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국내 초역”
몽롱함과 이성 사이를 오가며
현실 세계와 환영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소설
『현란한 세상』은 주인공 세르반도 수사의 『회고록』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현실 재현을 거부하고 여러 측면에서 현실을 파헤치면서 언어적 층위보다는 과장, 풍자, 그로테스크, 아이러니, 알레고리 등의 바로크 미학을 통해 영원한 인간 비극을 동정적인 역설로 완화시킨다. 그리고 단순한 자서전을 넘어 쿠바 바로크 전통 최고의 문학적 도약을 하면서 이 작품에 우화적이고 신비로운 면을 부여한다.
소설은 형식면에서도 여느 소설과 달리 시작하는데, 하나의 사건을 놓고 장(章)을 중복 사용하면서 여러 개의 시점으로 그리고 있다. 여기서 인생을 하나의 교리와 하나의 규정 또는 하나의 역사가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어야 할 신비로 생각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현란한 세상』은 문학성과 재미를 겸비한 작품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와 유사한 플롯을 보여 준다.
척박한 현실에 대한 환멸이 빚어낸 환상의 세계
어느 누구의 검열도 받지 않고 글을 쓴다는 것은 오늘날 몇몇 공산주의 국가나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를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권리이다. 아레나스는 거침없는 용기로 온갖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이 권리를 행사했다. 가장 위험하고 가장 적대적인 환경에서도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함으로 그는 살아남았고,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안식처를 문학에서 찾았다.
아레나스는 열정적으로 쿠바 혁명에 참여했지만 중남미의 척박한 현실과 카스트로 정권에 대한 실망으로 환멸을 느낀다. 그런 상태에서 언어밖에 기댈 것이 없던 16~17세기 바로크 작가들처럼,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한다. 또한 그는 몽롱함과 이성 사이를 오가며 두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데, 이는 삶이 꿈이고 한 편의 연극일 뿐이라고 간주하는 바로크적 세계관과 통한다. 그리고 이 같은 환상적 요소들과 바로크 미학을 통해 현실 세계에 대한 고정 관념으로부터 탈피하여 현실의 다양한 면을 보여 준다.
『현란한 세상』은 검열 때문에 쿠바에서는 출간이 불가능하여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는데 1969년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과 함께 그해 최고의 외국어 작품상을 받았다. 이후 이 작품은 바로크 소설이면서 동시에 ‘마술적 사실주의’를 잘 보여 주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아 왔다. 그만큼 책에서 보이는 마술적이고 환상적인 면은 마르케스의 소설을 읽은 독자들에겐 익숙하게 다가온다. 또한 심각한 담론이라기보다는 유희적인 면이 강하다. 이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것으로, 척박한 현실에 대한 환멸로 이상향을 직접 창조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세르반도 신부에 대한 최소한의 자료를 가지고 모험 소설을 쓰면서, 실질적인 삶의 에피소드들을 환상으로 바꾸고 그것들을 새로운 현실의 묘사에서 다른 사건으로 바꾸고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레이날도 아레나스
1943년 쿠바의 바티스타 독재 정권 당시 올긴주(州) 아구아스 클라라스에서 가난한 농부의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아바나 대학의 정부 지원 코스에 등록해 정치학과 경제학을 공부하며 레사마 리마와 비르힐리오 피녜라 같은 스승들과 교류했다. 스토리텔링 콘테스트에서 재능을 인정받아 국립 도서관에서 근무했으며, 1965년 『동트기 전 셀레스티노(Celestino antes del alba)』를 ‘쿠바 작가와 예술가 연맹(UNEAC)’이 후원하는 콩쿠르에 출품해 제1 선외 가작상을 받았다. 그의 첫 번째 소설인 이 작품은 2년 뒤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쿠바에서 출간되었다. 혁명이 승리를 거둘 무렵 혁명에 가담하여 몇 년간 협조했다. 그러나 카스트로 정권에 환멸을 느끼고 이를 비판하는 소설을 쓰다가 2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이후 ‘반체제적 글쓰기’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정부에 쫓기는 삶을 살았다. 1980년 극적으로 쿠바를 탈출해 미국으로 망명했지만 그곳에서도 편하게 지내지 못했고 1990년 뉴욕에서 에이즈 말기로 고생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주요 작품으로 『현란한 세상(El mundo alucinante)』과 『수위(El portero)』, ‘5부작’이라 불리는 『동트기 전 셀레스티노(Celestino antes del alba)』, 『새하얀 스컹크의 궁전(El palacio de las blanquísimas mofetas)』 『바다여 안녕(Otra vez el mar)』, 『여름 색조(El color del verano)』『습격(El asalto)』 그리고 시집 『농장(El central)』, 『의사를 표시하며 살아갈 의지(Voluntad de vivir manifestándose)』 등이 있다. 특히 그가 겪었던 절대적 빈곤, 작품 출간 과정의 어려움, 환멸, 동성애자들의 집단 수용소, 감옥과 망명 등이 자서전 『밤이 오기 전에』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줄리언 슈나벨 감독이 영화로 제작하여 베니스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옮긴이 : 변선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와 같은 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와 덕성여자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였고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스페인어과 강사로 재직하며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돈키호테』, 『시간의 지도』, 『카스트로와 마르케스』, 『해가 지기 전에』, 『4월의 음모』, 『동근 돌의 도시』,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 이야기』, 『사랑이었던 모든 것』, 『청춘의 지도를 그리다』 등이 있다.
목 차
* 작가는 일부러 몇몇 장을 중복해서 쓰고 있다.
세르반도 수사, 지칠 줄 모르는 피해자
친애하는 세르반도
멕시코
제1장 몬테레이에서 내 유아기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그리고 일어난 다른 사건들에 대하여
제1장 몬테레이에서 너의 유아기와 일어난 다른 사건들에 대하여
제1장 몬테레이에서 그의 유아기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그리고 일어난 다른 사건들에 대하여
제2장 몬테레이를 떠나는 이야기
제2장 몬테레이를 떠나는 이야기
제2장 몬테레이를 떠나는 이야기
제3장 도시 전경에 대하여
제4장 대주교의 방문에 대하여
제5장 보룬다의 지식에 대하여
제6장 설교에 대하여
제7장 설교의 결과에 대하여
제7장 설교의 결과에 대하여
제7장 설교의 결과에 대하여
제8장 산 후안 데 울루아성(城)의 네 감옥에 대하여
제9장 수사의 여행에 대하여
스페인
제10장 라스 칼다스의 칼데아인들과 함께한 카디스의 네 감옥에 대하여
제11장 수사의 낙하와 도주
제12장 바야돌리드의 도착과 출발에 대하여
제13장 마드리드에 대하여
제14장 수사가 왕의 정원을 방문한 것에 대하여
제15장 마녀를 방문한 일에 대하여
제16장 팜플로나에 도착한 것과 도착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거기서 내게 일어나지 않고 일어난 일에 대하여
제17장 여행의 사건들과 바요나 입성
프랑스
제18장 바요나에서 유대교 회당으로 들어갈 때 나에게 일어난 일.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도주할 때까지 그 도시에서의 내 모든 생활에 대하여
제19장 나의 파리 입성에 대하여
제20장 수사의 일기에 대하여
제21장 수사의 반론에 대하여
이탈리아
제22장 수사의 부정에 대하여
스페인
제23장 마드리드에 돌아온 것과 토리비오스에 도착할 때까지 나에게 일어난 일에 대하여
제24장 로스 토리비오스 감옥에 대해. 수사의 쇠사슬
제25장 포르투갈로의 출발에 대하여
포르투갈
제26장 포르투갈에 대하여
영국
제27장 수사의 새로운 우정과 아메리카로의 탈출에 대하여
제27장 수사의 새로운 우정과 아메리카로의 탈출에 대하여
미국
제28장 새로운 우여곡절들. 첫 번째 원정
멕시코
제29장 침략에 대하여
아바나
제30장 아바나에서의 탈출에 대하여
미국
제31장 새로운 그러나 오래된 순례
멕시코
제32장 수사의 대화
제33장 시작
제34장 평안의 계절에
제35장 수사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세르반도 수사의 마지막 소식
주
해설 - 현실 세계에 대한 고정 관념으로부터의 탈피
판본 소개
레이날도 아레나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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