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을 울리는 아이

삐루루 - 삐루루 -

삐루루 - 삐루루 -.

내리는 손님이 없어도 버스 안은 계속 벨소리가 울려요.

하늘이는 손뼉까지 치며 좋아해요.

나중에는 승객들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고 말아요.

김씨 아저씨는 거울로 하늘이를 쳐다보며 빙그싱 웃어요.

하늘이가 누르는 저 벨소리는 말이지요, 하늘이가 세상을 향해

"나, 하늘이 여기 있어요!"

"나, 하늘이 여기 있어요!"

하고 말을 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거든요.

- '벨을 울리는 아이'

할머니가 밭을 매는 동안 할아버지는 밭 가운데 놓인 의자에 앉아 하루 해를 보냈습니다. 할아버지는 외롭지 않아서 좋았고, 할머니는 할아버지 걱정을 하지 않게 돼서 좋았습니다.

여기에다 고마운 일은 이를 본 동네 통장이 유원지에서나 볼 수 있는 파라솔을 가져와 할아버지가 햇볕을 피할 수 있게 해준 것입니다.

밭 가운데 턱하니 자리를 잡은 의자.

동네 사람들은 할머니 곁에서 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냈습니다.

- '발 가운데 의자' 

윤수천

1942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국학대학 국문과를 특기장학생으로 2년 수료하였음.

안성농고 3학년 가을, 문총주최 전국고교생 백일장에서 시 <하늘>로 장원.

74년 소년중앙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고, 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돼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지은 책으로는 동화집 <꺼벙이 억수> 시리즈 <고래를 그리는아이>, <로봇 은희>, <나쁜 엄마>,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 <푸른 자전거>, <담구멍 친구 할래요?>, <멋진 춤을 보여줄게>, <똥 할아버지는 못 말려>, <아람이의 배> 등 80여 권과 동시집 <아기 넝쿨>, <겨울 숲>, 시집으로 <쓸쓸할수록 화려하게>,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 등이 있음.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등 받음.

현재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어활동 교과서에 동화 <할아버지와 보청기>가 수록되어 있음.

그림 : 이오연

개인전 8회. 홍익대 경기대 예술교육원 강의.

인도창작소 입주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