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고대에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다면
현대엔 마블 유니버스가 있다!
상상력 하나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스탠 리와 마블의 모든 것
마블 영화들은 영화를 시작할 때 마블(MARVEL) 로고를 보여준다. 주로 그 로고에 만화의 장면을 입혀 보여주는데, 2019년 3월에 개봉한 영화 《캡틴 마블》에서는 만화 속 그림 대신 한 남자의 얼굴이 쭉 등장하다가 마지막에 “Thank You. Stan!”이라는 자막과 함께 영화가 시작된다. 이것은 2018년 11월에 세상을 떠난 스탠 리에 대한 추모 영상이었다. 마블에게 스탠 리는 어떤 존재였기에 이렇게 추모 영상까지 만들었을까? 그리고 스탠 리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1922년 겨울 뉴욕에서 태어난 스탠 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마블 코믹스의 전신이던 ‘타임리 코믹스’에 입사하였다. 이후 1941년 《캡틴 아메리카》 3편을 통해 처음 작가로 데뷔했는데, 이때 본명인 스탠리 리버 대신 ‘스탠 리’란 필명을 사용했다. 그 이유는 본인이 언젠가 위대한 소설가가 될 거라 생각해 자신의 진짜 이름을 만화에 사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동료들과 창조한 첫 번째 슈퍼히어로는 1961년에 발표한 ‘판타스틱 4’이다. 이후 스파이더맨, 헐크,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 오늘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수많은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키며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스탠 리는 만화계에 여러 영향을 끼쳤다. 먼저 독특한 히어로를 탄생시켰다. 밤을 지키는 배트맨이나 정의로운 외계인 슈퍼맨처럼 나이가 많거나 경직된 인물이 아닌, 방사능 거미에 물려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평범한 10대 소년 히어로 ‘스파이더맨’을 만든 것이다. 스파이더맨은 슈퍼히어로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만화책과 이야기 세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렇게 평범함을 가진 슈퍼히어로들은 결국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진짜 사람들처럼 보이기 시작해 독자들의 놀라운 반향과 공감을 일으켰다.
또한 팬들과 제작진의 관계를 가깝게 했다. 그는 마블이나 만화책 부서 직원들에 관한 뒷이야기를 친근한 어조의 칼럼으로 써서 만화책 페이지에 실었다. 그렇게 쌓아 올린 연대감은 대중들로 하여금 스탠 리를 마블뿐 아니라 만화책 산업을 대표하는 모습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되었다. 모든 독자들에게 그는 항상 재치 있게 말을 건네고, 회사에서 일어나는 소문의 진상을 알고 있는 특별한 삼촌 같았다. 독자들과 작가이자 편집자 사이의 재미있는 교류 덕에 수많은 아이들이 그의 영원한 팬이 되었다. 독자들은 마치 자신이 뉴욕에서 스탠과 그의 작업실 동료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홀대 받던 만화가에서 현대 신화의 창조자로…
새로운 창작의 아이콘이 되다
스탠리 리버에서 스탠 리로 변했던 당시, 만화를 저급문화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었던 그는 필명 뒤에 진짜 모습을 숨겼다. 스탠 리는 수십 년에 걸쳐 자신이 날마다 하는 작업이 전혀 위대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가치관을 바꾸고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탄생시킬 것인지 주체적으로 알아낸 후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기 시작했고, 만화로 만들었다. 그는 특히 슈퍼히어로들이 서로 맞물리는 네트워크를 순식간에 만들어냈으며, 비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서 살게 된다면 일어날 법한 일들을 보여주었다.
만화책을 읽으며 자란 사람들이 과거를 돌아보며 스탠이 광범위한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깨닫게 된 것은 시간이 한참 더 흐른 뒤의 일이었다. 마블 시대를 열게 해준 그의 천재성은 캐릭터들이 말하고 느끼는 방식과 그들이 직면한 상황들을 설득력 있게 만드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이 공식은 굉장히 단순해 보였다. 만일 슈퍼히어로가 당신과 같은 존재라면, 당신도 슈퍼히어로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독자들은 스탠의 아이디어에 반응했고, 그의 작가적 특징은 대중문화의 중요한 모습으로 발전해나갔다.
한편 마블의 재능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들과 작화가, 채색가들과 함께 캐릭터들을 창작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은 끝이 없었고, 스탠의 손길도 계속 필요했다. 게다가 그는 창작 팀과의 작업을 훨씬 뛰어넘는 일들, 즉 만화책 편집과 아트 디렉터 역할, 출판 산업이 요구하는 마감 시간을 준수하도록 직원들과 프리랜서를 독려하는 일 등 다른 중요한 역할도 수행해야만 했다. 그렇게 자신의 임무가 창작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그는 마블의 대변인이 되어 처음에는 기자들 앞에서, 이후에는 활기 넘치는 전국의(훗날에는 전 세계의) 대학 캠퍼스와 각종 대중적인 무대에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슈퍼히어로 이야기는 세계로 뻗어나갔고, 스탠은 온갖 청중들 앞에서 그 이야기를 하고 또 했다. 슈퍼히어로를 향한 대중들의 힘은 대중문화에 활력을 심어주었다.
스탠 리의 활동 영역이 만화계에서 방송 매체로 조금씩 옮겨 가고, 마블의 지위도 세계적인 위대한 기업으로 격상되면서 그는 이제 단순히 작가로만 인정받는 단계를 넘어섰다. 그는 마블의 대변인이자 무려 60년 동안 만화책의 얼굴을 담당했던 다재다능한 지휘자였다. 위대한 미국 소설을 쓰고 싶어 했던 스탠 리는 그보다 훨씬 더 큰일을 잘 해냈다. 마블 유니버스는 이제 현대의 신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누구도 의심할 여지없이 스탠 리는 당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창작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은 이러한 그의 모든 삶과 열정을 비롯해 마블의 역사가 전부 녹아들어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밥 배철러
평생 동안 읽고, 연구하고, 만화책과 당대 미국 대중문화를 공부한 뒤 비로소 이 책을 완성하게 되었다. 태어나 스스로 글을 읽게 되면서 〈스파이더맨〉과 〈어벤져스〉에 재미를 느꼈으며, 이후에는 슈퍼히어로들의 이야기를 현실에 대입해보는 《왓 이프(What If)》 시리즈에 점차 매료됐다. 스탠 리는 그의 삶 속에 존재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스탠 리 프레젠츠(Stan Lee Presents)’라는 문구는 언제나 그의 마음에 새겨져 있다.
문화 역사가로 대중문화와 미국 문학, 커뮤니케이션 역사와 관련된 책을 25권 넘게 직접 쓰거나 편집했다. 현재 마이애미대학교의 미디어, 언론 및 영화 부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존 업다이크: 크리티컬 바이오그라피(John Updike: A Critical Biography)》와 《개츠비: 위대한 미국 소설의 문화적 역사(Gatsby: The Cultural History of the Great American Novel)》, 《매드맨: 컬처럴 히스토리(Mad Men: A Cultural History)》 등이 있다.
옮긴이 : 송근아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였으며, 현재 대학원에서 TESOL 전공 석사 과정 중에 있다. 글밥 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좋은 영어 원서를 소개하고 가르치는 일도 함께 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폭풍의 언덕》(공역), 《내 생애 한 번은 상대성이론 이해하기》 등이 있으며, 청소년 교양 과학잡지 《OYLA》 번역에도 참여하고 있다.
목 차
한국어판 서문_ 큰 힘에는 반드시 큰 책임이 따른다
감사의 글
프롤로그_ 판타스틱 마블의 시작
1부 타고난 이야기꾼, 만화가가 되다
1장 대공황 그리고 가난
2장 스탠리에서 스탠 리로
3장 군대에서도 계속된 작업
4장 드디어 마블로 돌아오다
5장 만화는 거대한 악마
2부 홀대받던 만화를 현대 신화로
6장 새로운 히어로의 탄생, 판타스틱 4
7장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8장 슈퍼히어로 군단
9장 사람들을 사로잡은 마블 유니버스
10장 아이콘의 탄생
3부 역경을 이겨내고 전설이 되다
11장 고난은 그를 막을 수 없다
12장 할리우드, 새로운 미래
13장 혼돈의 소용돌이로
14장 쿵! 뒤통수를 정통으로 맞다
15장 나이는 숫자에 불과
16장 전 세계가 사랑한 남자
에필로그_ 위대한 스탠 ‘더 맨’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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