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는 왜 푸른가

고객평점
저자서대선
출판사항문학세계사, 발행일:2019/03/20
형태사항p.135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0759043 [소득공제]
판매가격 10,000원   9,000원  (인터넷할인가:10%)
포인트 450점
배송비결제주문시 결제
  • 주문수량 

총 금액 : 0원

책 소개

간결한 말, 깊고 큰 울림!
‘봄비의 시인’ 서대선이 담아내는
 작지만 아름다운 서정시의 미학

1. 간결한 말 속에 담긴 여백의 미학

『레이스 짜는 여자』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서대선 시인의 시집은 간결하고 짧은 시편 속에서 커다란 울림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눈 내린 새벽

 남의 집 살러가는
 열두 살 계집아이
 등 뒤로

 눈 속에 묻히는
 작은 발자국

 멀리서 대문 닫아 거는 소리

- '꽃다지' 전문

 좋은 시가 갖춰야 할 미덕이 이 짧은 시 한 편에 있다. “남의 집 살러가는 열두 살 계집아이”는 가난으로 인해 가족과 헤어져 부잣집에 입양되거나 식모살이하러 가는 길이다. “눈 내린 새벽”을 걷는 “계집아이 등 뒤로” 그 아이가 찍어놓은 ‘작은 발자국’이 눈 속에 묻힌다. 이제 다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 “멀리서 대문 닫아 거는 소리”, 매정하게 대문을 닫아야만 하는 가난한 부모는 남루한 방에서 얼마나 울었을까. 홀로 새벽길을 걸어가는 열두 살 계집아이가 훌쩍이는 눈물 콧물은 추위에 얼어붙어 별빛처럼 반짝였을 것이다. 좋은 시는 자기 스스로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조금만 말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많은 이야기를 유추하게 한다. 단 몇 줄의 문장들이 무수한 서사와 감정과 정서와 장면들을 거느린다. 이 시는 이미지즘 기법을 통해 생략과 여백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박용래 시인의 시를 연상케 한다.

서대선 시인의 시는 간결한 말로 깊고 큰 울림을 일으키는 언어미학을 통해 미적 완결성을 이뤄낸다. 그녀의 시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고서도 말하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아름다운 현상, 아름다움의 가치, 아름다움에의 체험을 ‘말’이라는 그릇에 담아내는 예술이다. 모든 아름다움은 자신의 내부 속으로 시인을 끌어당겨 침잠시키고, 시인은 오감과 사상으로 전유한 아름다움의 질량을 자신의 언어 안에 고밀도로 압축해낸다. 이때 그릇이 커야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그릇이 클수록 난삽하고 오염된 더께들까지 함께 담기기 십상이다. 아름다운 시는 작은 그릇에 세계의 정수만을 담아낸다. 서대선 시인은 언어의 경제적 운용을 통해 관념은 함축하고, 이미지는 증폭시키며, 정서의 파동까지 두루 이루는 시인이다

2. 빈 곳을 채우며 완성된 사랑의 언어

 불면과 신경안정제를 삼키며
 신생의 말들을 찾아
 푸른 돌에 이마를 찧는 사내

 낡은 자켓 주머니 속
 신경안정제 알마다
 삐그덕 거리는 불면의 말들

 불면으로 갉아 낸
 뼛속마다
 다리가 세 개뿐인 말발굽 소리

 절룩거리며
 말들의 사막을 짊어지고
 캄캄한 우주 건널 때

 간델라를 든 외눈박이 마음
 다리가 세 개뿐인 너의 한 쪽
 다리가 되어
 은하수를 건넌다

- '너의 한 쪽 다리가 되어' 전문

 아무리 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이라고 해도 감동적인 한 편의 시를 이길 수는 없다. 가장 잘 쓰인 시는 감동을 주는 시다. 길고도 길었던 겨울이 끝나고 새봄을 알리는 비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처럼, 서대선 시인의 시는 각박하고 메마른 현대인들의 가슴을 촉촉한 감동의 빗방울로 적신다. 여러 편의 시를 인용할 필요 없이 위의 시 '너의 한 쪽 다리가 되어' 한 편이면 충분하다.

“불면과 신경안정제를 삼키며/ 신생의 말들을 찾아/ 푸른 돌에 이마를 찧는 사내”는 시인의 남편인 이건청 시인이다. 서대선 시인과 이건청 시인은 우리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부부다. 한없이 온화하고 인자한 이건청 시인도, 그 너그러운 미소 뒤에 불면과 신경불안을 늘 감춘 채 “돌에 이마를 찧는” 고통에 매일 밤마다 몸부림쳐왔다는 사실에 나는 새삼 놀란다. 시인이기 때문에, “신생의 말들을 찾아”야 하는 시인의 운명을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그는 오랜 세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왔을 것이다.

최초의 완전한 영감인 시니피에는 언어로 형상화되는 과정에서 언어의 한계성, 시니피앙에 의해 절단되고 왜곡, 변형되어버리고 만다. 시니피에와 시니피앙 사이에서 끝없이 추락을 반복해야만 하는 시인은 늘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불구적 존재이다. 사랑이 불완전한 두 사람이 만나 성숙해지는 과정인 것처럼, 시 역시 불완전한 대상과 불완전한 시인이 만나 완전함을 이루는 일이다. 서대선 시인은 언어의 한계 앞에 절망하는 남편을 “절룩거리며/ 말들의 사막을 짊어지고/ 캄캄한 우주 건너”는 “다리가 세 개뿐인 말”로 묘사한다. 그리고 “간델라를 든 외눈박이”인 자신 역시 불완전한 존재임을 고백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 불완전함에 결코 굴복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의 불완전함이 ‘너’의 불완전함을 끝내 완전함으로 채우게 될 것을 신뢰하며, “다리가 세 개뿐인 너의 한 쪽/ 다리가 되어” 남편과 함께 광막한 시의 ”은하수를 건넌“다. 이토록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또 어디 있을까. 이토록 순정한 믿음과 헌신이 또 어디 있을까. 서로가 서로의 빈 곳을 채우는 순간 사랑이 완성되고, 시가 탄생한다.

이 세계가 자아와 일대 일 대응하는 모든 관계들의 총체라면, 나도 세계도 다 불완전한 불구라면, 세계를 내 쪽으로 흘러오게 하고, 내가 또 세계로 흘러가 서로의 빈 곳을 채우는 비경계?비구분의 커뮤니케이션과 타자지향?타자수용의 자세는 나와 세계를 조화롭게 하여 완전한 우주를 이루는 ‘아날로지(analogy)의 구체적 방법론일 것이다. 서대선 시인은 외롭고 쓸쓸한 타자, 상처 입고 고통스러워하는 타자, 불완전한 타자의 아픔을 발견하고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타자의 품으로 봄비처럼 흘러든다. 타자의 이질성을 수용하고, 타자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재현하며, 사랑과 위로를 확산시켜 감동을 획득할 때, 그녀의 시는 마침내 치유와 회복의 언어로 완성된다. 이제 우리는 서대선 시인을 마땅히 ’봄비의 시인‘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긴 겨울이 끝나간다. 봄비가 머지않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서대선 

경북 달성 출생
2009년 시집 『천 년 후에 읽고 싶은 편지』로 작품 활동 시작
2013년 『시와 시학』 신인상
2014년 시집 『레이스 짜는 여자』
한국예술 평론가협의회상(문학 부문)
2019년 시 평론집 『히말라야를 넘는 밤 새들』
신구대학교 명예교수
 문화저널 21 편집위원
 
 

 

목 차

1
탁본拓本 _____10
이끼 _____11
아기 똥 _____12
양 말고 _____14
품 _____16
누가 있어서 _____18
헛헛한 날 _____21
소금꽃 _____22
노루귀꽃 _____23
꽃다지 _____25
흔들어 깨울 때까지 _____26
발아發芽 _____28
너의 한쪽 다리가 되어_____30
엉겅퀴꽃_____32
눈길_____33
첫 키스_____34

2
입춘 _____36
웃다 _____37
마른 꽃 _____38
용서 _____40
너는 아니다 _____41
범종이 울면 _____43
풀어내다 _____44
대나무꽃 필 때까지 _____46
쪽잠 _____48
자드락길 끝에서 _____49
바람 불어와 _____50
인동 덩굴 속에 파도소리 가득하다 _____51
안부 _____53
보금자리 _____54
그럼에도 _____55

3
옹이 _____58
백 허그back hug _____59
빙하는 왜 푸른가 _____61
눈시울을 붉히다 _____63
장애물 _____65
그늘 _____67
눈꽃 _____68
긴 이별, 짧은 편지* _____69
갇힌 사랑의 노래 _____70
담쑥 안고* _____73
너를 채집하다 _____74
내 사랑, 내 곁에 _____75
불현듯 _____76
외딴집 _____78
청실홍실 _____79
수취 불명 _____80
이별 없는 아침을 위해 _____82

4
함박꽃 피다 _____86
밀물지다 _____87
눈치를 배우다 _____88
웃는 돌 _____90
꽈리를 불다 _____92
술레잡기 _____93
바나나는 누가 먹었을까 _____95
오로지 _____97
그런 척 _____98
무게의 상대성 _____99
한계령 계곡에 추운 마음을 내려놓다 _____102
나들이 _____104
늦가을에게 듣는 문장 _____105
벼랑 _____107
말해도 될까요 _____109
등대가 있는 풍경 _____111
개나리 _____112

 ┃해설┃ 이병철(시인·문학평론가)―봄비의 시학 _____113

역자 소개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반품 배송비 부담자
단순변심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불량 또는 오배송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환불안내
진행 상태 결제완료 상품준비중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어떤 상태 주문 내역 확인 전 상품 발송 준비 중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환불 즉시환불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환불시점
결제수단 환불시점 환불방법
신용카드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신용카드 승인취소
계좌이체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계좌입금
휴대폰 결제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포인트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환불 포인트 적립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환불불가
상품군 취소/반품 불가사유
의류/잡화/수입명품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계절상품/식품/화장품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가전/설치상품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용품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CD/DVD/GAME/BOOK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내비게이션, OS시리얼이 적힌 PMP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