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저자는 영원한 짝사랑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꽃’에 빠져 있었던 지난 시절을 ‘화양연화(花樣年華)’라는 말로 대신한다. “야생화를 찾아다니고 그중에서 내 마음을 움직인 꽃들에 대해 글을 쓰던 시절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고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저자가 쓴 꽃에 관한 글들은 불러도 대답 한 번 해 주지 않지만 돌아서면 보고 싶은 ‘꽃’을 향한 끝없는 사랑 고백의 기록인지도 모른다.
책 제목에 ‘서울’이 붙은 이유는 일터와 사는 곳이 서울인 저자가 하루에도 몇 번씩 애정 어린 눈길을 보내는 식물들 역시 글쓴이처럼 ‘서울살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는 오대산 금강초롱꽃, 내장산 겨우살이, 거문도 수선화처럼 서울과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식물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은 청계천 조팝나무꽃, 성공회성당 과꽃, 덕수궁의 살구나무꽃, 광화문 벌개미취 등 쉽게 고개만 돌리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서울살이’ 식물이 주인공이다. 책의 1장과 2장에는 주로 저자가 서울에서 만난 꽃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독자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매일 오고가는 길에서 본, 이름은 몰라도 눈에 익은 여러 식물이 나타나서 반가움을 느낄 것이다. 이런 꽃들을 현장 스케치와 함께 그 꽃이 나오는 한국 소설, 때로는 영화, 어떤 것은 미술 작품과 함께 담았다.
3부는 소설가 박완서와 행운목, 시인 백석과 갈매나무, 화가 이중섭과 복사꽃 등 인간의 삶을 비추는 꽃 이야기를 담았다. 식물 이름에 얽힌 이야기는 특히 흥미롭다. 4부에 등장하는 노루귀, 얼레지, 처녀치마, 변산바람꽃 등 서울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야생화 이야기를 읽으면 책을 덮을 때쯤 나도 언젠가는 이 꽃들과 직접 대면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될 것이다.
저자는 좀 더 독자들이 친숙하고 재미있게 식물에 다가갈 수 있도록 우리 문학 속에 소재나 상징으로 등장하는 식물 이야기를 글에 끌어들이는 작업에 관심이 많다. 《문학 속에 핀 꽃들》(2013)과 《문학이 사랑한 꽃들》(2015)은 그 오랜 관심의 결실 중 하나다. 《서울 화양연화》 역시 문학 속 꽃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는데, 이번 책의 경우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나 미술 작품에 등장하는 꽃 이야기도 들어 있어 더욱 식물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은 특히 ‘식물 초보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식물에 관한 상식도 얻을 수 있으면서 ‘식물을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을 품을 수 있도록 흥미를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식물과 가까워지고 싶지만 그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부록에 식물과 친해지는 방법에 관한 몇 가지 유용한 팁도 정리했다. 이 책에 나온 꽃들만 잘 보고 익혀도 초보 단계를 쉽게 뛰어넘을 수 있다. 특히 서울 7대 가로수, 5대 길거리 꽃, 열 가지 ‘잡초’, 10대 실내 식물, 열대 휴양지에 흔한 꽃을 주제로 한 글은 식물에 눈길을 주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차례를 보고 관심 가는 꽃이나 장소부터 읽어도 좋고, 책을 넘기면서 마음에 드는 꽃 사진이 나오면 거기부터 읽어도 좋다. 책을 덮을 때면 책 속에 피어 있는 꽃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고 싶은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기자다. 17년 전부터 야생화에 빠져 산과 들을 다니며 꽃을 만나고 이에 관한 이야기를 칼럼과 소셜미디어 등에 소개하고 있다. 그 결과물로 2013년 《문학 속에 핀 꽃들》(네이버 ‘오늘의 책’), 2015년 《문학이 사랑한 꽃들》(세종도서)을 펴냈다. 《서울 화양연화》는 서울과 그 근교에서 볼 수 있는 꽃들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소개하는 책이다. 〈조선일보〉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다.
목 차
머리말
추천의 글
1장 꽃, 도시인의 오감을 깨우다
봄꽃 첫 연주자는 영춘화
영산홍, 천의 얼굴 천의 이름 가진 꽃
만발한 홍자색 박태기꽃, 박완서가 그립다
올여름도 100일간 붉게 피어날 배롱나무꽃
태양에 맞서듯 피어나는 주홍빛 털중나리
마타리꽃 냄새, 칡꽃 향기
가장 성공적으로 변신한 꽃, 벌개미취
노란 들국화의 달콤한 향기
추억의 까만 열매, 까마중
향긋한 ‘토종 허브’ 배초향
2장 꽃, 서울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다
‘서울로’에서 만난 뜻밖의 즐거움
서울 가로수도 개성시대
서울을 장식하는 5대 길거리꽃
조팝나무 흰구름꽃이 선사하는 상쾌한 향기
경복궁·덕수궁은 언제나 꽃대궐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연애 한 번 못해 보는 꽃, 수국과 불두화
조롱조롱 팥처럼 붉은 팥배나무 열매
‘잡초’, 그 치열한 생명을 위한 변명
서울 일대를 점령한 욕심 사나운 풀, 서양등골나물
3장 꽃, 인간의 삶을 비추다
‘굳고 정한 갈매나무’와 시인 백석
꽃을 사랑한 화가, 이중섭
오후 네 시면 피어나는 분홍빛 분꽃의 추억
시큼달큼한 우리네 인생을 떠올리게 하는 탱자
자세히 보아야 예쁜 꽃, 여뀌
가장 청초하지만 가장 음흉한 식물, 난초
먹는 꽃, 눈?코?입 다 즐겁더라
“이름 모를 꽃이 어디 있노”
이름이 서러운 우리 식물들
노루오줌, 사위질빵, 이런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개불알풀?며느리밑씻개?소경불알, 이름 바꿀 수는 없나
“사진꾼은 싫어요!” 꽃들의 절규
누군가에게는 가족 같은 실내 식물
4장 꽃, 도시 밖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다
야생화 ‘고수’들에게 한 수 배운다
“우리는 꽃을 짝사랑하는 거죠”
자귀나무 잎처럼 꼭 붙어 다니는 ‘꽃부부’
초봄 멋쟁이들, 노루귀?얼레지?처녀치마
변산바람꽃 아씨가 오셨네
거문도 ‘미스 수선화’ 만나러 가는 길
식물계 독성 챔피언, 투구꽃
겨우살이, 겨울산의 보석일까 얌체일까?
부록 - 식물과 더 가까워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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