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공양왕과 소녀 미름이, 그리고 삽살개가 나눈 5일 동안의 우정
견달산 자락의 인적 드문 암자에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이 부인과 함께 찾아옵니다.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아이 미름이와 제물로 버려진 삽살개 호법이는 세상에 쫓기는 공양왕 부부에게 밥을 날라다 주며 그들을 따뜻하게 보살핍니다. 그런데 며칠 뒤, 무지개 연못에 신발만을 남긴 채 공양왕 부부는 사라지고 맙니다.
공양왕 부부는 흔적도 없이,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요?
미름이와 호법이는 공양왕 부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세상에 쫓기는 공양왕과 그의 마지막 동무가 되어 준 열두 살 소녀 미름이와 삽살개 호법이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보세요.
열두 살 소녀 미름이와 삽살개 호법이 ? 버림받았지만 서로를 의지하다
미름이는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아이였다. 미름이 아버지는 미름이가 백일도 되기 전에 왜구의 침입에 세상을 떠났다. 뒤늦게 그 소식을 들은 미름이 어머니는 부지런히 길쌈과 바느질로 생계를 이어 나갔지만, 결국 동네 주모의 부추김에 흔들려 미름이를 버리고 원나라 사람에게 재가한다. 미름이는 주모 밑에서 고된 일을 하며 살다가 탁발을 하러 온 스님 눈에 띄어 견달산의 암자에서 지내게 된다.
삽살개 호법이는 태어난 지 열흘 만에 버려졌다. 호법이는 고려 어느 귀족의 집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그 집의 안주인에게 귀신 들림병이 생기자, 무당은 태어난 삽살개 중에서 가장 약한 새끼를 내다 버리라는 비방을 내린다. 머슴이 가장 약한 다섯째 삽살개를 내다 버렸을 때, 우연히 그곳을 지나던 스님이 발견하고 암자로 데려와 미름이에게 안겨 주었다.
미름이는 핏덩어리나 다름없는 삽살개(호법이)를 돌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암자에서의 생활을 적응해 간다. 호법이도 자신을 돌보는 미름이를 따르며 세상에 버려진 둘은 그렇게 산속에서의 생활을 이어 간다.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 ? 세상에 쫓기다
혼탁한 고려 말 격변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왕위에 오른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공양왕이었다. 공양왕은 마흔다섯의 적지 않은 나이에 왕이 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이성계의 계획이었다. 이성계는 공양왕을 허수아비 왕으로 만든 다음, 자신이 왕위를 이어받아 왕이 되려는 야심을 가졌다. 결국 이성계의 계획대로 공양왕은 원주로 추방당하고 간성, 삼척 등으로 쫓겨 다녀야 했다.
그렇게 도망치던 왕 부부가 견달산 자락의 작은 암자에 도착했을 때,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 준 것은 공양왕 부부처럼 세상에 버림받은 소녀 미름이와 삽살개 호법이었다.
공양왕 부부와 미름이, 그리고 호법이 ? 동무가 되다
피신 중이었던 공양왕 부부에게는 여유가 없을 뿐더러, 시시각각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객들이 두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정을 모르는 미름이와 호법이는 공양왕을 천동 나리라 부르며 따르고, 살뜰하게 챙긴다. 시중드는 사람들 속에서만 살던 공양왕 부부는 인적 드문 암자에서 어린 소녀와 삽살개와 어울리며 조금씩 어린 시절의 추억에 젖고, 순수한 미름이와 호법이 덕분에 자신의 처지를 잊고 잠시 미소를 띠기도 한다.
친구란 그런 것이다. 처지는 달라도 마음이 통하면 서로의 친구가 될 수 있다. 나라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지만 자신의 권위와 위치 때문에 마음으로 먼저 다가오는 사람이 없어서 쓸쓸했던 왕이, 쫓기는 신세가 되어서야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 동무를 만난 것이다. 어린 시절의 친구같이, 아무런 대가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진짜 친구’ 말이다.
미름이와 호법이는 공양왕 부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들의 우정은 오래가지 못한다. 쫓기는 신세의 공양왕 부부는 자신들을 쫓는 자객들을 피해 거처를 옮겨야 했다. 그래서 어느 날 사라져 버린다. 갑자기 사라진 공양왕 부부를 기다리는 미름이와 호법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꼭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공양왕 부부를 기다리는 미름이와 호법이. 그들에게 공양왕 부부를 다시 만날 날이 올 수 있을까?
《공양왕의 마지막 동무들》은 이 동무들의 앞날을 희망적으로 그린다. 공양왕을 다시 만날 거라고 확신하는 미름이와 호법이를 보면서 정말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이 미처 담아내지 못한 왕의 회한과 여자아이와 삽살개를 진심으로 동무로 생각한 공양왕의 인간적인 면모가 묘하게 설득력을 자아내면서 역사적인 사실보다 더 진짜 같은 감동을 주는 이 이야기의 애틋하면서도 아련한 매력 속으로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경옥
서울에서 태어나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어요. 2000년 《아동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단국문학상을 수상했어요. 지금까지 쓴 책으로 《거울 공주》 《불량 아빠 만세》 《말꼬랑지 말꼬투리》 《마녀의 못된 놀이》 《은빛 웅어, 날다》 《툭툭, 나쁜 손》《밤 10시의 아이 허니 J》들이 있어요.
그림 : 최정인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판화를 공부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지금도 그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네요. 동화 속 개구쟁이들의 익살스러운 모습을 특유의 풍부한 표현력과 따뜻한 감성으로 표현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바리공주』, 『견우 직녀』, 『움푹산의 비밀』, 『김 구천구백이』, 『그림 도둑 준모』, 『일투성이 제아』, 『투명 친구 진짜 친구』, 『내 이름은 독도』, 『내 짝꿍 드리타』 등이 있습니다.
목 차
고려 땅 가장 낮은 자들이 왕에게 날라다 준, 따뜻한 밥 한 끼
숨은 암자
열두 살 미름이 이야기
안마당의 구렁이 한 마리
야반도주
남루한 손님의 첫날
호법이의 비밀
천동의 둘째 날
호위 무사가 된 호법이
셋째 날, 위험한 예고
넷째 날, 다락골로 피신하다
폐가입진
마지막 동무
다섯째 날, 밥 나르는 콩할머니
옥 같은 두부 한 덩이
어린 날의 노래
연못의 사슴 가죽 신발
새 날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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