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허영의 시장』은 영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소설이다”
존 캐리_옥스퍼드대학교 석좌교수
<가디언>이 선정한 100대 소설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달과 6펜스』 서머싯 몸이 꼽은 최고의 소설
영문학을 대표하는 윌리엄 새커리의 걸작 『허영의 시장Vanity Fair』이 새커리가 직접 수정하여 출간한 1853년 보급판에 기초하여 국내 번역 출간되었다. 『허영의 시장』은 1847년부터 1848년까지 19개월 동안 월간으로 연재되었다가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된 소설로, 새커리에게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찬사를 모두 안겨준 그의 대표 작품이다. 서머싯 몸은 『허영의 시장』을 격찬하며 최고의 영문소설로 꼽았고, 샬럿 브론테는 『허영의 시장』에 압도되었다고 고백하며 자신의 소설 『제인 에어』를 새커리에게 헌정했다. 또한 문학 비평가이자 옥스퍼드대학교 석좌교수인 존 캐리는 『허영의 시장』은 영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소설이며, 범위와 주제 면에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견줄 만한 유일한 영문소설이라 평했다.
19세기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허영의 시장』은 당시 영국 상류사회를 사로잡고 있던 허영과 위선을 주제로,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인 존재인지에 대해 가차 없이 풍자하면서 당대 어느 소설가보다 삶의 진실을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사실적이면서 특색 있는 인물들과 박진감 넘치는 사건 전개, 새커리 특유의 표현력과 희극적 필치가 펼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허영의 시장』이 왜 최고의 영문소설이라 평가받으며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는지 알게 될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윌리엄 새커리
윌리엄 새커리는 찰스 디킨스가 함께 영국문학 황금기인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풍자와 조소를 통해 동시대의 지적인 각성을 유도했다. 『허영의 시장』의 배경인 19세기 영국 사회는 근대화로 인해 상공업이 발달하고 중산계급이 눈에 띄게 성장하던 시기로 부의 축적과 신분 상승의 욕망이 가득한 시기였다. 새커리는 뛰어난 관찰력과 날카로운 역사의식을 이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내며, 부유한 중상층 인물들이 허영과 속물근성에 빠져 있는 상황을 신랄하고 풍자적인 태도로 그려내는 동시에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우리 개개인은 ‘허영의 시장’에 늘어서 있는 임시 건물과도 같다”
이 책의 제목인 『허영의 시장』은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에서 가져온 말이다. 천상으로 가는 순롓길 중 주인공이 ‘허영’이라는 도시에서 만나는 휘황찬란한 ‘시장’은 인간의 탐심과 욕망을 드러내는 물건들로 가득한데, 새커리는 이를 소설 속 인물들과 영국 사회에 빗대었다. 그는 소설의 주제를 확연하게 부각하는 이 제목을 한밤중에 떠올리고는 기쁨에 넘쳐 침대에서 뛰어나와 방을 세 바퀴나 걸어 다녔다고 한다.
쉴 틈 없이 펼쳐지는 매혹적인 이야기와
인간의 탐욕과 위선에 대한 신랄한 풍자
『허영의 시장』은 가난한 고아 레베카와 유복한 상인 집안에서 자란 아멜리아의 대조적인 삶과 그들의 운명에 얽혀 있는 다양한 인물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전개된다. 새커리가 창조한 최고의 인물로 평가받는 레베카는 신분 상승의 사다리에 오르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새커리가 소설의 앞부분을 상당 부분 고쳐 등장시킨 도빈은 겸손하고 이타적이며 아멜리아를 향해 충직한 모습을 보이지만, 도빈을 대하는 아멜리아의 태도가 너무나 무정하기에 그의 모습도 어리석게만 보인다. 도빈의 친구이자 아멜리아와 오래전부터 혼인 이야기가 오간 조지는 인간의 자만심과 천박함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 외에도 『허영의 시장』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부, 사랑, 결혼, 명예, 지위, 쾌락 등 각자의 허영을 추구하는 동안 새커리로부터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풍자와 조소, 연민의 대상이 되다가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흥미진진한 사건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반영웅 소설의 선구자 ; 주인공 없는 소설
『허영의 시장』의 연재 당시 제목은 『영웅 없는 소설: 펜과 연필로 그린 영국 사회의 스케치』였고,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될 때에도 ‘영웅 없는 소설’을 부제로 붙였다. 따라서 ‘영웅 없는 소설’은 이 작품을 설명하는 중요한 특징으로, 이는 ‘주인공 없는 소설’을 의미하기도 하고, 따를 만한 인물이 소설 속에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물 설정으로 인해 『허영의 시장』은 낭만주의의 허식과 영웅 숭배에 대한 반동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반영웅 소설의 선구자로 평가받으며, 유럽 사실주의 소설의 발전에서 이정표가 되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윌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
1811년 인도의 콜카타에서 동인도회사 관리자였던 아버지 리치먼드 새커리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1815년 아버지가 죽자 영국으로 보내져 차터하우스와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교육을 받았다. 학위를 받지 못하고 대학을 중퇴한 후 1833년에는 전문 화가가 될 결심으로 파리에 정착해 한동안 그곳에 살기도 했다. 그의 미술적 재능은 이후 그가 자신의 글들에 덧붙인 삽화에서 엿볼 수 있다. 1836년 파리에서 만난 아일랜드 출신의 이저벨라 쇼와 결혼한 후 1837년 런던으로 돌아와 직업 기자로 활동했다. 새커리의 아내는 셋째 딸을 출산한 1840년부터 정신 질환이 심각해졌고 새커리도 이즈음부터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하지 못하는데, 이는 이후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커리는 1830년대 후반 <프레이저스 매거진>, <뉴 먼슬리 매거진>, <펀치>지 등에 다양한 글을 기고하며 작가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역사소설 『배리 린던의 행운The Luck of Barry Lyndon』(1844)은 그가 쓴 최초의 소설로 악당, 불한당 등을 주요 등장인물로 삼고 있다. 『속물들의 책The Book of Snobs』(1848)은 <펀치>지에 연재해 크게 인기를 끈 「영국의 속물들The Snobs of England, by One of Themselves」 연작을 모은 것으로, 빅토리아 시대 영국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새커리의 특징적 문체가 잘 나타난 글이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자 본명으로 발표한 첫 작품이기도 한 『허영의 시장』은 1847년부터 1848년까지 19개월 동안 월간으로 연재되었다가 1848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는데, 이 작품으로 새커리는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찬사를 모두 얻으며 유명 작가가 되었다. 후기 작품으로는 『펜더니스 이야기The History of Pendennis』(1850), 『뉴컴가The Newcomes』(1855) 등이 있으나 상업적으로도 비평적으로도 『허영의 시장』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새커리는 그 후로도 찰스 디킨스의 유일한 맞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다수의 작품을 창작하다가 1863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갑자기 죽음을 맞았다. 『허영의 시장』은 영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오늘날 독자들에게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옮긴이 : 서정은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 버펄로 캠퍼스에서 19세기 영국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학에서 18, 19세기 영국 문학과 문학 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가면 뒤에서』, 『초월주의의 야생귀리』 등이 있다.
목 차
막을 올리기 전에
1장 치즈윅 몰
2장 샤프 양과 세들리 양, 전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
3장 레베카, 첫 번째 상대를 만나다
4장 초록색 비단 지갑
5장 우리의 도빈
6장 복스홀
7장 퀸스 크롤리의 크롤 리가
8장 친구에게 보낸 사적 편지
9장 크롤리가 사람들
10장 샤프 양 친구를 만들기 시작하다
11장 순박한 전원 풍경
12장 대단히 감상적인 한 장
13장 감상적인 이와 그렇지 않은 이
14장 크롤리 고모님 집으로 돌아오다
15장 레베카의 남편, 잠시 모습을 드러내다
16장 바늘겨레 위의 편지
17장 도빈 대위가 피아노를 산 사연
18장 도빈 대위가 산 피아노를 연주한 사람은 누구일까?
19장 병상의 크롤리 노숙녀
20장 도빈 대위, 결혼신의 전령이 되다
21장 상속녀를 둘러싼 싸움
22장 결혼 그리고 신혼여행의 일부
23장 도빈 대위 작전을 계속하다
24장 오스본 씨, 가족 성경을 꺼내 들다
25장 주요 인물들 모두가 브라이턴을 떠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다
26장 런던에서 채텀까지
27장 아멜리아, 부대에 합류하다
28장 아멜리아, 플랑드르 지역으로 가다
29장 브뤼셀
30장 남겨두고 온 여인
31장 조 세들리, 누이동생을 보살피다
32장 조는 피신하고 전쟁은 끝이 나다
33장 친척들, 크롤리 고모님을 대단히 염려하다
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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