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예술가에게 반한 또 한 명의 예술가, 앤서니 브라운
<나의 프리다>는 앤서니 브라운이 멕시코를 여행하던 중 깊이 알게 된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하여 지은 그림책입니다. 강렬하고 독특한 화풍, 소아마비와 교통사고로 점철된 삶… 프리다 칼로를 조명하는 여러 시선 중에서도 앤서니 브라운이 주목한 것은 어린 프리다 칼로의 마음입니다. 병마와 사고, 곱지 않은 세간의 시선과 홀로됨을 일상처럼 견뎌온 어린 소녀는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꿈을 꾸었을까요.
앤서니 브라운은 이제 막 연필로 초벌 작업을 마친 더미를 들고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넘기며 어린 프리다 이야기를 또박또박 읽어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작업했던 그 어떤 그림책보다 <나의 프리다>에 깊은 애정을 담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나의 프리다>는 멕시코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았던 프리다 칼로의 잔잔한 고백과 그녀의 예술에 매료된 영국의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초월적 교감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흉터처럼 진하게 새겨진 아픔을 치유하는 ‘마법 같은 우정’ 이야기
프리다 칼로는 독특한 화풍만큼이나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았던 예술가로 많이 회자됩니다. 소아마비가 남기고 간 상처는 양말을 겹쳐 신어도, 힘주어 걸으려 해도 감출 수 없는 흉터처럼 평생 그녀를 따라다녔습니다. 여섯 살 어린 소녀가 홀로의 시간을 감내하며 지낼 수 있었던 건 언제든 그녀가 원하는 순간에 만날 수 있었던 상상 속 친구 때문이었을 테지요. 다리를 절지 않고 현실과 공상을 오가며 자유롭게 걷고 뛰고 춤출 수 있는 친구를 만나 마음의 비밀을 털어놓는 순간만큼은 그녀 또한 행복했을 겁니다.
<나의 프리다>에는 어린 프리다 칼로가 경험했을 외로움, 좌절, 희망, 기쁨 등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꿈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과일 비행기를 타고 훨훨 하늘을 나는 소녀 프리다의 얼굴에 행복감이 가득 묻어납니다. 소리 없이 웃어 주는 친구를 만나 두 손을 맞잡은 프리다의 눈빛에서, 친구의 모습을 그리고 또 그리는 프리다의 표정에서 고요한 평안함이 새어 나옵니다. 프리다 칼로가 이야기한 ‘마법 같은 우정’에 대한 추억이, 괴로움 가득했던 그녀의 일생에 가끔씩은 이런 기쁨과 희망을 주었길 소망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간절한 바람도 살포시 전해옵니다.
세상의 모든 프리다에게
누구나 크든 작든 프리다 칼로와 같은 마음의 아픔을 한두 가지씩은 품고 있을 테지요. 때로는 그 아픔들이 세상을 향해 내딛는 발을 거세게 붙잡기도 하고, 혼자만의 방 안으로 매섭게 가둘 때가 있습니다. 현실이 모든 가능성들을 지배하려는 그 순간, 소녀 프리다 칼로의 커다란 날개와 마법 같은 우정을 떠올려 봅니다. 절뚝거리는 다리로도 충분히 자유롭게 걷고 뛸 수 있는 곳, 외톨이라고 움츠러드는 그 순간에도 모든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친구, 이 모든 것이 실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건 아닐까요. 언제든 부르면 기꺼이 응답할 바로 우리 안에.
작가 소개
지은이 : 앤서니 브라운
1946년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진지한 주제를 유머러스하고 재미있게 표현한다는 평을 들으며, 많은 작품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널리 사랑받습니다.
1983년에 《고릴라》로, 1992년에 《동물원》으로 영국에서 그해에 가장 훌륭한 그림책 작가에게 주는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받았으며, 2000년에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았습니다.
작품으로는 《터널》,《동물원》, 《고릴라》, 《미술관에 간 윌리》 등이 있습니다.
옮긴이 : 공경희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TESOL대학원 겸임 교수를 지냈다. 대표 역서로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가 있다. 이 밖에 『시간의 모래밭』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호밀밭의 파수꾼』 『파이 이야기』 『우리는 사랑일까』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우리말로 옮겼다. 지은 책으로 북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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