정말 잊을 수가 없었답니다. 집과 논밭이 없어 산지기로 생활하던 그때의 고통, 허지만 저는 배움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고통스런 삶을 극복하고 산업체 학교에 다닌 학생의 눈물어린 내면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홉 개의 빈 그릇’과 같은 아픔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고, 197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국민이 처한 현실이었습니다. 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하여 젊은이들은 산업체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산업체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직공이라고 불리었음)들은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여 희생을 감수하였으며, 어려운 현실에서도 배움에 목말라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중심에 섰던 저자의 역사적 증언을 담은 저서입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1950년대의 한국전쟁을 겪은 후, 그 폐허의 쑥밭에서, 국민소득 80달러의 처절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했던 견인차는 힘든 일을 하면서도 부지런히 배웠던, 우리들의 앳된 누이였던 근로청소년의 힘이 한 몫을 했던 것이다. 그 현장의 일선에서 몸을 던졌던 필자로서 그 감회는 새롭고 벅차지 않을 수 없다.>
<뭔가 좀 더 보람이 있는 일, 남이 달갑지 않게 생각하지만 절대가치를 찾아가는 일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으로 잠 못 이루는 어느 날, 나는 산업체 부설학교에서, 타의에 의해 진학시기를 놓치고, 부모형제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아름다운 마음씨의 근로청소년을 가르치는 일에 일생일대의 의미를 두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독특한 교육제도인 산업체학교의 참 모습은 어떠했는지? 내가 몸담았던 ‘풍명여자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단위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 현상의 잣대로서 사명감과 소명의식으로 그 실상을 적나라하게 샅샅이 헤쳐 보는 것이 이 책을 엮는 목적이다.>
저자는 자신이 체험한 기록으로서의 르포와 함께 여러 자료를 예로 들어 객관성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시대의 엄중한 요구에 의해 현실에서는 사라진 교육제도이지만, 눈물어린 추억으로 남아 있는 산업체 부설학교, 그리고 산업현장에서 ‘형설의 공’을 쌓던 그들의 뜨거운 열정이 우리나라 발전의 토대를 이루었다는 사실, 이는 오늘의 번영과 안락을 위한 희생입니다. 저자는 이처럼 ‘위대한 발자취’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임무정
* 고려대 국문과 졸업
* 이대 부속 고등학교 교사
풍명고등학교 교장
동성중학교 교장
저서
* 『’濱鳴¡ 괼지라도 괴다가 뮈지 마소』
『참을 수 없는 그리움』
『시혼이 깃든 명시의 고향』 『베이징 마운틴』
『당신 뜨락의 별빛 그림자』 『우포늪 따오기』등
르포
* 『아홉 개의 빈 그릇』
목 차
들어가는 말 / 12
1 chapter 가난에서 벗어나기
21. 아홉 개의 빈 그릇
25. 산업체 부설학교의 설립
35. 모기업, 주식회사 삼풍
45. 이대로는 안 되겠어
51. 사이판의 타포차우산 정상에서
2 chapter 배움에의 목마름
58. 촛불과 낙엽의 ‘문학의 밤’
67. 선생님, 교복을 입고 싶어요
72. 굴뚝과 굴뚝 사이
76. 정말, 안 되는 건가요
81. 하루만 더 있다 가요
85. 선생님, 엄마가 보고 싶어요
90. 풀꽃 향기를 맡으며
94.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3 chapter 잘 살아 보세
104. 섬유산업이 이끈 경제 성장
115. 오사카에서의 비즈니스
123. 산업체 학교 존폐의 위기
131. 백년대계의 꿈은 사라지고
134. 저무는 날의 에필로그
140. 전국 산업체부설학교 및 특별학급 현황
141. 산업체 부설고등학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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