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일’의 가치와 장인 정신의 아름다움을 담은 그림책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100년 동안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며 한 가지 일을 이어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일까요? 평소 오래된 것, 전통을 지키는 것 등에 관심이 많은 안재선 작가가 이번 그림책에서 주목한 것은 종로 한 켠에서 100년 넘게 양복을 짓고 있는 양복점입니다. 수백 년이 넘은 프랑스 포도주 저장 창고의 비밀, 깨지지 않는 독일의 유리 제품 등 세계 여러 나라의 100년 된 가게들 중에서도 종로 양복점은 단연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모두 한복을 입던 시절, 덕구 씨는 삼거리에 양복점을 엽니다. 사람들이 낯설다, 이상하다 말해도 덕구 씨는 양복 짓는 일이 참 좋았습니다. 누가 뭐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꿋꿋이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던 거지요. 대를 이어 덕구 씨의 아들, 삼돌 씨가 삼거리 양복점 주인이 됩니다. 삼돌 씨는 아버지에게 혹독하게 훈련 받으며 양복 짓는 일을 배웁니다. 양복의 멋을 알기 시작한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던 시기를 지나, 기성 양복이 대중화되기 시작합니다. 삼돌 씨의 아들, 두식 씨는 전통을 지키면서 새로운 변화를 주는 방법으로 이 100년의 역사를 이어갑니다.
<삼거리 양복점>은 ‘양복점’이라는 작은 상점이 겪어낸 100년의 경제, 문화, 역사의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한 가지 ‘업’을 지키는 진정한 장인 정신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성장하고 때로는 위기를 맞이하며 이를 극복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한 땀 한 땀 양복을 만드는 과정이 살아 있는 팩션 그림책
<삼거리 양복점>은 실존 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재창조한 팩션 그림책입니다. 100년이라는 시간을 이어 온 삼거리 양복과 3대에 걸친 양복점의 주인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지만, 이 책에서 놓칠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은 양복을 한 땀 한 땀 만들어 가는 과정과 양복의 실제 모델이 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입니다.
꼼꼼하게 치수를 재고, 오차 없이 옷감을 자른 후, 가봉을 거쳐 재봉질과 손바느질을 하고, 다리미로 마감하는 등 한 사람을 위한 한 벌의 양복을 만드는 데 이처럼 고단한 열흘 간의 과정이 녹아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요. 낯선 옷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돌려보며 만족해 하는 등장인물들의 표정은 당시 사람들의 여러 모습들을 자유롭게 상상하게 합니다. 오랜 시간 장인과 함께 해 온 가위, 바늘, 실, 재봉틀, 다리미 등의 도구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2017 볼로냐 아동국제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된 안재선 작가의 첫 창작 그림책
<삼거리 양복점>은 10년이 넘게 다양한 어린이책에 일러스트 작업을 하며 실력을 쌓은 안재선 작가의 첫 창작그림책입니다. 2014년에는 서울의 여러 문화유산을 담은 ‘안녕 서울’이라는 작업으로, 2017년에는 <삼거리 양복점>으로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된 안재선 작가는 평소 오래 되었지만 묵묵히 자신의 색깔을 가진 것들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TV에서 100년이 넘는 가게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고, 거기 나온 음식점, 떡집, 시계점 등을 둘러보다, 할아버지 때부터 대를 이어 100년 넘게 이어온 양복점에서 이 그림책의 영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명맥을 이어온 양복점들의 자료를 찾아 다니고, 관련 전시를 찾아 자료를 수집한 것이 <삼거리 양복점>의 모티프가 되었지요. 양복을 한 땀씩 짓는 것에 빗댈 수 있는 이런 작가의 꾸준한 노력과 시선이 <삼거리 양복점>을 지었습니다.
작가 소개
옛이야기들과 오래된 것들은 지금과도 이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들을 잘 전달하는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2014년과 2017년에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린 책으로 《산신령 학교》, 《새 나라의 어린이》, 《안녕 아시아 친구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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