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야반도주

이 책은 한 여인의 치열한 삶을 유감없이 풀어놓은 진솔한 수필집이다.
과수원집 셋째 딸로 태어나 늘 산더미 같은 집안일에 갇혀 살던 그녀는 대학 진학이라는 첫 번째 야반도주에 이어 결혼이라는 두 번째 도주를 감행하면서 자신이 선택한 삶을 당당히 개척해 낸 열혈 여사다. 그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으면 ‘뛰는 여자‘라는 별명이 붙었겠는가.

역시 인생은 상상만으로는 표현이 안 되는 것. 온몸으로 살아내야 하는 순간순간을 통해 풍부한 경험과 깊은 사유와 정신적 출혈을 거쳐야만 다다르는 선물 같은 것이 아닐까. 오래도록 차곡차곡 쌓아온 그 선물들을 글로 풀어낸 것이 수필이기에, 이 책에 실린 51편의 글들이 더욱 단단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삶이 파도처럼 굽이치는 순간 감당할 수 없는 고통도 있었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해 낸 환희의 순간과 교직(交織)되어 영글어 간 그의 글들. 또한 독실한 불교신자로 사람에 대한 따뜻함과 세상을 향한 균형감각을 잘 유지해 왔기에 글이 편안하게 읽히는 또 하나의 이유다. 사물을 응시하는 눈, 수용하는 안목까지 합리적인 글의 세계를 펼쳐 나가면서 또 한 번의 야반도주를 꿈꾸고 있는 작가의 내일이 기대된다.

지은이 : 홍정자 

충남 온양에서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2년 월간 《문학21》 등단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일현문학회 회원
한국수필문학진흥회 이사
한국산문 편집부장, 이사 역임
한국수필가협회 편집위원, 이사, 감사 역임
2010년 제3회 한국산문 작가상 수상
2011년 제24회 허균문학상수상
2011년 제30회 한국수필문학상 수상
2011년 수필집 《저 글 못 써유》 출간
 

책머리에 4

1. 사과 예찬

 사과 예찬 12
온몸으로 하는 기도 16
엄마의 은반지 한 짝 21
이카로스가 되더라도 날고 싶다 25
마른 고추에게서 한말씀 들었다 30
프리지어 꽃다발 35
그리움이 차오르면 39
떡을 찌다 43
벼랑 끝에서 48
일상에서 줍는 작은 행복 52

2. 어머니의 목소리

 어머니의 목소리 58
지금도 목에 걸리는 엿 63
딸애가 남기고 간 선물 69
마음을 들키다 73
복사꽃 같던 영순이 77
아름다운 소멸 82
노을을 보며 85
구원의 다슬기 89
다리 93
군불을 땐 따뜻한 방 97

3. 뛰는 여자

 뛰는 여자 102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112
스토리가 있는 온천 118
상처에서도 새움이 튼다 123
후회는 없다 127
손녀의 금연작전 132
병원 검사실 點描 138
다시 돌아온 모자 143
슬픔은 여운으로 147
나를 감동시킨 선물 151

4. 또 한 번의 야반도주

 또 한 번의 야반도주 158
석류 165
자격증을 따다 170
못 말리는 나의 건망증 176
누룽지를 끓이며 181
과수원에 잠들다 184
할미꽃 연정 189
시간 밖에서 192
누가 정의로운가? 196
낡은 것에 대하여 200

5. 오래된 사진 한 장

 오래된 사진 한 장 206
추억의 기차를 타고 212
바다는 침묵했다 217
나는 오늘도 살생을 했다 221
씻고, 닦다 227
아름다운 관계 231
부모 마음 자식 마음 236
인연의 고리 242
마음이 흘러가는 곳 247
호박 한 덩이 251
무심이 행복인 것을 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