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 세대는 정의가 패배할 수 있음을, 무력이 정신을 꺾을 수 있음을, 용기가 보답 받지 못할 수 있음을 스페인 내전에서 배웠다." - 알베르 카뮈.
때는 1936년. 두 사람은 스페인 내전이라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서로를 만났다. 재단사 이사벨과 공화군 포병 하이메는 사랑에 빠진다. 함께 투쟁하고 함께 죽음을 넘긴다. 그러나 공화국은 몰락하고, 패배 진영 참전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둘의 삶은 때론 전쟁시보다 더 위태롭다. 손에 닿을 듯했던 '행복한 미래' 대신 독재가 시작된 시대. 누군들 잠잠할 수 있었을까?
[내게 스무 살은 없다]는 용기와 존엄, 감미로움과 유머, 기쁨과 분노가 어우러진 사랑 이야기이자, 저자 하이메 마르틴의 조부모가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던 실화다. 스페인 출신 저자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나라의 운명과 밀접하게 맞물린 한 가족의 인생고락과 그 속에 숨겨진 내밀한 사연을 솔직 담백하게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집필 당시 50대이던 저자 "하이메 마르틴"는 스페인 내전을 겪은 조부모 때의 세대, 프랑코 군부 독재를 겪은 아버지 세대 등 한 집안의 3세대 간의 갈등과 마찰을 2편의 작품 - 조부모님의 이야기는 이번 [내게 스무 살은 없다]에서, 부모님의 이야기는 [잊혀진 전쟁](출간 예정)에서 각각 그려냈다.
이번 [내게 스무 살은 없다]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청춘을 바쳐 지키려는 신념과 그 좌절, 그 후 패배 진영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받는 계속되는 생존의 위협 속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의지로 이를 극복해 왔다. 하지만 내전 이후 2세대가 지난 저자에겐 먼 옛 이야기뿐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조부모이 살았던 그 시대와 행적을 조사하면서 차츰 조부모 삶의 한계와 의의를 조금은 이해하며 그 실화를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세대간의 갈등은 스페인뿐만이 아닌, 현재 한국사회에서도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일본 제국주의 통치, 해방, 한국전쟁을 겪은 조부모님 세대, 박정희, 전두환 군부독재 하에서 산업화, 민주화를 만들어 낸 부모님 세대 그리고 87년 6월 항쟁과 IMF 이후 세대들 간의 갈등이지만 이는 곧 한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이기도 하다.
정답도 아니고 정답이란 것도 없지만, 세대 간의 갈등, 가족 간의 갈등을 시대 상황에 대한 이해로,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서로에 대한 이해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하이메 마르틴
1985년 스페인 풍자 잡지 기고로 데뷔한 후 자전적인 작품을 여러 편 발표했다. 바르셀로나 국제만화축제 작가상(1990), 디아리오 드 아비소스 리얼리즘 만화대상 최고각본상(1995) 등을 수상했으며 그의 작품은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독일, 스웨덴, 덴마크, 브라질, 미국 등 여러 국가에 번역 출간되었다. 펴낸 책으로는 [침묵의 전쟁](출간 예정), [바람이 실어다 준 것], [어두운 기억] 등이 있다.
옮긴이 : 배유선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프랑스의 좋은 책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합니다. 옮긴 책으로는 『너희 정말, 아무 말이나 다 믿는구나!』, 『라페루즈의 세계 일주 항해기』, 『다르면 다 가둬!』, 『꼬마 농부를 위한 친절한 가이드북』 등이 있습니다.
목 차
제2막 전쟁, 하이메에게 닥치다
제3막 내 가족의 안식처, 내 안식처인 가족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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