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그들은 왜 씨앗에 천착했을까, 왜 씨앗 도서관을 만들었을까?
작은 마을의 씨앗 도서관이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홍성에 살면서 농사를 짓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씨앗을 지키는 귀한 마음들이 함께 지은 것이다. 지은이를 개인으로 두지 않고 ‘홍성 씨앗 도서관’이라 한 것도 이들 모두가 힘을 모아 도서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씨앗 도서관을 만들게 된 동기, 활동가 조직, 건립 과정, 씨앗 마실을 통한 씨앗 수집 등을 최초 아이디어 단계부터 차근차근 안내하는 이 책은 씨앗 도서관에서 하는 일을 3개의 장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1부는 책 전체의 인트로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이들이 어떤 연유에서 씨앗을 지키기로 마음먹었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2부는 다양한 챕터들로 구성된다. 씨앗농사 짓기, 씨앗 교육은 어떻게 하는가, 수집한 씨앗은 어떻게 기록하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씨앗 마실을 기획하고 열 분의 할머니들을 인터뷰했는지 일일이 소개한다. 명실 공히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씨앗 마실 & 인터뷰’ 글은 매우 흥미진진할뿐더러 씨앗의 역사가 곧 우리의 역사라는 공식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3부는 ‘외국의 씨앗 도서관’에 대한 안내로서 미국(베이 에이리어 씨앗 교환 도서관, 시드 세이버스 익스체인지, 허드슨 밸리 씨앗 도서관, 네이티브 시드/서치, 피마 카운티 씨앗 도서관, 리치먼드 그로우스 씨앗 대여 도서관), 캐나다(시드 오브 다이버시티 캐나다, 토론토 씨앗 도서관), 인도(나브다냐), 영국/아일랜드(가든 오가닉의 재래종 씨앗 도서관, 아일랜드 씨앗 채종가 연합), 호주(시드 세이버스 네트워크)의 씨앗 도서관 활동을 소개한다. 그 밖에 이 책만이 지니는 특장점은 글쓴이들이 씨앗 도서관 건립의 주역인 만큼 직접 촬영한 사진자료들이 풍부하다는 것, 홍성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표본모델로서의 가치와 의미가 충분하다는 점, 또한 농사에서 토종을 중시하는 이유, 토종 씨앗을 받는 일이 미래 건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건강한 씨앗이 농부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훈계조가 아닌 정다운 이웃의 목소리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토종 씨앗 운동을 하는 사람, 씨앗 도서관을 모델로 공동의 이상과 주제를 개진하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
씨앗이 미래다
손에 쥐면 염료의 색이 묻어나는 씨앗을 보고 저자는 씨앗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랜 공부 끝에 씨앗의 문제는 단지 씨앗 그 자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농업 현실과 맞물려 있고, 공장식 축산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의 식탁으로 이어져 건강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씨앗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할머니들과 어머니들의 상징이라는 것을 자각한다. 씨앗 하나하나에 조상의 지혜와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소중하게 담겨 전해지는 탓이다. 저자는 이에 씨앗을 지켜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자연과 인간의 건강하고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씨앗을 지키기로 결심한 것이다.
씨앗은 누가 지키나?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더 이상 씨앗을 받지 않는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종묘상에 가서 사 오고, 면사무소에서 추천해주는 대로 알이 굵고 벌레가 잘 안 먹고 꼬투리가 많이 달리는 종자로 바꾼 지 오래다. F1 씨앗 육종이 시작되면서 씨앗 받는 일은 이제 농부의 손을 떠나 종묘회사에서 돈을 주고 구입하는 1회용 상품이 되어버렸다. 이에 따라 재배 기술도 단작 위주로 바뀌며 단순화되었고, 공부에 대한 농가의 의지도 점점 희박해져서 씨앗 받는 기술은 농가의 기술이 아닌 기업 기술이 되었다. 무엇이든 돈으로 해결하는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가 씨앗까지 점령한 셈이다. 농사를 지으려면 땅과 ‘씨앗’이 필요하다. 씨앗은 또한 그 자체로 식량이 되는 생명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토록 귀중한 씨앗이 무방비 상태로 고갈되고 있다.
내 어머니의 씨앗에서 모두의 씨앗으로!
글쓴이들은 씨앗을 지키기 위해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함께 고민하고 노력한 끝에 답을 찾는 데 성공했다. 바로 ‘씨앗 도서관’이다. 그리고 2014년부터 ‘씨앗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홍동면에 있는 14개 마을을 찾아다니며 할머니들께 씨앗을 얻으러 다녔다. 이 책에 나오는 ‘씨앗 마실’이다. 이 마실을 통해 총 열 분의 할머니들을 취재했고 그분들이 기증한 귀한 씨앗은 이제 도서관에 간직되어 이웃에게 전달되면서 ‘모두의 씨앗’이 되어갔다. 토마토를 좋아하는 사람은 씨앗 도서관에서 토마토 씨앗을 빌려 텃밭에 심었다가 그 씨앗을 다시 받아 반납하면 된다. 완두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풋완두콩을 따서 실컷 쪄먹고 꼬투리를 몇 개 남겼다가 씨앗을 받아 돌려주면 된다. 어머니의 어머니가 차리던 건강한 밥상과 다음 세대의 밥상을 연결해주는 것이 바로 ‘씨앗농사’이다.
작가 소개
금창영 : 2007년 시골로 내려오다. 매년 90여 종의 씨앗을 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
문수영 :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홍성 씨앗 도서관에서 일했던 일꾼이다.
박여연 :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생태농업과 전공부 14기 창업생이다.
권민희 씨앗 지킴이 : 작은 씨앗 한 알 한 알의 놀라운 생명력을 경험하며 홍성 씨앗 도서관에서 활동 중이다.
오 도 : 전 홍성 씨앗 도서관 대표.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생태농업과 전공부에서 농사와 원예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목 차
저자의 말
여는 글_사람들은 더 이상 씨앗을 받지 않지만
그 겨울의 추억 | 사람들은 왜 더 이상 씨앗을 받지 않을까? | 씨앗에서 모종으로 | 씨앗을 지키는 마음
<1부 씨앗 도서관을 소개합니다>
우리 동네 씨앗 도서관을 소개합니다
씨앗 도서관이 뭐지? | 콩알 심는 마음 | 씨앗이 달라졌다 | 위험한 씨앗 | 같은 생각이 모이다
보이지 않는 힘 ‘씨앗’
우리 동네 씨앗 도서관은 네 살입니다 | 2010~2011년 | 2013년 | 2014년 | 2015년
<2부 씨앗 도서관에서 하는 일>
1장 씨앗을 지키는 일
씨앗을 보관하는 일
씨앗 도서관엔 ‘토종’만 있나요? | 계속해서 씨를 받아 유지할 수 있는 것을 보관한다 | 잘 보이는 용기로 부탁해
씨앗을 빌려주는 일
씨앗도 대출하고 반납합니다 | 언제, 어떻게, 얼마나 나눌까?
씨앗을 반납하는 일
씨앗 반납이 잘 안 되는 이유 | 씨앗 반납과 활용
씨앗 분류 카드
씨앗마다 고유번호 부여하기 | 분류 카드 혹은 대출 카드 만들기
2장 씨앗 농사를 짓는 일
맨 땅에 채종밭을 하다니
눈으로 담아낸 농사의 기록 | 작은 생태계, 작은 우주, 작은 왕국 ‘채종밭’
2015년 홍성 씨앗 도서관 채종밭 일지
2014년 9월 | 2015년 3월 | 2015년 4월 | 2015년 5월 | 2015년 6월 | 2015년 7월 | 2015년 8월 | 2015년 9월 | 2015년 10월 | 2015년 11월
채종밭을 다시 설계한다면?
재식거리를 지키고 밀식하지 않겠다 | 자주 신경 써야 할 작물은 밭 앞쪽에 배치하겠다 | 고랑 넓이를 넓히고 두둑 사이에 여유를 둔다 | 밭 한가운데 물통 놓을 자리를 만들겠다 | 작물이 편하게 자랄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 가을 후작을 미리 계획하겠다 | 경계 작물로는 튼튼한 식물을 선택하겠다
작물을 보호하는 몇 가지 방법
퇴비차 | 난황유
채종밭에서 나오며
1년 동안의 농사 갈무리 | 생명은 그래도 괜찮다 | 고맙다, 채종밭
2017년 홍성 씨앗 도서관 채종포 농사용 씨앗 목록 및 평가
더 보기_씨앗으로 지은 밥상
3장 씨앗을 교육하는 일
채종 워크숍
2015년 채종 워크숍 | 채종 내용 갈무리를 어떻게 할까? | 채종 워크숍 자료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4H 학습활동
‘우리 씨앗 지킴이’ | 4H 학습활동
장곡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하는 방과 후 활동 ‘씨앗 학교’
방과 후 활동 ‘씨앗 학교’ | ‘씨앗 학교’ 활동 내용
홍성군 내 어린이집 씨앗 교육 프로그램 진행
씨앗이 가진 촉감과 냄새 이야기하기 ‘씨앗이 자라면 어떤 작물이 될까?’ | 씨앗폭탄 만들어서 빈터에 뿌리기 | 빨대씨앗총 쏘기(가능하면 완두콩도 쪄서 먹어보기) | 수확한 씨앗으로 다발 만들기/씨앗빗자루 만들기
4장 씨앗을 기록하는 일
씨앗을 기록하자
농사 기록이 아쉽다 | 전통 단절을 극복하는 길
씨앗 수집 기록 야장
씨앗 정보 기록
씨앗 분류 카드
씨앗 분류 카드 일련번호 설명
5장 씨앗을 찾아서
‘씨앗 마실’ 가는 길
마실의 추억 | 취재원은 어디에 있을까? | 그리운 고향길을 걷다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씨앗 도서관이 뭐랴? | 오이 맛을 오이 맛이라 하지 뭐라 하겠습니까? | 토종 씨앗은 역사다
씨앗의 조상은 어머니
노부부를 만나다 | ‘6월태콩’의 역사
6장 씨앗 마실 인터뷰
찰수수가 사람 키보다 크더라고_전정애 님의 씨앗
풍선한 첫날 수확 | 전정애 님과의 인터뷰
콩이랑 수수랑 먹고_심재순 님의 씨앗
‘옛날맛’이 남아 있는 집 | 심재순 님과의 인터뷰 | 씨앗농사 자식농사
고향 할머니의 40일팥_이정재 님의 씨앗
커다란 느티나무의 추억 | ‘40일팥’을 만나다 | 이정재 님과의 인터뷰 | 진짜 오이 맛을 보다 | 할머니의 씨앗 창고
대추밤콩 잎에 사랑 열렸네_문병순 님의 씨앗
가을빛깔 닮은 갈색 콩을 만나다 | 문병순 님과의 인터뷰 | 모든 씨앗에는 사연이 있다
넉넉한 인심이 답이여_김정자 님의 씨앗
고향의 맛, 엄마의 손맛 | 김정자 님과의 인터뷰 | 누가 진짜 철든 사람일까?
씨앗은 이야기를 품고_이금남 님의 씨앗
토종 할머니의 토종씨앗 | 이금남 님과의 인터뷰 | 할머님은 천상 농사꾼
철원에서 홍성으로_정영희 님의 씨앗
귀농농부 정영희샘을 찾아서 | 왜 10리도 못 가서 발병 날까? | 농사의 역사는 지혜의 역사다
‘늦은깨’와 토종감_서용숙 님의 씨앗
농사는 더 이상 짓지 않지만 | 들깨(늦은깨) | 토종감 | 생강
할머니와 호박들_손봉운 님의 씨앗
소박한 농촌마을을 만나다 | 사라지는 씨앗 | 늙은호박이 주렁주렁 | 손봉운 님과의 인터뷰 | 할머니의 씨앗 보관법
씨앗은 누가 지키나_최희섭 님의 씨앗
효학리를 찾아서 | 소녀 같은 할머니를 만나다 | 최희섭 님과의 인터뷰 | 님아, 토종씨앗을 지켜주오
<3부 외국의 씨앗 도서관을 소개합니다>
1장 연구 목적
씨앗은 역사이자 삶이다
교환과 전파 | 받는 씨앗에서 사는 씨앗으로 | GMO 종자
토종씨앗의 부활
씨앗 보존은 공공의 몫이다 | 외국 사례를 참고하는 이유
2장 연구 내용
미국
베이 에이리어 씨앗 교환 도서관(Bay Area Seed Interchange Library, BASIL) | 시드 세이버스 익스체인지(Seed Savers Exchange, SSE) | 허드슨 밸리 씨앗 도서관(Hudson Vally Seed library, HVS) | 네이티브 시드/서치(Native Seed/SEARCH, NS/S) | 피마 카운티 씨앗 도서관(Pima County Seed Library, PCSL) | 리치먼드 그로우스 씨앗 대여 도서관(Richmond Grows Seed Lending Library, RGSLL)
캐나다
시드 오브 다이버시티 캐나다(Seed of Diversity Canada, SoDC) | 토론토 씨앗 도서관(Toronto Seed library, TSL)
인도
나브다냐(Navdanya)
영국/아일랜드
가든 오가닉의 재래종 씨앗 도서관(Garden Organic's Heritage Seed Library, HSL) | 아일랜드 씨앗 채종가 연합(Irish Seed Savers Association, ISSA)
호주
시드 세이버스 네트워크(The Seed Savers’ Network, SSN)
닫는 글_씨앗, 오래된 미래
내 안의 씨앗 | 고향으로 돌아가는 농사 ‘씨앗농사’
덧붙임 자료
홍성 씨앗 도서관 전체 씨앗목록 | 2016년 대여 가능한 씨앗목록 | 2017년 대여 가능한 씨앗목록 | 씨앗 도서관 회원제 | 회원 가입 신청서 | 홍성 씨앗 도서관 정관 | 전국 씨앗 도서관 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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