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도예가의 진짜 예술품 ‘그릇’
국내 최초 도예 에세이 개정 증보판
도예가 열다섯 명의 작업실 풍경과 그들이 빚은 예술 세계를 소개하는 미술에세이 《그릇-도예가 15인의 삶과 작업실 풍경》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국내 첫 번째 도예 에세이로서 2014년 출간 이후 5년간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개정증보판에서는 초판에서 다루었던 13명의 작가에 더해 2명의 작가를 더 소개한다.
저자는 예술과 실용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릇을 다양한 방법으로 만드는 도예가 열세 명의 삶과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번 개정판에 새로 소개된 문병식은 방짜유기처럼 반듯한 그릇을 오직 물레와 손으로 만드는 작가다. 권진희는 흙띠를 쌓아올려 기물을 빚어내는 작가다. 그리고 쓰임새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자유분방한 백자 그릇을 만드는 김상범, 그릇 안과 밖, 바닥굽 안쪽까지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붙이는 ‘이기적인’ 그릇을 만드는 정길영, 소나무 잿물로 유약을 발라 불의 흔적을 남기며 듬직하고 소박한 그릇을 만드는 이인진 등 15인의 도예가는 모두 저마다의 작업 방식으로 독특한 예술 세계를 펼쳐낸다.
경기도 여주와 이천, 광주에서부터 경북 경주와 경남 합천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작업실을 직접 찾아 그들의 작업 풍경과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20대 시절 알프스에서 조난 당해 3일만에 극적으로 살아난 뒤 전문산악인의 꿈을 포기하고 독특한 흑유그릇을 빚는 작가 김시영, 섬세한 그릇만큼이나 예리한 차시(찻숟가락)를 만드는 작가 이태호, 옹기 빚기 싫어 도망 나와 공장에 취직했지만, 결국 흙이 그리워 다시 옹기 빚으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옹기장 허진규 등 그들의 ‘그릇’ 이야기는 평탄하지 않은 삶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쳐 보인 인생 이야기기도 하다.
저자 홍지수는 이들의 작품을 통해 “좋은 그릇은 무엇이고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귀 기울인다. 따라서 이 책은 “그들이 만든 그릇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아름다움을 찾는 여행”이다. 우리의 테이블에 올라오는 흔한 그릇들의 다양한 생김과 제작방식에 새롭게 눈뜨게 된다면, 생활 속 그릇마저 다시 경험하게 될 것이다. '2014 우수콘텐츠 제작 지원'(한국출판문화진흥원 주관) 선정작인 이 책은, 많은 이들이 그동안 몰랐던 그릇 예술의 매력을 느끼는 길잡이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리가 몰랐던 우리 ‘그릇’ 이야기
이 책에 소개되는 작가들의 작품은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의 그릇을 뛰어넘는다. 대량생산 방식에 쓰이는 석고틀을 이용해 백토 그릇을 만드는 작가 고희숙은, 석고틀에서 떼어낸 그릇을 다시 물레로 돌려 손끝으로 그릇 모서리를 눌러버린다. 획일적인 모양 위에 작가 고유의 흔적은 남기는 것이다. 작가 안정윤은 씨앗, 연잎, 솔방울 모양을 닮은 복잡한 형태의 그릇을 만들어 자연에 내재된 거친 생명력을 표현한다. 실용적인 의미에서의 그릇을 넘어선 예술로서의 작품이다. 작가 이은범은 청자의 비색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태토의 색과 유약의 색이 어우러져 다양한 융합의 청자 그릇 색을 만들어낸다. 기존 청자 색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13인의 도예가는 그릇이라는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하며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낸다.
이 책에서는 그들의 열정적 삶과 작품을 그들의 내밀한 작업실 풍경 사진으로 담아 현장감을 높인다. 도예가들이 작업하는 모습과 작업실의 도구들, 그들이 그린 드로잉, 그리고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도예가들의 밥상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들은 직접 빚은 그릇 위에 음식을 담아 그릇과 먹을거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밥상 사진과 그들이 글을 각 꼭지 끝에 담았다. 예술로서의 그릇뿐 아니라 ‘생활 속의 예술’로서 자신들의 그릇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글들이다.
도예 에세이 《그릇-도예가 13인의 삶과 작업실 풍경》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그릇’의 모든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미술학박사, 도예평론가, 전시기획자
1976년 수원에서 태어나 홍익대 및 동대학원 도예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박사과정에서 미술비평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홍익대 부설 도예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하며 도자이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8년간 한국도자재단에서 큐레이터, 국제전시팀장으로 재직하며 '경기도자 새로운 발견전' '공간을 담는 그릇' '생활 미감전' '2009국제도자학술회의' '2009세라믹아고라' '세라믹 다이닝' 등 다수의 전시 및 국제행사를 기획, 진행했다. 지은 책으로는 《나만의 도예공방만들기》 《엄마! 우리 도자기 만들어요》 《나만의 핸드페인팅 도자기 만들기》 《자연을 닮은 그릇, 옹기》 등이 있다. 미술관을 그만둔 후 작가들을 만나고 전시를 기획하면서 도예에 관한 연구와 글을 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 현재 홍익대학교 도예과에 출강중이다.
목 차
김상범/굴암리 굼터, 시큰한 감식초 같은 그릇
이태호/섬세한, 그리고 미묘한 감각의 끝
이인진/부단한 부지런함이 만드는 묵직함
허진규/인고와 사명으로 빚는 삶의 그릇
김상만/소박함으로 그리는 소소한 일상
이수종/무위자연無爲自然하는 자의 그릇
윤광조/흙, 바람골 그리고 심연과 마주하다
이은범/푸른색으로 꿈꾸는 법고창신法古創新
김시영/겨울밤 하늘에 내려앉은 천개의 별
안정윤/자연을 닮다+담다
이창화/그릇이 예술이다
고희숙/고요한 백색의 위안
정길영/시시포스의 유희
문병식/전통에 근한 오늘의 그릇
권진희/색과 빛을 발산하는 건출적 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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