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나를 향한 돋보기가 세상을 향한 망원경이 되기까지,
좌충우돌 독서 동아리 ‘루저 클럽’의 하루하루
<루저 클럽>은 책 속에만 파묻혀 사는 열세 살 소년 앨릭이 세상 밖으로 나와 홀로 서는 성장 이야기이다. 어디를 가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앨릭은 자기 자신이 보기에도 ‘책벌레’ 같다. 그래서 초등학교 6년 내내 책벌레라 놀림을 받아도 별로 기분이 나쁘지도 않다. 문제는 수업 시간에도 집중하지 않고 몰래 책을 보다가 선생님에게 걸린다는 것이다. 이런 앨릭이 방과 후 교실에서 독서 동아리 ‘루저 클럽’을 만들게 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른 이름을 찾아보라는 담당 선생님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루저 클럽’이라는 동아리 이름을 고집한 이유는 단 하나, 동아리에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책을 읽고 나서 감상을 나누는 것도, 좋아하는 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싫은 앨릭은 오직 혼자서 책 읽는 것에만 몰두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앨릭의 예상과 다르게 아이들이 하나둘 동아리 문을 두드린다. 찾아온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루저 클럽에 가입한 아이들은 동아리 탁자에 둘러앉아 말없이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큰 위로를 받는다. 자기 자신만 생각하면 그만이었던 앨릭도 동아리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화한다. 책임감과 자신감을 느끼고 알게 되며,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맞서는 법도 배우게 된다. 자신만을 향하던 돋보기가 세상을 향한 망원경이 되기까지, 앨릭이 내딛는 일련의 과정들은 롤러코스터에 탄 듯한 역동적인 에피소드와 주파수를 맞추듯 세심하게 표현된 심리 묘사를 통해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상상과 현실을 이어 주는 저마다의 밑돌, 진정한 성장을 이루는 작은 걸음
누구나 자기만의 취미 몇 가지에 몰두하며 즐거움을 찾는다. 다양한 취미 활동은 사람들에게 순수한 즐거움과 위안을 주는 안식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성적이나 학교 공부와 관계없는 취미에 몰두하면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되기 쉽다. 학교는 각종 규제와 금지의 잣대를 들이밀며 아이들을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 속에 갇힌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볼 기회를 빼앗기고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잃게 된다. 미국의 초등학교가 배경인 이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우리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앨릭은 책에 빠져 있어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교장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꾸지람을 듣고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벌칙을 받는 상황에 처한다. 하루 세 시간씩 꿀 같은 휴식처가 되는 루저 클럽에 가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벌칙이다. 이러한 갈등 상황에서 앨릭은 어른들로부터 숨거나 도망치는 등 삐뚤어지지 않고 대화를 통해 건강한 방식으로 문제를 극복하려 노력한다. 무조건 자기 주장만 내세우지 않고,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학업을 위해 스스로 어떤 일을 하려 하는지 제안하고 타협하는 과정은 국내 작품에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감동적인 장면이다. 앨릭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공부에 집중하여 당당하게 난관을 헤쳐 나간다. 물론 그렇게 노력한 까닭은 동아리 루저 클럽과 함께하는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서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고 소중히 여기며 그것을 통해 세상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게 된 앨릭의 모습은 또 다른 차원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누구도 루저가 아닌, 그 어떤 책보다 반짝이는 세계
책 속에서만 살던 앨릭이 현실을 향해 내딛는 고민의 첫 발걸음은 타인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남몰래 좋아하는 니나를 둘러싼 삼각관계, 자신을 놀리고 괴롭히는 동네 친구 켄트와의 갈등, 함께 책을 읽는 다른 학년 친구들과의 만남은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동아리 루저 클럽을 축으로 생생하고 흥미롭게 펼쳐진다. 타인과 소통하거나 함께하는 법을 전혀 몰랐던 앨릭은 점차 솔직하게 니나를 대하고 적이 아닌 친구로서 당당히 켄트에게 맞선다. 작가 앤드루 클레먼츠는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겪을 법한 사건을 차곡차곡 쌓고, 그 사이에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촘촘하고 섬세하게 그려 넣음으로써 진솔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의식을 전달한다. <스타워즈> 시리즈 광팬인 유머러스한 부모님과 어리지만 큰형 같은 동생 캐릭터에 더불어 <샬롯의 거미줄> <손도끼> <야성의 부름> 등 실제 책들을 작품 소재로 활용하여 생동감 넘치는 재미와 함께 여러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방과 후 교실 공개 행사에서 루저 클럽에 모인 친구들 한 명 한 명의 색깔이 묻어나는 감동적인 발표를 보여 줄 수 있었던 것은 현실이 소설보다 더욱 멋지다는 것과 그러한 멋진 현실을 앨릭 스스로의 노력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앨릭이 루저 클럽 회원들의 장점을 발견하여 내면의 한계를 극복해 가는 모습은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관계 속에서 진정한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렇듯 모두가 함께 만드는 저마다의 세상이 어떤 소설 속 장면보다 아름답게 반짝인다는 사실을, 독특한 작품 세계를 창조해 나가는 웹툰 작가 불키드의 매력적인 일러스트를 국내판에 더해 새롭고 매력적인 감성으로 펼쳐 보인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책들을 정리한 도서 목록과 독자들에게 전하는 다정한 맺음말에서 이 책을 통해 좋은 작품을 더 많이 만나기 바라는 작가 앤드루 클레먼츠의 친절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앤드루 클레먼츠
세계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어린이책 작가가 되었다. 미국 메인 주에서 아내, 아들 넷,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으며 지금까지 80권이 넘는 책을 썼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 <성적표> <프린들 주세요> <말 안하기 게임> <작가가 되고 싶어!> 등이 있다.
그린이 : 불키드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하며 돈가스를 좋아한다. 제4회 송채성 추모공모전에서 상을 받으며 만화가로 데뷔하였다. 레진코믹스에 <8군 플레이 그라운드 쑈> <감기 4부작> 등을 연재했다. 출간한 책으로 <구체적 소년> <이상한 날 1, 2>가 있으며 밴드 '꽃과벌'의 멤버로 앨범 <바깥의 모습>을 발표했다.
옮긴이 : 김선희
번역가이자 한양대 국제교육원 한국어교원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2002년 단편소설 '십자수'로 근로자문화예술제 대상을 수상했으며, 뮌헨국제청소년도서관(LJB) 펠로십(Felloship)으로 아동 및 청소년 문학을 연구했다.
옮긴 책으로는 《구스범스 호러특급》 시리즈, 《윔피키드》 시리즈, 《공부의 배신》 《청소기에 갇힌 파리 한 마리》 등 150여 권이 있다. 쓴 책으로는 《얼음공주 투란도트》 《우리 음식에 담긴 12가지 역사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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