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변해가는 지역 의료,
먼 나라 이웃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2025년에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한다. 만성질환을 앓으며 오랜 기간을 살아야 하는 노인 환자나 아파도 혼자 병원을 찾아갈 수 없는 장애인에게 의료진이 찾아가는 재택 진료와 복수 직종이 연계하는 재택 환자 케어 개념은 먼 나라 이웃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오랜 기간 투약이 불가피한 이들에게 적합한 투약과 그에 따르는 결과들을 파악하여 의사, 약사, 간호사, 재활치료사 등에게 적절하게 공유하는 약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약국이 바뀌면 지역 의료가 변한다》의 저자 하자마 겐지 박사는 180병상 규모의 병원을 운영하는 외과의사이자 체인약국을 경영하는 일본재택약학회 회장으로서 재택의료와 재택방문약사 활동을 오랜 시간 펼쳤다. 그는 2001년부터 지역 의료에 관심을 두고 대학병원과 시립병원에서 외과의로 진료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한 의료 활동을 경험하면서 약국과 약사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의사, 간호사, 약사, 재활치료사 등 여러 직종이 팀을 이루는 재택 환자 케어 현장에서 약사의 인식 전환과 약사의 평생교육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 때문에 강의, 강연, 저술 활동 등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약국의 변화를 3단계로 구분한다. 소매점 역할을 하며 증상을 듣고 약을 파는 동네약국인 ‘약국 1.0’, 의약 분업 이후 의사 처방전을 보고 약을 조제하는 조제(문전)약국인 ‘약국 2.0’, 초고령화사회로 돌입하면서 재택의료의 거점이 되는 약국인 ‘약국 3.0’으로 구분한다. 약국 1.0이나 약국 2.0은 환자가 찾아오면 약을 파는, 약사의 역할이 수동적인 단계이다. 이에 반해 약국 3.0은 방문진료의 거점 역할을 하며 약사가 의약품 및 위생재료, 약 등을 가지고 환자에게 찾아가 복약지도, 바이털 사인 체크, 약 정리 등을 하는 능동적인 단계이다. 약국 3.0에서 약사는 수집한 환자의 정보를 의사, 간호사 등과 공유하며 의사와 왕진도 함께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저자는 앞으로 약국과 약사의 모습이 ‘약국 3.0’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초고령화사회로 먼저 진입한 일본을 닮아가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볼 때 지역 의료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특히 2018년 보건복지부는 포괄적 복지 완성을 목표로 ‘커뮤니티케어(지역 사회 통합 돌봄 서비스)’를 발표했다. 주민이 살던 곳(자가, 그룹 홈 등)에서 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 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의 지원 등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 주도형 사회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복수 직종이 연계하여 건강상태가 우려되는 노인의 집을 찾아가 진료하고, 생활습관과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것은 커뮤니티케어의 핵심 중 하나다. 여기에서 약사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약물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응당 약사의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케어 시작하는 대한민국,
변화하는 일본 지역 의료에서 길을 찾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퍼센트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사회라고 하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퍼센트 이상인 사회를 초령화사회라고 부른다. 일본은 2010년에 고령화 인구가 23.1퍼센트가 되면서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우리나라는 2025년에 고령화 인구가 20퍼센트를 넘어서며 초고령화사회가 된다. 초고령화사회를 대비하여 일본은 1990년대 방문간호를 창설하고 개호보험법을 마련하여 2000년대부터 시행했고, 초기의 오류를 꾸준히 개선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75세가 되는 2025년에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로 변화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2018년 11월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 계획(커뮤니티케어 기본 계획)을 발표하고 2019년 6월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년 동안 시범적으로 커뮤니티케어 사업을 시작하며 초고령화사회를 대비하고 있다. 일본이 민간 중심으로 초고령화사회를 대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진행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랫동안 초고령화사회를 대비하고 노인 요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일본 사례를 참고한다면 오류를 줄이면서 지금보다 철저하게 초고령화사회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돌봄 현장에서 약사의 역할이 점점 커진다
초고령화사회는 돌봄이 필요한 사회다. 이를 위해 법적,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주거 및 생활 지원 등을 늘리고, 한계에 봉착한 병원 중심의 케어에서 지역 의료를 중심으로 한 재택 환자 케어로 축이 이동해야 한다. 방문진료나 방문약료 활동에 대해 사회적 필요성을 전망하는 전문가는 많았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해 왕진하는 의사나 방문하여 약을 정리하고 올바르게 약을 복용하는지 살피는 약사가 있긴 해도 이런 생각과 활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건강보험 재정과 가족 구성원의 경제적 부담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본은 이런 사회적 문제를 예견하고 일찌감치 의사, 간호사, 약사 등이 직접 방문하는 의료토털서비스를 준비하고 정책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는 급증하는 노인 인구를 효과적으로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사회적인 공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6월 시범적으로 펼치는 우리나라의 커뮤니티케어 사업 역시 지역 의료를 기반으로 한 재택 환자 돌봄이 중심이다. 이제 찾아오는 사람만을 환자로 보는 의사와 약사는 생각을 바꿔야 하며, 병원이 아닌 재택(혹은 그룹 홈)이 중심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약사는 굉장히 수동적이고 보수적이다. 잘나가는 병원 앞에 약국을 차리고 처방전을 가지고 오는 환자만 기다리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금방 도태될 것이다.
《약국이 바뀌면 지역 의료가 변한다》는 지역을 기반으로 재택 환자를 돌보는 약사의 역할과 인식 변화를 강조한다. 우리 사회에서 약사는 의약분업 이후 의사의 처방전을 보고 약을 내어주며 복약지도하는 정도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일본도 비슷한 이미지였다. 의약분업이나 약학 교육 6년제 전환 역시 일본과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금 일본 약사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약사들도 약국 문을 박차고 지역으로 나가야 할 시기가 왔다.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환자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찾아가 올바르게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오남용은 없는지, 약 복용 후 변화는 어떤지 세심하게 관찰하고 다른 의료인들과 정보를 세밀하게 공유해야 한다. 약사의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변한다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의료도 빠르게 안착할 것이다. 이제 약사 스스로 위상을 높여야 할 때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하자마 겐지
파메디코 주식회사 대표이사이자 의사, 의학박사. 1969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대학 의학부 졸업 후 오사카대학 의학부 부속병원, 오사카부립병원, 다카라즈카 시립병원 외과·호흡기외과를 거처 오사카대학 대학원 의학계연구과 장기제어외과에서 이종이식을 주제로 한 연구와 임상업무에 관계했다. 2004년 대학원 수료 이후 현직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일반사단법인 ‘약사걸음회’ 및 일반사단법인 ‘일본재택약학회’ 이사장으로 약사 평생교육에 힘쓰고 있다. 또한, 긴키대학 약학부, 효고의료대학 약학부 비상근 강사로서 약학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 《약사를 위한 바이털 사인》《약국 3.0》《외과의 약국으로 돌아가다》 등이 있으며 공저로 《임상 조제학》《약물 치료학》《신 IT 의료 혁명》《IT가 의료를 바꾼다》가 있다.
옮긴이 : 윤수정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학부를 졸업했다. 출판 편집자로 일하다가 지역신문 기자 등을 거쳐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장편소설 《원더독》, 청소년 도서 《3.11 이후를 살아가는 어린 벗들에게》《굿바이 굿보이》《그 여름의 가출 일기》 등이 있고 어린이책으로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와 《여우 세탁소》《1학년이 나가신다》《수수께끼를 파는 가게》등이 있다. 또한 ‘B급번역클럽’ 일원으로 활동하며 전자책 에도가와 란포의 《외딴 섬 악마》《엽기의 끝》《흡혈귀》《공포왕》《마술사》 등 장르소설도 왕성하게 번역하고 있다.
감수 : 나현오
중앙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약물학을 전공했다. 가톨릭 성모병원 여러 곳에서 병원약사로 일했으며, 가톨릭의과대학 약리학교실에 있다가 현재는 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에서 임상약학과 교수로 사회약학을 가르치고 있다. 대외적으로 병원약사회, 병원약학교육연구원을 거쳐 한국임상약학회, 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경기도약사회와 방문약료사업에 참여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감수 : 김신애
계명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지방공사대구의료원 가정의학과를 수료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이후 십여 년 봉직의와 개원의 생활을 하면서 돌봄을 위한 의료인의 진정한 역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후 오사카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 니시요도 병원에서 연수하고 개호보험제도와 건강의료보험제도를 활용하는 돌봄 현장에서 많은 배움을 얻었다. 현재는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건강혁신살림의원에서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 차
추천사
서 문
PART 1 현재 의료의 문제점과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과제
1 프롤로그를 대신해
2 외과의가 약국으로 돌아온 이유
3 약국과의 재접점
4 진짜 의료붕괴 = 약 남은 줄 모르고 처방하는 의사
5 지역 의료·재택 의료에서 약사에게 요구되는 것은?
PART 2 약사를 둘러싼 환경 변화는 혁신할 기회이다
1 약학 교육이 변하고, 약학생의 의식이 변한다
2 갓 졸업한 약사가 변하고, 기존 약사가 변한다
3 의료 제공 체제가 변하고, 약사가 활약하는 장이 변한다
4 약사가 활약하는 장이 변하고, 다른 직종과 연대하는 방식이 변한다
5 약사의 역할이 변하고, 의사와 약사의 관계가 변한다
6 의사와 약사의 관계가 변하고, 협동하며 약물치료를 하는 방향으로 변한다
PART 3 약사에게 요구되는 건 환자와 약물치료를 함께 해나가는 일이다
1 조제해서 건네준다고 끝이 아니다
2 의문 조회를 좇아라
3 약력은 과거 기록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이다
4 처방전에 의문점이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확인할까?
5 조제실은 무인화할 수 있다. 그러면 약사는 어디에 있을까?
6 약국에 오는 환자만 환자가 아니다
PART 4 혁신에 필요한 것을 이해한다
1 지역 의료에서 약사에게 원하는 건 무엇인가?
2 약사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3 팀 의료의 멤버를 이해한다
4 도구 활용 기술을 연마한다
5 환자의 수수께끼를 푼다
6 캐즘Chasm을 넘어선다
후 기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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