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신체 -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선다는 그 위태로움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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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우치다 타츠루
출판사항민들레, 발행일:2019/03/30
형태사항p.284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88613795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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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치다 타츠루의 커뮤니케이션론

 지난 20여 년 동안 철학, 문학, 정치, 문화 등 일본 사회 전방위에 걸쳐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을 백여 권 이상 펴낸 저자는 오늘날 일본의 가장 대중적인 사상가 중 한 명이다. 교육 문제에도 남다른 식견을 가진 그는 다양한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교육을 변화시키는 실제적인 길이라고 말하며, 스스로 ‘개풍관’이라는 공간을 열어 무도와 철학을 함께 배우는 배움의 공동체를 꾸리고 있기도 하다.
우치다 선생이 모든 책에서 던지는 이야기는 결국 커뮤니케이션론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알고 보면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그런 존재일지도 모른다)과도 소통할 수 있는 힘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 하는 이야기다. 40년이 넘도록 날마다 합기도를 수련하는 것도, 레비나스 철학을 공부하는 것도 거기에 맥이 닿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신체’와 ‘윤리’라는, 얼핏 보면 서로 무관해 보이는 것을 씨줄과 날줄로 삼아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내는 솜씨가 가히 장인의 솜씨다.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일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메시지의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는 우치다 선생의 통찰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을 짚고 있다. 남북 간의 핫라인이 연결되었을 때처럼 연결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겨난다. 수신, 발신의 한자어 ‘신信’은 신뢰를 뜻한다.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서로 신뢰를 주고받는 것이다. 신뢰는 상호간에 발신과 수신이 더 활발히 일어나게 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에너지가 되어준다.
서로 연결되어 있음, 서로의 메시지가 수신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기쁨이 우리네 삶을 지탱하는 힘이 아닐까. 서로 공을 주고받는 단조로운 놀이가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인사도, 섹스처럼 내밀한 행위도 그 본질은 수신 확인이다. 우리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일을 수시로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수신 능력을 기르는 교육

 수신 능력은 언어 감각을 통해 기를 수도 있지만 몸을 통해 기를 수도 있다. 무예나 무도의 목적 또한 궁극적으로는 수신 감도를 높이는 것이다. 우치다 선생이 레비나스 철학을 공부하면서 깨닫는 것이 합기도를 수련하며 몸으로 터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수신 능력을 키우고 싶어 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기 마련이다. 특히 십대 시기는 신체와 언어 감각이 발달하는 시기인 만큼 신체 감각을 예민하게 하고 언어 감수성을 높이는 훈련을 해야 할 때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르는 데 적합한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외모에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하라는 건 수신도 발신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바보가 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근대학교 시스템은 교사들이 발신만 해도 웬만큼 굴러가게 세팅되어 있지만, 그것은 사실상 훈육이지 교육이 아니다. 교육현장이라면 교사와 아이들, 또 아이들끼리 신호를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성장이 일어나야 한다.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찾을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역할일 것이다. 전방위적인 연결의 시대, 디지털 문명의 시대에 신체성을 회복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른도 아이도 몸을 점점 덜 움직이게 되면서 수신 능력도 퇴화하고 있는 이 시대에 이 책은 신체성에 기반한 소통의 힘을 기르는 데 중요한 힌트를 던진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우치다 타츠루
지난 40여 년 동안 합기도를 수련하며 레비나스 철학을 연구해오면서 신체와 윤리의 관련성에 천착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철학, 문학, 정치, 문화 등 일본 사회 전방위로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을 백여 권 펴내기도 했다. 다양한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교육을 변화시키는 실제적인 길이라고 말하는 그는 스스로 ‘개풍관’이라는 공간을 열어 무도와 철학을 함께 배우는 배움의 공동체를 꾸리고 있기도 하다. 국내 출간된 책으로는 『하류지향』, 『교사를 춤추게 하라』, 『스승은 있다』,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어른 없는 사회』, 『곤란한 결혼』 외 여러 책들이 있다.

 

옮긴이 : 오오쿠사 미노루
일본 소카대학 문학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K2인터내셔널코리아 교육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무업사회』를 한국어로 옮겼다.

 

옮긴이 : 현병호
격월간 『민들레』 발행인을 맡고 있다. A. S. 닐의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을 우리말로 옮겼고, 쓴 책으로는 『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가 있다.

 

목 차

한국어판 서문 : 문제를 푸는 또 다른 해법

 들어가는 말 : 인간은 왜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까
 뒤바뀌는 말
 이중구속
‘돼지 울음소리’와 파롤
 꿈의 문법
 초인과 도덕
 복잡한 것은 단순한 것, 단순한 것은 복잡한 것

1장 : 신체가 발신하는 메시지를 듣는다
 선수를 친다는 것
 좇아오게 만들면 승부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황석공 이야기
 몸을 쪼개서 듣기
 스토리로 편성되어버린 신체
 자신의 신체에 경의를 표한다
 뇌가 아닌 신체의 신호를 따른다
‘감각 차단’은 무엇을 낳는가
 감각을 최대화하느냐 차단하느냐
‘감도가 좋아지는 것’을 거부하는 장소
 수줍어할 줄 안다는 것
 말보다 몸을 믿기
 책을 신체로 읽기
 커뮤니케이션은 의미의 ‘바깥’에 있다
 커뮤니케이션 자장으로서의 신체

2장 : 표현을 세밀히 나눈다는 것_신체와 기호
 표정이 없는 아이들
 사춘기는 말을 더듬는 시기
 어른도 젊은이도 아닌
 어린이와 청소년은 어떻게 다를까
 경어는 말을 쪼개는 것
‘정형화’라는 퇴행 옵션으로 도망치는 아이들
 유아가 유아를 재생산하는 시대
 언어가 단순해지는 것은
 어휘가 늘면 감정이 세밀해진다
 표현이 ‘쪼개진다’는 것
 어떻게 하면 어깨를 내려놓을 수 있을까
 기억이란 운동적인 것
‘뇌와 신체’의 이원론을 극복하다
‘의미가 빠진 신체’도 ‘신체가 빠진 의미’도 존재할 수 없다

3장 : 죽은 뒤의 나를 만나다_신체와 시간
 다음에 무엇을 말할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거꾸로 흐르는 시간
 과거는 미래가 만든다
 시간을 살짝 밀거나 당기기
 시간을 나눈다는 것
 다른 시간에 올라타고 있는 사람
 영화 <자토이치>에서 ‘지잉’ 하는 소리가 의미하는 것
 과거로 달아나는 사람, 미래로 달아나는 사람
 멈춘 시간을 움직인다_프로이트
 전미래형으로 말한다_라캉
‘나’의 소실점
 인간만이 죽은 뒤의 지점에서부터 말하는 것이 가능하다

4장 : 소통의 회로를 여는 소통
 신체와 윤리
 윤리는 합리적인 것이다
 하지만 윤리에 기준은 없다
 타자는 공감 가능한 동시에 공감 불가능한 존재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라고 물을 수 있는 위치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말조차 항상 올바르진 않다
 윤리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자연권 제한에 따른 이익의 최대화_로크와 홉스
 자연권과 돈의 최대화_미국 독립선언문
‘자산 = 행복’인 나라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의 위태로움
‘다른 인간’이 아니라 ‘뒤떨어진 인간’으로 만들어버린다
‘선의의 사람’에게는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공감 불가능성의 선언_니체
 니체투성이 사회
 동료이지만 이해할 수 없는, 적이지만 공생하는
 적과 함께 살다_오르테가
 타자란 나와 ‘기준’을 공유하지 않는 자_레비나스
 소통의 회로를 여는 소통
 인간은 죽은 자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5장 : 죽은 자의 메시지를 듣는다
 모두가 유령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들’이란 죽은 자를 말한다
 매장을 시작하면서 인간은 인간이 되었다
 죽은 자가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까닭
 장례는 끝이 아니라 중간이다
 중간 영역은 양의적이다
 망자라고 하는 모순, 망자라고 하는 유보
‘지성’이란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을 인내하는 능력이다
 침묵교역이라는 궁극의 커뮤니케이션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무가치한 것을 교환하고 싶다
5만 년 만의 침묵교역_휴대전화와 인터넷에 빠져드는 이유
1차 세계대전 후 애도의 실패
‘죽었지만 죽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만 들리지 않는다’
망자를 대변해서는 안 된다
‘망자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후기 | 방대한 시야를 갖는다는 것
 옮긴이의 말 |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어떻게 소통할까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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