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도둑이 누군지 정말 대단하지 않니?”
“맞아. 매번 아주 감쪽같아.”
그러면서 아이들은 물끄러미 세리를 보았다.
세리가 사라진 물건을 얼른 찾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감쪽같이 사라진 반지, 매주 목요일 없어지는 피규어, 자취를 감춘 강아지 몽이….
추리왕 강세리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라!
학교와 이웃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고 용의자를 찾아라!
《마지막 책을 가진 아이》 《백산의 책》 《나는 조선의 가수》 등을 쓴 중견 동화작가 하은경의 새 작품 《추리왕 강세리》가 한겨레아이들에서 출간되었다. 《안녕, 스퐁나무》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은 뒤 역사 동화, SF 동화 등으로 지평을 넓혀 온 하은경 작가는 이번에 본격 추리동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가는 고전과 현대물을 가리지 않고 즐겨 읽는 추리 마니아이기도 하다. 《추리왕 강세리》에서는 추리소설의 정교한 설정과 장치를 가져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소재를 다루었다. 특정한 배경이나 상상 속의 공간이 아닌, 요즘 아이들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를 다루어 매우 현실성이 있다. 체육시간에 빼 놓은 커플반지가 자취를 감춘 사건, 아이들이 학교에 가져오는 피규어 장난감이 하나둘 없어지는 사건, 반려견 실종 사건 등 학교와 집 주변에서 한 번쯤 일어날 법한 사건을 아이들 스스로 해결해 가는 과정이 세 편의 연작동화를 통해 박진감 있게 그려진다.
범인에게는 뚜렷한 범행 동기가 있다거나 반드시 가능한 접근 방법이 있다는 공식은 세 편의 이야기에 그대로 적용된다. 추리왕 강세리는 범행 동기를 알 수 없는 용의자를 함부로 의심하지 않는다.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 왜 훔쳤는지, 어떻게 훔쳤는지도 철저하게 조사한다. ‘범인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다’는 진리가 반복되기도 한다.
셜록 홈스를 비롯한 유명 탐정들이 저마다 독특한 캐릭터 있듯 이 책의 주인공 세리도 개성이 강하다. 옷차림은 언제나 스키니진을 고집하고, 사건이 안 풀릴 때면 머리를 마구 헝클어 폭탄머리로 만들어 버리는 습관이 있다. 또 세리는 탐정 일지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반복되는 세리의 캐릭터 묘사와 행동 패턴들은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주는 동시에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게 만든다.
커플반지 도난 사건
리나와 영빈이는 4학년 3반의 공식 커플이다. 영빈이는 리나에게 보석 반지를 선물하고, 리나는 이 반지가 진짜 보석 반지라고 믿고 있다. 어느 날 체육 시간, 피구 시합을 앞둔 리나가 책가방 안주머니에 커플반지를 빼 두는데, 체육 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왔을 때 반지는 사라지고 없다. 추리왕 세리는 리나가 애지중지 아끼는 반지를 훔쳐 간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용의자는 두 명으로 좁혀진다. 한 명은 체육 시간, 교실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다가 늦게 나온 울보 유나. 하지만 유나는 반지를 훔칠 이유가 없다. 또 한 명은 체육 시간에 함께 나가지 않고 보건실에 있었던 쌈닭 연아. 연아는 영빈이와 친하기 때문에 리나를 질투해서 반지를 훔쳤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보건실에 함께 있던 다른 반 아이가 연아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세리는 피구 시합이 끝나고 교실로 가장 먼저 들어온 아이를 떠올리기 시작하는데……. 그 아이는 반지가 책가방 안주머니에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왜 반지를 훔쳤을까?
피규어 도둑
4학년 3반에는 피규어 장난감이 유행하고 있다. 선생님이 싫어하는데도 아이들은 자꾸 피규어를 학교에 가지고 온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한 명씩 피규어를 잃어버린다. 선생님은 가져온 사람 잘못이라며 일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러자 세리가 탐정 일지를 꺼내들고 사건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세리는 자신의 기록을 통해, 매주 목요일마다 피규어가 사라진다는 점, 사라진 피규어가 모두 마블 피규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세리의 눈에 전학 온 우식이가 들어온다. 사실 이 사건은 우식이가 전학 온 다음부터 일어났다. 게다가 우식이는 손놀림이 무척 빠른 아이다. 하지만 마블 피규어만 골라서 훔치는 도둑이라면 피규어 마니아일 텐데, 우식이는 피규어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새로 돌아온 목요일, 친구 미솔이의 피규어까지 사라지고 우식이가 매주 목요일 운동장에서 6학년 형을 만난다는 단서를 획득하자, 세리는 그때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우식이를 미행하고 결국 우식이의 책가방에서 미솔이의 피규어까지 찾아낸 것. 하지만 세리는 도둑질을 시킨 사람이 따로 있다고 확신하며 우식이를 몰아붙이는데…….
강아지 몽이 실종 사건
어느 날 아침, 미솔이가 키우는 강아지 몽이가 집을 나가 사라진다. 세리와 리나는 미솔이를 도와 몽이를 찾기 시작한다. 동네를 샅샅이 뒤져도 몽이가 보이지 않자, 아이들은 몽이를 데려간 범인으로 두 명의 용의자를 지목한다. 한 명은 빌라 반지하 방 아저씨. 이 아저씨는 얼마 전 키우던 강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슬픔에 빠져 있는데 반지하 방에서 강아지 소리가 들려온다. 다른 한 명은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는 다세대 주택 주인 아저씨. 이 아저씨는 오갈 데 없는 떠돌이 개들을 거두어 옥상에서 키우고 있다.
하지만 세리는 두 명의 용의자보다 미솔이네 집 앞 흙더미에 남겨진 발자국에 주목한다. 크기가 엄청 큰 어른 발자국, 그리고 왼쪽 뒷발이 흐릿한 동물 발자국이다. 다세대 주택 아저씨의 신발 사이즈가 보통 이상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세리는 아저씨를 찾아가 누렁이의 해방을 묻는다. 누렁이는 왼쪽 뒷다리를 저는 떠돌이 개인데, 미솔이 말에 의하면 몽이는 평소에 누렁이를 잘 따랐다.
세리의 추리대로, 아저씨는 누렁이의 은신처를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몽이도 찾을 수 있을까?
국내 창작동화의 새로운 장르 도전, 추리동화
번역 동화나 시리즈물로는 추리동화가 출간되고 있지만, 국내 창작물로 추리동화는 흔치 않다. 독자층이 두터운 장르임에도 국내 추리동화 출간이 많지 않은 것은, 아직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써내는 작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은경 작가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느낀 어려움과 보람을 ‘지은이의 말’에 밝히기도 했다. 《추리왕 강세리》로 귀한 발걸음을 뗀 작가는 앞으로도 추리동화 집필에 매진할 계획이다.
제시된 단서에 따라 사건을 논리적으로 짜맞추어야 하는 추리동화는 어린이 독자들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 준다. 주변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해결해야 하는 추리왕에게 관찰력과 기억력, 예리한 직감은 필수적이다. 여기에 결정적인 자질을 하나 보태자면, 작가가 직접 언급했듯, 남들과 다르게 보는 관점이다. 상식을 뒤집어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추리왕의 타고난 능력일 것이다. 학교와 이웃에서 일어난 세 가지 사건을 추리왕 강세리와 함께 파헤치다 보면 의외의 답을 찾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하은경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를 짓는 작가이다. 장편동화 《안녕, 스퐁나무》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나는 조선의 가수》 《백산의 책》 《나리초등학교 스캔들》 《아버지를 구해야 해》 《마지막 책을 가진 아이》 등을 썼다.
그린이 : 신명환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전시 기획자로 일한다. 만화책 《드라큘라 모기라》 《눈사람 아이스크림》을 펴냈으며 《우리 학교 앞 전설의 컵볶이》 《사람 사는 이야기》에 만화를 실었다. 《종이 한 장의 마법, 지도》 《친절한 생활 문화재 학교》 《넌 무슨 동물이니?》 등에 그림을 그렸다.
목 차
피규어 도둑
강아지 몽이 실종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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