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상이란 때론 한 사람의 낯선 타인”
소심하지만 때론 무모한,
유쾌하면서도 까칠한 글쟁이 김소민의 세상 관찰기
13년 동안 일간지 기자로 일하며 전쟁 같은 일상에 지쳐가던 즈음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책을 보고 무작정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 그 길은 저자를 독일로, 부탄으로, 9년간의 타향살이로 이끌었다.
우리는 많은 시간 여행을 꿈꾼다. 많은 이에게 여행은 일상 탈출이지만, 저자에게는 일상 추구였다. 거기는 여기와 비슷하지만 또 달랐고 그들은 나와 다르지만 또 비슷했다.
저자에게 세상은 유명 관광지, 미술관, 명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물집을 터트려주던 허름한 공동 숙소 알베르게에, 본 시내 카이저 광장에서 열린 극우단체 반대시위에, 세입자 칼레를 위해 스크럼을 짜는 그의 이웃들에게, 85년 된 낡은 극장을 운영하는 주민 노동조합에, 연필 한 자루에 행복해 하는 초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독일, 부탄, 스페인에서 만나고, 묻고, 뛰어들고, 부딪치며 취재한 세상과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소한 일상 문화사
발랄한 문체와 번뜩이는 재치로 저자로 일상생활 속에 숨겨진 작은 문화 코드를 통해 세상을 탐색한다. 유럽 거대식물 재배자모임, 이웃의 스탠딩 파티, 독일 노부부의 소박한 금혼식, 동네 카니발, 룸메이트 구인광고, 지역 사투리 록밴드, 거리 화가, 분리수거와 빨래건조대, 아르바이트 인력회사, 공항 입국 심사대, 친구의 결혼 피로연, 독일 극우단체 페기다, 지역극장을 지키는 노동조합, 독일 난민촌 등 저자의 호기심어린 시선에 걸린 목록들이다. 독특하고 특별한 세상과 타인에 대한 탐색은 때론 자신과 자신이 살아온 우리 사회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겁이 많지만 대책 없고, 게으르지만 궁금한 것도 많은 저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그 길에서 만난 독일인과 결혼해 독일 본 국제대학원 과정에 다니며 독일 분식점에서 일하고, 스위스에서 단기 알바를 하고, 부탄 여행사에서 일하며 9년 간 별별 사람들을 만났다. 난민 콘서트, 지역 카니발, 동물보호단체, 부탄 동성애단체, 스님 전문 고등학교, 화장터, 히말라야 유목민 가족, 푸자(굿) 등을 찾아다니며 취재했다.
진짜 세계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이다. 역사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개개인의 특별한 소사인 것이다. 저자는 그런 작고 개별적이기에 소중한 것들을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세상, 이해하거나 오해하거나
“완벽한 타인들은 우리가 얼마나 다른지, 얼마나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지, 그럼에도 이해하기를 멈출 수 없음을 가르쳐준 스승들이었다. 그들을 만나 내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으나 보지 못했던 인종주의, 의존하고 싶은 마음, 삶에서 회피하도록 떠밀던 불안 따위가 고스란히 표면으로 올라왔다.
삶의 굴곡은 내가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내가 쓸 수 있다. 남자 하나 믿고 여기저기 떠돌다 개털 돼 돌아온 실패기로 쓸지, 내 마음에 솔직했고 타인을 결코 이해할 수 없을 줄 알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시간들로 쓸지, 내가 결정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험보다 태도나 해석인지 모른다.”
작가 소개
겁이 엄청 많은데 세상이 궁금하다. 사람이 두려운데 만나고 싶다. 양쪽을 오락가락하다 마흔이 넘었다. 한겨레신문에서 13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주제를 잊고 사소한 팩트에 집착하는 습성이 있다. 자괴감에 질식하겠다 싶을 즈음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그 길이 독일, 부탄으로 9년 동안 이어졌다. 타향살이하며, 별별 사람들을 만났다. 이해는 듣기부터 시작한다는 걸 배웠으나, 여전히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말도 잘 듣지 못한다. 2016년 한국으로 돌아온 뒤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일했다. 현재는 백수로 경기도 일산에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한겨레 21>에 ‘김소민의 아무거나’를 연재하고 있다.
목 차
타인탐구생활 이해하거나 오해하거나
계란에 대한 예의 8│먹지도 못한다. 쓸데도 없다. 그래도 사랑한다 11│자신을 사랑하는 법 15│그 집 화장실에서 그대로 잠들고 싶다 18│있는 그대로라고, 사랑은 말하지 22│나체족 룸메이트를 구하는 이유 26│첫사랑을 만나는 시간 29│ 왓 아유 ‘싱킹’ 어바웃? 33│진격의 결혼 피로연 37│ 내 기준에만 맞으면 그걸로 됐어 40│가족에게 왜 그걸 물어? 43│거리 화가 얀 로의 마지막 나날 47│5월의 마이바움 52│마이애미의 붉은 달 56
생존탐구생활 치열하지만 우아하게
알바생은 어디서나 호구 62│아웃소싱이 아웃소싱을 낳고 아웃소싱을 낳으니 65│넌 이미 잔인한 복수를 했어 69│정신줄은 놓아야 맛! 73│오래된 추억을 지키는 법 77│알레 퓌어 칼레, 칼레를 위한 모두 82│ 이것들아, 나 대학 나온 여자야 86│ 발끝으로 걸어. 소리 안 나게! 89│빨래만 증인처럼 묵묵히 거기 있을 뿐 92│자존심아 이제 그만 떠나주라. 나 좀 살자~ 96│나의 독일식 웨딩드레스99│ 그는 내가 처음 보는 소년이었다 102│라디에이터는 난방기구가 아니다 105│아주 오래된 집을 떠나야 할 때 108│김밥이 터지기 전에 주인 속이 먼저 터졌다 112│지갑을 열어야 하는 그 절묘한 타이밍 116│세월을 버티기 위해 필요한 물건 119│금발의 치즈라면 언니가 모퉁이를 돌고 있다 123│빵에 대한 지조 126
경계탐구생활 상대적이면서도 절대적인
나라는 너는 도대체 누구냐? 130│이방인이지만 혼자가 아니다 133│나는 이겨야 독일인이다 137│ 국가라는 편견 141│우리 안의 그놈 목소리 144│당신이 감옥에 갇힌다면 147│ 할머니와 복숭아꽃의 시간 151
행복탐구생활 변하거나 변하지 않거나
쿠주장포라 부탄 156│팀푸의 낮과 밤 사이 163│이보다 더 뜨거울 순 없다 168│운전 배우다 득도하겠네 173│고향으로 가는 길 177│어린 히치하이커와 겜블러 183│그 남자의 패션 센스 188│ 이제 좀 외롭고 싶다 192│ 지그미, 당신의 노래 196│금지된 것은 힘이 세다 201│부탄의 밤은 개가 다스린다 205│브라우니의 마음을 얻는 방법 211│레이디는 뉴욕에서 행복할까? 216│ 네가 와서 행복했어. 너도 행복했니? 221│ 삶도 죽음도 슬퍼할 일은 아니야! 226│ 이것이 바로 소림축구 231│가난해도 기회는 있다 237│나는 연필 한 자루, 너도 한 자루 242│ 슈퍼스타 국왕 247│부탄 사람인 게 다행이야 253│우리는 그렇게 모두 하찮았다 257│나는 그냥 행복하고 싶어 264│ 너무 편한데 너무 피곤한 268
길탐구생활 떠나거나 머물거나
‘어쩌다’ 순례자의 의문 274│네 고통이 바로 내 고통이니~ 280│엘리가 걷는 이유 284│미안하다. 사랑한다, 프란 288│토끼 똥만큼의 세계 291│어른이 아니어도 좋은 시간 295│순례자들은 연애 중 298│카미노의 얼치기 가족 302│내가 왜 우울해해야 해? 307│순례자들의 셰프 얀 310│ 신이여, 제가 진정 이 길을 걸었단 말입니까? 314│ 그래, 까짓 거 한번 믿고 가보자 320
에필로그 왜냐고? 그때 내 심장이 뛰었으니까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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